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에서 원금 손실 가능성을 키우는 녹인(Knock-In)이 발생했다. 최근 급락한 홍콩 HSCEI를 기초로 한 ELS가 녹인에 진입한 것으로 아직 규모가 적지만 지수가 추가 하락할 경우 동시 다발적인 녹인이 우려되고 있다. 지수형 ELS가 녹인에 진입한 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7년여만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4월 발행한 ELS인 '한화스마트3073호'와 '한화스마트3083호'가 녹인 구간에 진입했다고 7일 밝혔다.
이 ELS는 HSCEI와 유로스톡스5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했다. 3년 만기로 발행된 이 ELS는 발행 이후 6개월마다 발행가격의 80%를 넘을 경우 조기 상환하는 조건을 가지고 있다. 녹인 진입 가격은 발행 가격의 65%.
'한화스마트3073호'는 발행 당시 HSCEI지수가 1만4536으로 이 가격의 65%인 9448을 지난 달 26일 하회했다. '한화스마트3083호' 역시 이달 2일 녹인 구간인 9417.84 아래로 진입했다.
한화투자증권의 ELS가 녹인 구간에 진입한 건 발행 시점과 지수 하락에 취약한 구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화스마트3073호'와 '한화스마트3083호'가 발행된 지난 4월은 HSCEI가 고점을 찍고 있었던 때다. 게다가 녹인 레벨이 65%로 높게 책정돼 있어 지수 하락에 취약했다. 대부분 ELS의 녹인 레벨은 50~60%에서 형성돼 있다.
한화투자증권 ELS의 녹인 진입은 시작에 불과하다. HSCEI의 추가 하락이 이뤄질 경우 국내에서 발행된 지수형 ELS에서 줄줄이 녹인에 걸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 6월말 현재 국내에서 발행된 HSCEI를 기초로 한 ELS는 36조3000억원에 달한다. 9000선 아래에서는 대형사들의 ELS도 녹인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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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CEI 기초 ELS의 녹인 분포도(출처: 금융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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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관계자는 "HSCEI 9000선 아래에서는 녹인 ELS가 지속적으로 나올 것이고 8000선을 하회할 경우 녹인 ELS가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수형 ELS도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개인들의 ELS 투자가 위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 분석에 따르면 HSCEI 기초 ELS의 녹인 분포는 4500~7850 선이다. 하지만 이는 발행된 ELS의 90%정도만 포함된 것으로 나머지는 제시된 지수보다 높은 수준에서 녹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대형증권사인 KDB대우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은 현재까지 자사가 발행한 지수형 ELS중 녹인에 진입한 ELS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