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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설 휩싸인 STX그룹, 건설 어찌할꼬 주택사업 침체로 조달 여력 낮아...계열사 지원여력도 크지 않아

서세미 기자공개 2011-10-28 10:01:00

이 기사는 2011년 10월 28일 10:0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X건설은 지난 2007년 '세계제패'의 포부를 담은 'KHAN(칸)'이라는 브랜드로 주택사업에 뛰어들었다. 조선·해운의 신흥세력으로 부상한 그룹의 탄탄한 물량을 기반으로 수익성이 높은 아파트 사업에 발을 담그기 시작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경기의 장기 침체는 STX건설을 순식간에 그룹의 애물단지로 바꾸어 놓았다. 계열사 물량 급감과 대규모 차입금으로 자체적인 외부자금 조달이 어려운 실정.

올해 초엔 부도설이 돌았다. 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이 자산매입 등 다양한 방식을 동원해 지원에 나섰다. LIG건설 한솔건설 등으로 불거졌던 '꼬리자르기' 이슈에서 비껴나가는 듯 했다. 강덕수 회장 일가의 회사로 2세 승계구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회사라는 이미지도 강해졌다.

그러나 최근 STX그룹 전체에 유동성 위기설이 번지며 상황이 다시 바뀌었다. 그룹은 시장의 의구심을 잠재우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할 입장이다. STX건설에 자금지원을 계속 할 경우 그룹의 외부 주주나 채권자들의 반발을 살 가능성이 높다. 결국 강덕수 회장의 선택에 따라 STX건설의 운명이 결정지어질 전망이다.

◇ 차입금·운전자본 폭증, 순현금흐름 적자, 유동성위험 증가

STX건설의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 현재 3652억원에 이른다. 주택사업에 본격 진출하면서 10배 가까이 폭증했다. 보유 투자주식을 그룹에 매각해 5월말 현재 3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현금성자산이 별로 없어 대부분 순차입금이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장부에 기록되지 않은 PF 우발채무는 올해 5월말 현재 5319억원에 달한다.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저축은행의 영업정지와 금융권의 PF 기피현상을 고려하면 만기연장을 확신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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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적인 현금창출 능력으로는 차입금 상환이 요원한 게 현실이다. 민간 주택사업은 분양 부진으로 현금창출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2007년 200억원 남짓이던 공사미수금 등 매출채권이 지난해 말엔 2230억원으로 불었다. PF잔액의 40%에 해당하는 규모로 아파트 건축사업에서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사업장마다 공사비는 투입되는데 대금을 받지 못해 지난해 순영업현금흐름 적자가 1800억원을 넘어섰다. 대신 매출채권과 차입금만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유동성위험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말 현재 단기차입금과 유동성 장기부채의 합이 3600억원에 이른다. 거의 모든 차입금의 만기가 1년 안에 도래하는 셈이다. PF 우발채무 역시 대부분 단기로 이루어져 있다.

당장 갚을 돈이 없으니 계속해서 만기연장을 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5172억원을 단기차입해 3650억원을 갚았다. 차액만큼 빚이 늘었다. 증권사나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 자산을 담보로 맡기고 CP를 할인차입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한국저축은행 부림저축은행 민국저축은행 등이 주요 거래처다.

◇ 매출채권 진부화 조짐…계열 및 해외공사 큰 힘 못돼

준공사업장의 미수금이 해소되면 자금사정에 숨통이 트이겠지만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대구범어동, 금천 가산동 아파트형공장, 아산 배장(4,6블럭) 등은 이미 공사가 완료됐지만 올해 3월 현재 1680억원의 미수금이 남아 있다. 이 세 사업장의 PF잔액도 4월 현재 1000억원에 이른다.

신용평가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출채권의 진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진부화가 진행될수록 회수 가능성은 낮아지고 대손상각과 PF우발채무의 현실화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진행사업장인 구로동 아파트형공장과 PF잔액이 1700억원에 달하는 수원 이목동 사업장은 분양률이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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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자금줄이라고 할 수 있는 STX그룹의 발주 공사의 경우 대규모 투자가 중국 대련의 조선해양기지를 마지막으로 대부분 마무리됐다. STX조선의 사원아파트, STX의 비즈니스파크 등이 올해부터 매출로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한 선수금(415억원 확보)과 유지 및 보수 공사로 인한 현금유입을 기대할 수 있는 정도다.

대규모 예정공사로는 진해 웅동 레저단지 개발(3070억원) 등이 있지만 조선·해양 경기가 회복돼 그룹의 주력계열사들의 현금사정이 풍부해져야 재개가 가능할 전망이다.

해외공사의 경우 괌의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2400억원 규모의 노동자 숙소, 1차 사업규모만 1조7000억원에 달한다는 가나 프로젝트 등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회사는 괌 프로젝트의 경우 관계사의 시행지분을 인수해 1000억원의 PF지급보증을 해소할 계획이다. 가나 프로젝트의 경우 사실상 포기했다는 설이 돌고 있지만 회사는 적극 부인하고 있다.

