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Paper]연말에도 바쁜 한국물 시장…내년 발행 준비 '분주''AA급' 수은·산은·주금공 출격 준비…중일 갈등에 상대적 수혜 분석
이정완 기자공개 2025-12-09 08:09:34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5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물(Korean Paper) 업계는 연말이 다가왔음에도 내년 준비를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내년에는 우량 발행사인 한국수출입은행·한국산업은행·한국주택금융공사가 모두 1월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국책은행 외에 우리은행·현대캐피탈 같은 금융기관과 민간기업도 외화채 발행 채비에 한창이다.올해 초와 비교하면 더욱 적극적인 외화 조달 분위기가 감지된다. 작년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후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는데 설상가상으로 비상계엄 사태까지 겹치면서 발행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외부 변수에도 불구하고 올해 한국물 시장 흥행 랠리가 이어진 덕에 연초효과를 기대하는 심리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산업은행 이달 초 RFP 배포 전망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물 핵심 발행사인 수출입은행과 주택금융공사는 최근 내년 초 글로벌본드 발행을 위한 주관사단 선정을 마쳤다. 지난달부터 주관사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해 관련 작업에 돌입했다. 수출입은행은 내년 한국물 ‘1호’ 발행이 유력하고 주택금융공사 역시 1월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아직 RFP를 배포하지는 않았지만 산업은행 역시 이달 주관사 선정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NDR(Non Deal Roadshow)를 진행하고 있어 수출입은행·주택금융공사와 비교해 늦어진 측면이 있지만 내년 1월 발행을 계획한 만큼 이달 초 준비 절차에 돌입할 것이란 게 IB업계의 전망이다.
세 발행사는 대한민국 정부와 동일한 AA급 글로벌 신용도를 바탕으로 우량한 신용도를 자랑한다. 공모 발행 규모도 순수 한국물 발행사 중에선 가장 크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수출입은행이 67억달러 규모 외화채를 발행했고 산업은행이 63억달러, 주택금융공사가 34억달러로 뒤를 이었다.
국책은행·준정부기관 외에 금융기관과 대기업 계열사도 외화 조달 채비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2024년 7월 이후 약 1년 반 만에 한국물 시장에 돌아온다. 2021년 발행한 글로벌본드 만기가 내년 2월 다가오면서 발행 일정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해가 되면 시장을 찾는 현대캐피탈도 일찌감치 조달을 준비 중이다. 작년 1월에도 5억달러 규모 글로벌본드를 발행한 바 있다.
민간기업 중에서는 SK온과 포스코가 눈에 띈다. SK온은 미국 현지법인인 SK배터리아메리카를 통해 북미 투자 재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내년 발행을 앞두고 JP모간 출신 김민식 신임 재무본부장이 지난달 초 영국 런던에서 투자자를 만나고 돌아왔다. 포스코 역시 내년 1월 2년 만에 글로벌본드 발행 결정을 내렸다.
◇연중 지속된 흥행에 달라진 분위기
올해 외부변수에도 불구하고 한국물 흥행 기조가 이어지면서 작년과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작년 말에는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후 일단 채권시장 흐름을 살피겠다는 반응이 우세했다. 작년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내린 뒤 올해 채권금리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우려와 달리 글로벌 채권시장은 올 초 활황세가 뚜렷했다. 1월 첫 주(1월 6일~10일)에만 전세계적으로 652억달러 규모 투자등급(Investment Grade) 달러채가 발행됐는데 이는 1월 첫 주 기준 역대 최대치였다. 반면 국내 발행사는 정치 리스크 해소를 위해 조달 총대를 멘 수출입은행·산업은행 정도만 눈에 띄었다. 올해 1월 공모 한국물 발행사 수는 7곳으로 작년 1월 12곳에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연중 비우호적 여건이었음에도 한국물에 대한 투자 열기가 이어졌다. 4월 미국 정부가 고율 상호관세 발표로 한국물 발행이 약 3주간 멈췄다 재개했을 때도 금리 스프레드가 오히려 더 낮아졌다. 대한민국 정부가 발행하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은 올해 금리 신기록을 쓰기도 했다.
글로벌 IB업계에선 올해 흥행이 탄탄한 아시아 투심에서 기인했다고 분석한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 본토 투자자의 역외채권 투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남향통(Southbound trading) 참여기관을 확대한 측면도 있지만 달러채 금리 메리트를 기대한 수요도 컸다. 중국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는 3%로 동결된 상태인데 미국 기준금리는 4%대를 유지했다. 상황이 이러니 아시아 지역에서 믿을 만한 한국물에 자금이 쏠렸다.
IB업계 관계자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중일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이라며 "중국 투자자 역시 이 같은 분위기를 고려해 일본보다는 한국물에 자금 투입을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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