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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돌 에쓰오일의 변신]지배구조 바꾼 '세번의' 변곡점④쌍용·한진·아람코로 이어진 지분재편, 사외이사 중심 구조·준수율 상위권

정명섭 기자공개 2025-12-12 10: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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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방향은 기술과 자본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어떤 지배구조 아래에서 누구와 손잡고 성장해 왔는지가 기업의 체질과 전략을 바꾸는 경우가 흔하다. 내년에 창립 50주년을 맞는 에쓰오일의 궤적은 이를 보여준다. 한국-이란 합작 정유사로 출발해 모그룹 쌍용의 해체를 거치는 과정에서도 에쓰오일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아람코를 최대주주로 맞이하며 독자적인 지배구조와 사업모델을 구축했다. 정유 중심 구조에서 석유화학·다운스트림으로 확장해 온 에쓰오일의 50년 변화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9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쓰오일의 거버넌스는 지분구조 변동과 함께 단계적으로 진화해왔다. 한진과의 공동 경영을 거쳐 아람코가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 이사회는 사내이사 축소와 사외이사 중심 구조로 재편됐고, 의장직을 외부 인사에 맡기는 체계가 자리잡았다. 그 결과 에쓰오일 이사회는 자산 2조원 상장사 평균을 웃도는 거버넌스 준수율을 갖출 수 있었다.

에쓰오일 이사회는 사내이사 1명, 기타비상무이사 4명, 사외이사 6명으로 구성된다. 사내이사는 대표이사인 안와르 알 히즈아지 CEO로 2023년 5월부터 에쓰오일을 이끌고 있다. 기타비상무이사 4명은 모두 아람코 소속 임원들이다. 아람코 측 이사 5명 대 비(非)아람코 이사 6명 구도다. 아람코는 일반적으로 해외 자회사에 최소 3~4명의 전략, 재무 담당 임원을 기타비상무이사를 파견해 본사 기능 일부를 각 이사회에 분산하고 있다.

이사회 의장은 사내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가 아닌 사외이사(권오규 이사)가 맡고 있다. 독립성과 투명성 요건은 어느 정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이같은 이사회 구성은 지분구조 변동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에쓰오일의 모회사 아람코가 1991년 지분 34.97%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고 2015년에 지분율을 63.41%까지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이사회 구조가 두 차례 바뀌었다. 2006년 전까지만 해도 에쓰오일 이사회엔 기타비상무이사가 1명이었다. 아람코 전직 임원들이 등기임원, 사외이사 등으로 활동하며 사내이사 5명·사외이사 8명 등 총 14명으로 이사회가 꾸려졌다.


다음 변화는 2007년 발생했다. 한진에너지가 에쓰오일 자기주식을 매입해 2대 주주(28.41%)로 올라서면서 기존 아람코 측 사내이사가 빠지고 고(故) 조양호 회장을 비롯한 한진 측 인사가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했다. 사내이사 1명·기타비상무이사 4명·사외이사 6명 체제의 기틀이 확립된 건 이때부터다.

세 번째 변화는 2015년이다. 당시 아람코가 한진에너지의 에쓰오일 지분 전량을 매입해 한진 측 임원이 이사회에서 물러났고 다시 아람코 인사들이 그 자리를 채웠다. 그러나 에쓰오일은 과거로 회귀하는 대신 조 회장이 맡던 이사회 의장직을 사외이사에게 넘기며 투명성을 강화하는 길을 택했다.

이후 전·현직 아람코 임원이 사외이사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동하며 현재 사외이사는 외부 출신 전문가로만 꾸려졌다. 사외이사 6명 중 2명(이은형·강진아 이사)을 여성으로 두어 국적과 전문분야뿐 아니라 성별에서도 다양성도 높였다.

다만 이사회 내 4개의 소위원회 중 감사위원회를 제외한 3개 위원회(보수위원회·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ESG위원회) 의장을 아람코 측이 맡고 있다. 주요 의사결정의 길목인 소위원회를 아람코가 쥐고 있는 셈이다. 대주주 측이 사추위 위원장을 경영진 선임에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고 보수위원장을 맡으면 경영진의 성과 보수 산정에 객관성이 결여될 우려가 있다.

그럼에도 에쓰오일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상 핵심지표 준수율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공시 첫해인 2018년 기준 전체 15개 지표 중 10개 지표만 만족해 준수율이 67%에 그쳤지만 2020년 73%, 2022년 80% 등으로 준수율을 높였다. 지난 5월 공시에서도 준수율 80%를 유지했다.

에쓰오일이 충족하지 못한 지표는 주주총회 집중일 회피와 집중투표제 채택 등 두 가지뿐이다. 현 시점에서 대부분의 상장 기업이 집중투표제 도입을 회피하는 점을 고려하면 에쓰오일은 지배구조 측면에서 동종 업계 대비 높은 준수율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사들의 평균 준수율은 66.7%(2025년 기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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