◇ 희망의 끈 계열사 지원도 한계

STX그룹은 지난 4월 부도설이 불거진 이후 STX건설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지원해 왔다. 보유하던 STX 주식을 강덕수회장과 포스텍이 200억원에 사들였고 흥국저축은행 지분은 STX팬오션으로 넘어갔다.

STX건설(대련) 지분 57.5%도 중국 현지 지주회사인 STX CSH에 매각했다. ㈜STX STX조선해양 STX중공업 등 주력 계열사들의 돈이 STX CSH를 통해 STX건설로 흘러갔다. STX에너지는 600억원의 STX건설 기업어음을 매입 후 2개월에 한번씩 연장을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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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그룹으로 자산을 넘겨 현금을 융통할 여지는 줄고 있다. 장부가로 200억원 가량 남은 STX 지분(1.7%)과 STX대련의 일부 지분 정도다. 이제는 STX에너지처럼 자금을 직접 대여하거나 지급보증을 통한 금융권 차입, 유상증자로 조달 루트가 좁아지고 있다.

강 회장은 STX건설의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 과정에도 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이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지배구조의 변동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

그러나 유동성 위기설이 돌 정도로 그룹의 주력 계열사들도 사정이 좋지 않다. 에너지를 제외하고 지난해 현금흐름이 잉여인 곳이 없다. STX건설에 대한 지원부담이 갈수록 무겁게 느껴질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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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해양 등 주력 계열사들은 일반회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을 통해 총 6000억원의 자금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당초 2000억원으로 알려졌던 STX조선해양의 회사채 발행 규모가 1000억원으로 줄어드는 등 외부 조달이 녹록지는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건설 꼬리잘라도 그룹 영향 미미

강회장 일가를 제외한 STX그룹의 다른 주주들 입장에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강회장 일가가 92%를 보유하고 있는 건설을 살리기 위해 주력사들이 희생을 강요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STX건설은 회장 일가가 직간접적으로 보유한 지분이 90%를 넘는데다 강회장의 두 자녀가 지분을 갖고 있는 유일한 회사다. 계열사와 이해관계가 적어 강 회장만 포기하면 계열사 손실 없이 건설을 정리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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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건설이 그룹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2.1%. 자산과 순차입금 역시 각각 3%, 5.3% 수준에 그친다. STX건설을 잘라낸다해도 그룹의 사업규모나 사업경쟁력이 크게 악화될 수준이 아니라는 얘기다.

당장 25%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포스텍이나, 기업어음을 매입한 STX에너지에 일부 충격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크지 않은 수준이다. 금융권에서는 건설 부도시 포스텍 예상 손실액은 약 354억원이며 STX에너지는 매입한 1400억원 기업어음을 손실로 인식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극동건설 등 다른 건설사 처분시 손실규모가 5000억원을 넘어서는 것과 큰 차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분구조를 제외하면 STX그룹이 건설을 지원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며 “그룹 자체 재무상황이 열악해 지원여력에 한계가 있을뿐더러 건설사 경쟁력도 낮은 편이라 투자 가치가 낮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강회장의 고민이 있다. 향후 그룹의 경영권을 2세에게 넘기기 위해서는 STX건설을 포기할 수 없는 입장이다. 현재 강 회장 개인 지분을 비롯해 STX건설과 포스텍이 보유한 (주)STX 지분은 40%에 약간 못미치는 수준. 만약 포스텍과 STX건설이 합치면 증여세 등 세금을 피해 (주)STX 지분을 두 딸에게 넘길 수 있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

◇ 강회장의 선택은

STX그룹이나 STX건설 모두 '꼬리자르기'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향후 성장동력인 플랜트 산업의 수직계열화 구조의 연결고리로 STX건설을 꼽는다.

STX건설 관계자는 "건설의 핵심산업은 '패키지' 사업이다"며 STX대련 조선해양 종합생산기지를 대표 성공사례로 꼽았다. 이어 "대련의 종합생산기지는 조선, 중공업, 엔진 등 계열간 수직구조를 가장 잘 활용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사업에 인프라를 제공하면서 수익성 높은 플랜트 사업에 비중을 늘려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또한 '비전'일 뿐 대련종합기지의 실질적 재무 상황은 베일에 쌓여 있다. STX대련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연간 총 운영자금의 3분의2가 금융권 차입으로 조달되고 있는데다 설립 당시 조달한 2억2000만달러가 고스란히 차입금 부담으로 남아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선박 수주량도 제로다.

시장 관계자는 "STX건설이 문제가 많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건설과 그룹의 재무적 상황만 놓고 본다면 부도위험이 가장 높은 건설사 중 하나이나 강 회장이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그리고 그에 따른 후속 조치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STX건설은 유동성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계열 내 낮은 비중과 포기시 감내해야 할 손실이 적다는 점, 제2금융권 중심의 PF 구성과 미흡한 분양성과로 인한 추가자금 부담 등을 감안할 때, 계열 지원 가능성의 논리는 상대적으로 미흡하고 지원규모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영진의 승계구도 논리로 계열사들의 지원이 유효할지가 진행 사업장의 성과와 함께 꼬리자르기 여부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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