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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불거 시대의 넷플릭스[thebell note]

황선중 기자공개 2025-12-15 10:25:22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2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문화콘텐츠업계 최대 화두는 넷플릭스의 워너브라더스 인수다. 워너브라더스는 창립 100주년을 넘긴 초대형 콘텐츠 제작사로 영화, 드라마, 음악, 애니메이션 모든 문화콘텐츠 분야를 아우르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상징이다.

워너브라더스가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2001)'로 세계 시장을 휩쓸 당시만 해도 1997년 출범한 넷플릭스는 한낱 온라인 DVD 대여점에 불과했다. 그랬던 넷플릭스가 30년도 되지 않아 '전통의 왕국' 워너브라더스를 집어삼키고 있다.

넷플릭스의 고속성장 비결은 '카멜레온' 경영에 있다는 분석이 많다. 시장 변화에 발맞춰 회사의 피부색을 바꾸는 능력이다. 2000년대 중반 미국에서 인터넷 발달로 DVD 수요가 급감하며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했던 때가 그랬다.

이때 넷플릭스는 DVD 대여에서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사업 무게중심을 옮기는 승부수를 던진다. 이 과감한 결단은 넷플릭스를 다시 성장하는 회사로 만들었고 글로벌 플랫폼으로 키워냈다. 소비자의 입맛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누구보다 빠르게 반응한 결과였다.

카멜레온 경영의 가장 큰 걸림돌이 있다면 불투명한 수익성이다. 시장 흐름을 읽고 전략을 바꿨어도 당장 기대만큼의 수익성이 창출되지 않아 주가가 무너지면 의지는 흔들리기 마련이다. 불확실한 사업에 헛돈 쓰지 말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개선하라는 투자자들의 압박을 떨쳐내기는 쉽지 않다.

한때 게임과 엔터테인먼트를 필두로 그룹의 숙원인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선언했던 카카오가 언제부터인가 카카오게임즈·카카오엔터테인먼트 매각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도 어쩌면 이런 맥락일지 모른다.

하지만 과도기를 견뎌내면 분명 기회는 찾아온다. 성공 사례는 해외에만 있지 않다. 메타버스 아이돌 '플레이브'를 제작한 블래스트 사례가 대표적이다. 대다수 회사가 수익성 문제로 메타버스 사업에서 손을 떼던 시기에도 블래스트는 묵묵히 미래를 기다렸다.

그 결과 플레이브는 현재 웬만한 4대 기획사 아이돌그룹에 버금가는 대형 아티스트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아이돌그룹 '꿈의 무대'라 불리는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연했다. 7억원(2022년)에 불과했던 블래스트 매출은 2년 만에 453억원(2024년)으로 불어났다.

최근 전국의 대학교수들은 올해를 상징하는 사자성어로 '변동불거(變動不居)'를 꼽았다고 한다. 세상이 잠시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가면서 변한다는 의미다. 하루가 멀다하고 지각변동이 이뤄지는 문화콘텐츠 시장에서 당장의 재무제표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미래를 읽어내는 통찰과 그것을 실천하는 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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