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엔씨 창업 신화와 부진, 갈림길에 선 김택진과 홍원준'아이온2' 택진이형과 홍원준 CFO의 모든 것…리니지 '원툴' 벗어날 수 있을까
허인혜 기자공개 2025-12-05 15:05:14
이 기사는 2025년 12월 23일 08:3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요즘 게임판에서 가장 뜨거운 이름, 바로 아이온2죠. 저는 마족을 골랐는데요. 출시 첫 주에만 하루 이용자 수가 150만명 안팎까지 치솟았고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도 상위권에 진입하면서 엔씨소프트의 오랜 부진을 끌어올릴 구원투수냐, 마지막 한 방이냐 여러 이야기가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이 아이온2의 성공 여부가 곧 김택진 대표, 그리고 최고재무책임자 홍원준 부사장의 성적표로 이어질 수밖에 없죠. 오늘 피플앤스토리에서는 이 두 사람의 커리어와 경영 스타일, 그리고 엔씨소프트의 현재 위치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아이온2 흥행이 주가에는 호재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동시에 또 다른 리니지식 과금이 아니냐, 출시 초반부터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논란도 만만치 않거든요. 김택진 대표가 만들어온 엔씨소프트의 역사에는 화려한 성공과 함께 집요한 논쟁들도 따라다녔습니다. 고액 연봉, 리니지 지식재산권(IP) 의존, 그리고 게임 개발 방식 자체에 대한 비판까지 오늘은 그 부분도 피하지 않고 이야기해보죠.
#김택진이라는 이름, 신화와 그림자
먼저 김택진 대표부터 정리해볼까요. 김 대표는 서울대 전자공학과 학사와 석사를 졸업하고 초기에는 한글 워드프로세서 개발에도 참여했던 엔지니어 출신입니다. 이후 엔씨소프트를 창업해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 앤 소울, 길드워 같은 IP를 키워냈고 국내 온라인 게임 산업 전체를 한 단계 끌어올린 일등 공신으로 평가받습니다.
매출 면에서 보면 엔씨소프트는 2조원이 넘는 연 매출을 올리던 시기도 있었고 리니지 모바일 삼형제가 1조8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내던 시기도 있었죠. 한 명의 창업자가 일군 성과로만 놓고 보면 한국 게임 산업 역사에서 손꼽히는 인물이라고 해도 과장은 아닐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는 신화의 면모죠. 다만 같은 숫자를 놓고도 완전히 다른 해석이 가능합니다. 리니지 아이피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절대적이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리니지 엠, 리니지 투 엠, 리니지 더블유 매출이 2022년에는 합산 1조8000억 원을 넘었는데 2024년에는 9000억원 수준으로 반 토막이 났다는 신용평가사 분석도 있거든요.
신작 티엘, 저니 오브 모나크 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리니지 원툴이라는 표현까지 나왔고요. 악화된 실적은 숫자로 바로 드러납니다. 엔씨소프트는 2024년에 매출 1조5700억원, 영업손실 1000억원대로 상장 이후 첫 연간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그래서 아이온2가 더 주목을 받는 거죠. 리니지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주력 IP를 확보할 수 있느냐, 이게 김 대표의 두 번째 전성기냐 아니면 긴 조정의 시작이냐를 가르는 분기점이니까요.
다만 한 가지 짚고 싶은 건 김택진 체제가 리니지 하나에만 올인해온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티엘, 택탄, 엘엘엘 등 콘솔과 글로벌을 겨냥한 라인업을 꾸준히 준비해온 것도 사실이고요. 비판적인 시각에서 봤을 때 김택진 체제의 가장 큰 구조적 약점이 뭘까요.
세 가지로 정리하고 싶습니다. 우선 멀티가 약한 개발 체제입니다. 주요 자원이 한 번에 한두 개의 대형 프로젝트에 쏠리다 보니 한 타이틀이 흔들리면 실적 전체가 함께 출렁이는 구조죠. 리니지 모바일 삼형제가 식어가는 동안 다른 장르와 플랫폼의 신작이 제때 성과를 못 내면서 원게임 리스크가 현실화됐습니다.
둘째는 내수 중심 포트폴리오입니다. 해외 매출 비중이 2023년 35%에서 2024년 34%대로 소폭 내려앉았는데 같은 기간 경쟁사들은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거든요. 셋째는 강력한 창업자 리더십이 이사회와 조직의 견제 기능을 약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입니다. 리니지라는 성공 경험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새로운 시도에 보수적인 문화가 형성됐다는 비평도 적지 않습니다.
창업자의 직감과 성공 경험이 한때는 강점이었지만 이제는 리스크가 됐다는 이야기죠.
#김정주와의 지분 전쟁, 무엇을 남겼나
김택진 대표와 넥슨 창업자 고 김정주 전 회장 사이의 지분 전쟁 이야기도 꺼내야 할 것 같습니다. 2012년 넥슨 측이 엔씨소프트 지분 14% 안팎을 사들이면서 경영권 분쟁 우려가 본격적으로 불거졌습니다. 당시 시장에서는 넥슨이 추가 지분을 더 매집해서 엔씨소프트를 사실상 계열사로 편입하는 수순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고요.
