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03월 07일 11: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어윤대-민병덕 투톱 체제 이후 국민은행이 달라지고 있다. 소매금융 전문 은행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기업대출 비중을 늘리고 있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위한 협업 체제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국민·주택은행 합병 전인 2000년 국민은행의 기업대출 비중은 21.9%로 시중은행 중 가장 높았다. 하지만 합병 후 2년이 지난 2003년 카드대란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25.7%로 하락했다. 이후 4년 연속 하락세였다. 2007년부터 반등세를 나타냈지만 이미 우리은행에 상당 부분 시장을 뺏긴 상태였다.
가계부문 역시 합병 당시의 시장점유율을 지켜내지 못했다. 합병전 국민은행의 가계부문 점유율은 30.3%로 압도적인 1위를 점했다. 2001년 합병 후 41.1%까지 높아졌지만 2003년 카드대란이후 39.6%로 낮아진 이후 2007년까지 하향 곡선을 그렸다. 2008년에는 32.5%로 반등했으나 2009년 31.1%, 2010년 301.1%로 재차 추락했다.
국민은행이 내놓은 자리에는 하나·신한은행 등 후발주자들이 선점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2005년 조흥은행과 합병 후 18%대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카드대란 이후 최근 7년간 국민은행의 기업·가계부문 시장점유율은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에 밀렸다.
김봉식 한국기업평가 팀장은 "가계부문 익스포저가 컸던 국민은행은 2003년 카드 사태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함에 따라 2003년 9월 국민카드를 흡수 합병하게 됐다"며 "당시 BIS비율도 9.8%로 하락하면서 대출자산을 늘릴 수 없는 상황에 처지였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은행은 2001년 합병후 기업 및 가계부문에서 시장에서 기대했던 것 만큼의 시너지와 성과를 내지 못 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향후 이 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소매금융을 축으로 기업금융과의 균형있는 자산포트폴리오, 이에 수반되는 리스크관리시스템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
국민은행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어윤대 회장-민병덕 행장' 투톱 체제가 출범한 2010년말부터다. 어윤대-민병덕 체제가 출범된 지는 1년에 불과하지만, 가계대출에 편중된 국민은행의 자산포트폴리오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
◇ 기업대출 비중 44%로 확대…"기업고객 확대전략"
실제로 2007년 이후 3년간 41%대의 정체를 보였던 기업대출 비중(기업대출/총원화대출)이 2011년 처음으로 전년대비 2.5%포인트 상승한 44.1%로 확대됐다. 자연스럽게 가계대출 비중은 55.9%로 내려갔다. 시중은행 중 가장 경쟁력이 높다는 신한은행의 자산포트폴리오(2011년 말 현재 가계:기업 = 53:47)에 근접한 수준이 된 것이다.
|
이찬근 국민은행 기업금융그룹 부행장은 "신한은행의 경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거나 리스크관리를 요하는 자산비중은 줄이고 우량한 차주를 선택적으로 발굴해 늘리는 여신관리시스템이 우수하다"며 "기업금융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국민은행은 신한은행을 벤치마크하는 동시에 국내외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금융자문 및 주선, 인수금융 등의 기업고객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금융을 강화하기 위해 대기업금융그룹 내에 대기업, 중소기업, 투자금융본부, 글로벌사업부 등을 포진시켜 시너지 극대화를 모색했다"며 "그 결과, 지난해에는 발전사업뿐만 아니라 SOC, 금융자문 및 주선, 인수금융 등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나타냈다"고 자평했다(아래 'SOC 주선실적 및 발전사업 실적' 참고).
국민은행은 기업금융뿐만 아니라 소매금융 강화를 목적으로, 지주 산하 계열사간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협업시스템도 구축했다. 신한은행이 CIB와 WM 매트릭스 체제를 공개적으로 도입한 것과 달리, CIB(국민은행 IB-KB부동산신탁-KB자산운용)와 WM(국민은행 WM-KB투자증권-KB자산운용) 부문을 준 매트릭스 체제로 운영하고 있는 것.
계열사간 협업시스템은 IB, WM 등에 이어 올 상반기를 목표로 하는 부동산금융 비즈니스도 적용될 예정이다. 부동산금융 비즈니스와 관련된 상품개발은 은행 IB부문이 담당하게 되며 관리 및 운용은 KB부동산신탁과 KB자산운용이, 판매는 KB투자증권 등이 맡게 될 예정이다.
기업금융 자산 확대 과정에서 리스크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이건호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은 "경기 상황을 분기별로 점검하는 '시나리오 경영계획' 수립 등 지주 차원에서 리스크관리그룹의 목소리를 많이 반영하고 있다"며 "향후 노후화된 리스크관리시스템을 업데이트하는 한편 올해는 여신심사 시스템 등 내부통제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운영리스크체계에 대한 리노베이션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은 국민은행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은 "국민은행은 옛 국민·주택 합병 후 기업부문에 비해 가계부문 비중이 2배 이상 많아 부동산담보대출 등 가계부문의 부실발생에 취약한 모습을 보여왔다"면서 "어 회장 취임 후 경쟁력 강화를 위해 타 행에서 잘 한다는 부분은 모두 벤치마크하고 있고, 신한은행의 여신관리시스템, 하나은행의 PB 및 성과보수체계,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및 평가시스템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