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그룹, HMM 인수 재도전]몸값 오른 HMM, 재검토 가능한 이유는높아진 산은 분리매각 가능성, 거래 부담 줄어…해진공과 '관계 설정' 변수
안준호 기자공개 2025-12-08 08:20:51
[편집자주]
HMM 매각 가능성이 수면 위로 부상하며 과거 인수 후보로 참여했던 동원그룹이 사전 검토에 착수했다. 포스코그룹이 인수 의지를 드러내며 상황이 급변하자 미리 검토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2023년 인수 당시에도 동원그룹은 해운사업 진출을 통한 시너지 확보에 '진심'을 보였다. 더벨은 동원그룹의 참전 가능성과 조달 전략 등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5일 17: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원그룹이 HMM 인수 검토를 재개한 배경에는 분리매각에 대한 기대도 작용했다는 평가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 지분이 모두 거래 대상이던 2023년과 달리 최근엔 산은 보유 지분만 파는 방안이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다. 한 때 25조원을 넘어섰던 HMM 주가 역시 하반기 들어 안정화되는 추세다.최근 시가를 고려하면 산은 보유 지분 가치는 약 6조원 후반대로 추산된다. 과거 인수전이 펼쳐졌을 당시 참여자들이 제시한 금액들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조달이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다. 동원그룹 역시 이를 고려해 참전 가능성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산은 분리 매각 시 2023년 인수 자금 비슷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HMM 인수를 위한 제반 요건과 그룹 내 조달 여건을 검토하기 위해 내부 조직을 꾸리고 논의를 진행 중이다.
2023년 당시 동원그룹은 ‘형제사’인 한국투자금융그룹 계열 인력들과 함께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참전했다. 하지만 현재는 초기 단계인 만큼 과거 인수 논의에 참여했던 동원그룹 인원들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2023년 당시 인수 전략을 이끌었던 박기훈 전 SM상선 대표(현 동원로엑스 고문) 역시 관련 논의에는 참여하지 않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매각 여부나 시기가 결정되지 않은 만큼 동원그룹도 신중한 접근법을 택하고 있다. 다만 HMM 지분 가치가 최근 들어 하락해 참전 가능성은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평가다. 지난 7월 주당 2만6250원을 기록했던 HMM 주가는 현재 2만원 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약 26조원이었던 시가총액 역시 20조원 밑으로 하락했다.
과거와 달리 산은 보유 지분의 분리 매각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참전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이날 기준 산은이 보유한 HMM 지분 35.42%의 시가는 약 6조8664억원이다. 업황 둔화와 회사의 자사주 공개매수로 인수 부담은 이전보다 감소했다. 2023년 당시 동원그룹이 인수금융을 활용해 제시했던 6조2000억원과 격차가 큰 편은 아니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HMM 주가 안정화가 이뤄지기 전까진 이전과 같은 구조로 정부 측 지분을 사들이긴 쉽지 않다"며 "산업은행은 입장상 매각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시장에서도 분리 매각에 대한 기대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매각 두고 여전한 산은·해진공 입장…분리매각
산업은행은 최근 HMM 보유 주식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 실사를 위해 회계법인 등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진 전 산은 준법감시인이 신임 회장으로 부임한 만큼 재평가 과정을 거쳐 매각과 관련된 로드맵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HMM 지분에 대한 구체화된 계획이 발표된 것은 아니다. 단 현재 분위기를 고려하면 산은 보유 지분의 분리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미 지난 2023년 당시 매각 과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시에도 산은과 해진공 간의 온도차가 존재했다.
2023년 1차 매각 당시의 경우 산은과 해진공의 입장 차이가 딜이 깨진 원인으로 거론된다. 당시 매각 과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매각에 적극적이었던 산은과 달리 해진공은 해운 산업의 공공성 차원에서 이후에도 경영 과정에 관여하겠다는 의지가 컸다"며 "원매자와 상당 부분 합의가 이뤄졌지만 클로징에 실패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해진공 측은 여전히 HMM 지분 매각에 대해 적극적인 편은 아니다. HMM은 유일한 국적선사인 만큼 일반적인 민영화와는 다른 성격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안병길 해진공 사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매각 여부를 논의하기 이전에 어떻게 소유구조를 가져갈 것인지 결정되는 것이 먼저”라고 밝혔다.
동원그룹 역시 인수전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해진공과의 '관계 설정'이 관건이라는 평가다. 앞선 관계자는 "해진공 지분 매각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최대 주주가 되더라도 사실상 공동 경영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며 "경영 협조를 전제로 사전 교감이 필요한 딜"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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