그 과정에서 김택진 대표는 꽤 공격적인 방어에 나섰죠. 엔씨소프트가 2015년 초에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고 김택진 대표 본인도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을 늘리면서 최대주주 지위를 방어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넷마블 등 우호 세력을 끌어들여 지배 구조를 재편하는 그림도 그렸고요.
결과적으로 넥슨은 2015년 하반기에 보유하던 엔씨소프트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철수합니다. 이 싸움만 놓고 보면 창업자가 회사를 지켜냈다는 서사가 가능하지만 동시에 주주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불안을 겪은 사건이기도 하죠.
그래도 그 과정에서 엔씨소프트가 자사주를 사들이고 우호 지분을 정리하면서 지배 구조를 한 번 정리한 계기가 된 것도 사실입니다. 또 이후 엔씨소프트 이사회에 사외이사 비중을 확대하고 지배 구조 보고서를 통해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방향을 꾸준히 내놓기도 했고요. 이 지분 전쟁이 김택진 개인의 경영권을 지키는 싸움이었을 뿐 일반 주주들의 이익과는 거리가 멀었던 걸까요?
당시를 돌아보면 주주 관점에서 아쉬운 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넥슨이 지분을 매입했을 때 일각에서는 두 회사가 글로벌 공동 개발이나 플랫폼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는 기대도 있었거든요. 하지만 실제로는 양측이 끝내 손을 잡지 못했고 몇 년간 경영권 이슈로 시장의 불확실성만 커졌습니다.
김택진 대표의 보수는 계속해서 업계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2018년에만 급여와 상여, 스톡옵션 등으로 138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았고 2022년에도 120억원대, 2023년에도 70억원대 보수를 수령했습니다. 예전에 주가가 좋았을 때는 백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아갔는데 그 시기에 정작 자사주 매입이나 본인 명의의 주식 매입에는 소극적이었던 것 아니냐, 이런 비판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다만 그 부분은 조금 정리를 하고 가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먼저 회사 차원의 자사주 매입은 꽤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넥슨과의 긴장 관계가 고조되던 2015년 1500억원이 넘는 자사주를 사들인 데 이어 2018년에도 2000억 원대 자사주 매입을 단행했고 2021년, 2024년에도 추가 매입과 소각을 진행했습니다. 김택진 대표 본인의 장내 매수 역시 넥슨 이슈가 불거졌던 2015년을 전후해 몇 차례 이루어진 것으로 공시를 통해 확인됩니다.
다만 비판의 포인트는 이해가 됩니다. 보수가 백억 대를 넘나들던 시기에 창업자가 더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이거나 배당과 자사주 소각으로 주주와 성과를 나누는 모습이 부족했다는 거죠. 지금 시점에서 김택진 대표의 보수 수준과 주주 환원 정책,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최근 몇 년만 놓고 보면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엔씨소프트의 2024년 실적이 적자 전환하면서 김 대표의 보수도 30억 원대까지 줄었고 자사주 매입과 소각, 배당 확대에 대한 논의도 예전보다 적극적으로 나오는 편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가 구조조정과 희망퇴직, 조직 분사를 통해 본사 인력을 줄여가고 있는 상황을 생각해보면 창업자의 연봉과 책임에 대해 사회적 질문이 나오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봅니다.
#홍원준 CFO, 엔씨의 금융통
시선을 옮겨서 엔씨소프트의 최고재무책임자 홍원준 부사장을 살펴보죠. 홍 부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오고 하버드에서 MBA를 마친 뒤 홍콩 모건스탠리와 영국 센토러스캐피탈, 국내에서는 유비에스증권 한국 투자은행 부문 대표, 스톤브릿지캐피탈 파트너 등을 거친 전형적인 글로벌 금융통입니다.
엔씨소프트가 2021년 그를 CFO로 영입했을 때 회사가 설명한 이유도 글로벌 투자 역량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점이었습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취임 이후 몇 년은 쉽지 않았죠. 리니지 모바일 삼형제 매출이 2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티엘과 여러 신작이 기대만큼 흥행하지 못하면서 엔씨소프트는 2024년에 상장 후 첫 영업 적자를 냈습니다.
그 와중에도 신사옥 프로젝트에 1조 원 규모가 들어간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줄어드는 곳간에 늘어나는 지출이라는 비판이 함께 제기됐고요. 그래서 홍 CFO를 두고 숫자에 강한 금융 전문가 출신인데 정작 주주에게 보여준 스토리는 아직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한편으로는 홍 부사장이 해야 할 역할 자체가 굉장히 어렵게 설정돼 있기도 합니다. 엔씨소프트는 2024년 구조조정과 희망퇴직을 통해 인건비를 크게 줄였고, 에이아이 연구 조직과 일부 개발 조직을 분사시키는 조직 다이어트도 진행했습니다.
