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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인터 뉴밸류체인]팜유기업 아닌 ‘애그테크’…밸류체인 정점 ‘종자 확보’②육종 R&D·종자시장 2위…기술 기반 성장성 겨냥한 전략적 매수

임효진 기자공개 2025-12-05 07:31:35

[편집자주]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자원 확보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팜유 밸류체인’을 핵심 축으로 한 신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농장에서 정제·판매까지 이어지는 체계 구축은 단순한 자원 투자 차원을 넘어 그룹 차원의 미래 포트폴리오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인도네시아 팜유 사업을 시작으로 회사가 구축해가는 새로운 사업 구조와 성장 전략을 면밀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4일 07: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인도네시아 팜유 기업 ‘삼푸르나 아그로’를 인수는 단순한 팜유 생산공장 인수가 아니다. 삼푸르나 아그로는 단순한 팜유 농장 운영사가 아니라 자체 육종 R&D 센터를 보유한 인도네시아 대표 종자 기업의 하나로 ‘애그테크’ 기업이다. 애그테크는 농업의 생산성·효율성·품질을 기술로 혁신하는 사업을 의미한다.

이번 인수는 기술력과 미래 성장 가능성을 확보하려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전략적 투자로 해석하는 것이 정답에 가깝다. 시기적으로도 인도네시아가 ‘리플랜팅 슈퍼사이클’에 진입하면서 인도네시아 종자 시장 점유율 2위인 삼푸르나 아그로가 갈수록 늘어나는 수요를 직접 흡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리플랜팅 슈퍼사이클은 팜나무 대규모 교체 수요가 한꺼번에 몰려 폭증하는 시기를 말한다.

◇원자재 아닌 ‘애그테크’ 기업…기업가치 재평가 가능성

종자 사업은 팜유 밸류체인의 최상단에 놓인다. 종자가 생산량과 품질을 근본적으로 결정하기 때문이다. 종자를 다루는 기업은 단순한 씨앗 공급자가 아니라 토양·영양·재배관리·병해충 관리 기술을 통합한 생산성 설계자라는 점에서 농장·정제공장과 완전히 다른 위상을 갖는다.

예컨대 팜나무 품종의 하나인 ‘두라’는 껍질이 두꺼워 기름 함량이 낮고 ‘피시페라’는 기름 함량이 높은 대신 번식력이 약하다. 두 품종을 교배한 결과가 ‘테레나’인데 각각의 장점만 보유하고 있어 껍질은 얇고 기름층은 두껍다.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팜유는 90% 이상이 테레나 기반인데, 이러한 상업용 ‘DxP 종자’를 만들 수 있는 기업들은 과점 시장을 이루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인수한 삼푸르나 아그로는 국영·초대형 기업이 장악한 인도네시아 DxP 종자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갖춘 민간 종자기업으로 평가된다. 이번 인수가 생산능력을 사는 거래가 아니라 기술력과 미래성장 가능성을 사는 거래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는 이유다.

실제 삼푸르나 아그로의 인도네시아 종자 시장 점유율 약 15%로 2위다. 단순한 씨앗 판매를 넘어 토양·기후 맞춤 재배 기술을 패키지 서비스로 제공해 농장의 생산성을 안정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특징이다. 이미 50개 이상의 농장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종자·재배기술 패키지는 삼푸르나 아그로의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차이점은 기업가치를 재평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원자재형 사업은 낮은 멀티플을 적용받지만 기술 기반 사업은 프리미엄을 인정받는다. 삼푸르나 아그로의 정체성이 원자재형 사업에서 애그테크로 바뀌면 이를 인수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밸류에이션 구조가 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안정적 수익원 역할…최근 몇년새 매출 ‘가파른 성장세’

종자 사업은 실적 안정성에도 기여한다. 팜유 가격은 기후·수급·환율에 따라 출렁이지만 종자 사업은 팜유 가격 변동과 무관하게 안정적인 실적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팜나무는 25~30년 주기로 반드시 교체해야 해 리플랜팅 수요가 해마다 일정하게 발생하고 종자 가격 역시 국제 CPO 가격과 달리 정부 가이드라인과 내수 수요에 따라 움직여 변동성이 낮다.

또 농장은 생산성이 떨어진 노목을 방치할 경우 손실이 더 커지기 때문에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종자를 구매할 수밖에 없다. 종자는 저장 기간이 짧아 단기간 내에 구매해서 심어야 하는 점도 안정적인 수요를 만들어 낸다. 무엇보다 종자 사업은 원가 구조가 낮고 마진이 높아 외부 요인의 영향을 덜 받는 만큼 전체 팜유 밸류체인 중에 가장 안정적인 수익성을 제공하는 영역으로 평가된다.

시기적으로도 기회다. 인도네시아 전체 팜나무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새로운 팜나무를 심을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면서 2025~2030년은 동남아 팜 산업의 리플랜팅 슈퍼사이클로 평가된다. 팜나무는 한번 심으면 25~30년 동안 함께해야 해서 고품질·고내병성·고효율 종자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푸르나 아그로의 종자 라인업은 이러한 흐름을 직접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구조다.


최근 몇년 새 이 같은 흐름은 대세가 됐다. 삼푸르나 아그로 종자 사업부문 매출은 2020년 1272억루피에서 2021년 1539억루피로 20% 증가했다. 이후 2022년 1699억루피, 2023년 1643억루피, 2024년 1713억루피를 기록하며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1~9월에는 매출 1510억루피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시기(1199억루피)보다 25% 올랐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삼푸르나 아그로를 인수 대상으로 선정한 이유 중에는 회사가 인도네시아 2위 종자 개발·판매 기업이라는 점도 있었다”며 “종자 사업부문의 EBITDA 마진은 50% 이상으로 안정적 수익을 창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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