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06월 04일 12: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식자본시장(ECM)이 꽁꽁 얼어 붙었다. 올해 기업공개(IPO), 유상증자(FO),·주식연계증권(ELB) 시장 규모가 지난해 동기 대비 1/4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IB업계는 그야말로 '파리 날리는' 실정이다. 불경기 여파로 주식 시장이 흔들리면서 ECM 수요도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다. 딜 가뭄난 속에서 그나마 블록딜(Block Deal)은 급증했다.머니투데이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6월 1일 현재 올해 ECM 규모(주관 기준)는 3조4441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2011년 1월1일~2011년 6월1일) 대비 4448억원 감소했지만 IPO, 유상증자, ELB 시장만 따로 놓고 보면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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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IPO, 유상증자, ELB 규모는 3조4494억원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8695억원에 불과하다. 블록딜을 제외한 ECM 시장이 전년 대비 25%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올들어 ECM이 축소된 원인은 대외경제의 불확실성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리스 발 유럽 위기가 미국 실물 경제에 옮겨 붙고 국내 경기 둔화로 이어지면서 국내 주식 시장도 크게 출렁이고 있다.
IPO 시장의 경우 주식 시장의 변화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상장 시 공모가는 유사회사의 주가를 기반으로 결정된다. 제 값을 받고 싶어하는 발행 기업 입장에서는 주식 시장이 상승세를 탈 때 상장을 하는 것이 이득이므로 시기 조절에 들어간다.
IB업계 관계자는 "웬만한 코스닥 상장 기업들의 주가 하락률이 최근 30%를 넘나든다"며 "많은 발행사들이 주식 시장의 회복을 기다리며 상장을 올 4분기로 연기한 상태고 연말에도 진전이 없으면 내년으로 다시 한번 미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상증자, ELB 수요가 줄어든 원인은 거시적으로 경기 문제와도 연동된다. 세계 경기는 2007년 말 정점을 찍고 하강 추세에 접어들었다. 경기가 호황 초입기일 경우 기업의 투자 수요가 활발하지만 불경기일 경우 그 반대다. 대기업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신규 투자에 과감하지만 일반 기업은 섣불리 나서기 힘들다.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대기업들이 유기 발광 다이오드(OLED) 신규 투자에 나서자 관련 장비 업체에서도 자금 조달이 잇따랐다"면서 "올해는 큰 기업들도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라 그런지 일반 업체들의 자금 조달이 활발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최근과 같은 경기 침체기에는 한계기업 위주로 유상증자나 ELB를 통한 자금 조달이 나타난다. 또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전환가를 높이거나 금리 메리트를 부여하지 않으면 CB·BW 발행에 성공하지 못한다"며 "신용 리스크를 가진 부실 기업을 제외하고 요즘엔 은행 대출이 선호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대출 금리가 낮아진 것도 한 몫 했다. 건설사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로 관련 시장이 죽자 제2금융권의 대출 금리가 떨어졌고 그 결과 기업들이 저축은행 등의 저리 대출에 몰린다는 것이다.
IPO, 유상증자, ELB의 빈 자리는 블록딜이 채웠다. 올해 블록딜은 2조5720억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4369억원) 대비 5.8배 증가했다. 포스코, KCC 블록딜 사례처럼 자산을 단기간에 유동화하는 수요가 생기면서 급증한 결과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올해 있었던 블록딜은 주가가 빠진 상태에서 실행됐다"며 "그만큼 회사에서 자금 조달이 급했던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IB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포스코의 블록딜이 글로벌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작업 차원에서 이뤄진 것처럼 상반기 완료된 블록딜은 경기 불황과 무관치 않다"며 "대출이나 회사채 등을 통해 차입할 경우 부채비율 증가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기존 자산을 활용하는 방법이 선호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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