홍 CFO는 실적 발표 자리에서 인력 효율화, 해외 자회사 감원, 프로젝트 정리 등을 통해 본사 인원을 4000명 중반에서 내년에는 3000명 수준까지 줄이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 분사한 스튜디오에 자율성과 책임을 부여하고 필요하다면 별도 상장과 외부 자본 유치도 열어두겠다는 전형적인 스튜디오 체제 전략을 설명했죠. 이런 재무적 체질 개선이 김택진 체제의 멀티 없는 개발 구조를 실제로 바꾸는 데 도움이 되고 있을까요?
단기적으로는 비용 절감 효과가 있겠지만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꿨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스튜디오 분사와 인력 재배치를 통해 각 프로젝트의 책임과 속도를 높이려는 시도는 지금 업계 전반의 흐름이기도 합니다. 다만 엔씨소프트의 매출을 보면 여전히 리니지와 블레이드 앤 소울 같은 기존 아이피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새로운 포트폴리오가 그 공백을 메웠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홍 CFO가 투자와 비용 양쪽 다 손을 대고 있지만 결국 게임이 잘 나와야 모든 숫자가 정리되는 구조잖아요. 그 부분에서 아직 김 대표와 홍 CFO가 함께 증명해야 할 숙제가 많다고 느껴집니다.
#아이온2와 남은 숙제들
이제 다시 아이온2 이야기로 돌아와 보죠. 아이온2는 리니지 아이피가 아니라 아이온이라는 또 다른 간판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입니다. 한국과 대만 동시 출시, 데일리 이용자 수, 초기 매출 지표만 보면 시장 기대를 어느 정도는 충족했다는 평가도 나오고요. 무엇보다도 리니지식 과금 공식을 그대로 가져오기보다 과금 구조를 조정하고 유저와의 소통을 강화하려는 시도가 눈에 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김택진 대표 입장에서는 리니지 원툴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창업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두 번째 전성기를 만들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홍원준 CFO에게는 구조조정과 비용 효율화, 신사옥 투자, 외부 스튜디오 퍼블리싱 등 그동안 논란이 됐던 재무 의사결정의 결과를 한 번에 증명할 수 있는 시험대라고 볼 수 있고요. 그렇다면 아이온2의 성과가 어느 정도까지 나와야 두 사람의 현재 전략이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요.
냉정한 시각도 있는데요. 첫째, 매출과 영업이익 관점에서 엔씨소프트가 2024년 이전 수준의 수익성을 중기적으로 회복할 수 있느냐, 둘째, 리니지와 블레이드 앤 소울 중심이었던 매출 구조가 실제로 다변화되느냐, 셋째, 해외 매출 비중이 다시 올라가느냐를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온2 하나로 이 모든 조건을 단번에 충족하기는 어렵겠지만 최소한 리니지 모바일 삼형제 매출 감소분의 상당 부분을 대체해줄 수 있어야 하고 동시에 유저와의 신뢰 관계도 어느 정도 회복해야겠죠. 그게 안 되면 김택진 대표에게는 고액 연봉과 지배 구조, 게임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질문이 더 거세게 돌아올 수밖에 없을 겁니다.
반대로 잘 됐을 때의 그림은 어떨까요. 아이온2와 뒤따라 나올 신작들이 연달아 성공한다면 창업자 김택진은 위기의 순간에도 회사를 다시 살려낸 인물로 역사가 쓰일 수 있겠죠. 홍원준 CFO 역시 비용 효율화와 선택과 집중이라는 메스를 들고 엔씨소프트를 한 단계 슬림하고 유연한 회사로 바꿔놓은 인물로 평가받을 수 있고요.
다만 그 과정에서 구조조정과 희망퇴직을 경험한 직원들 장기간 주가 부진을 견딘 주주와 유저들 이 사람들의 기억까지 모두 지워지는 건 아닐 겁니다. 그래서 더 중요한 건 결과뿐 아니라 과정에서의 설명과 소통이라고 봅니다.
오늘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를 중심으로 엔씨소프트라는 회사가 서 있는 자리 그리고 아이온2 이후의 숙제를 짚어봤습니다. 김택진 대표에게는 한국 온라인 게임을 세계 무대에 올려놓은 창업자의 신화와 리니지식 과금, 고액 연봉 논란이라는 그림자가 공존합니다.
홍원준 CFO는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단련된 재무 전문가의 이력과 감가상각보다 빠르게 줄지 않는 비용, 줄어드는 현금과 늘어나는 투자라는 숫자의 압박이 함께 들어 있죠.
결국 관점의 차이일 뿐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분에게는 두 사람이 여전히 성장 스토리를 들려줄 수 있는 믿을 만한 조합일 수 있고 또 다른 분에게는 리니지에 묶여버린 내수 게임사의 얼굴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아이온2 이후에 나오는 숫자와 유저들의 목소리가 이 논쟁에 가장 현실적인 답을 줄 거라는 점입니다.
엔씨소프트가 한국 게임 산업의 오래된 상징에서 새로운 시대로 넘어가는 교두보를 만들 수 있을지 앞으로도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피플 앤 스토리는 여기까지입니다.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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