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한국물 폭풍성장…삼성전자 '화룡점정' [KP/Overview]예년의 3분의 2 달하는 발행량…'핫딜'의 연속

한희연 기자공개 2012-06-30 07:10:37

이 기사는 2012년 06월 30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외환위기 이후 처음 등장한 삼성전자의 글로벌본드는 말 그대로 장안의 화제였다. 국제 채권시장에서 대우가 정부가 발행한 외평채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수출입은행은 아시아 기관 중 역대 최대인 1000억 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해 또 다시 신기원을 열었다. 수출입은행과 쌍벽을 이루는 '벤치마크' 발행사 산업은행도 이에 뒤질세라 올해 최저 금리의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했다.

SK텔레콤은 '공기업만 발행하는 줄 알았던' 스위스프랑화 채권을 찍었고 CJ제일제당은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미국에서 콘듀잇(Conduit Bond) 방식의 면세 채권을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그야 말로 이슈의 풍년이었다.

유럽 재정위기로 선진국 발행사들이 푸대접을 받는 사이 한국물은 역대 최고 수준의 투자수요가 몰리며 가는 곳 마다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동남아 통화, 스위스프랑, 위안화 등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통화가 등장했고 연초부터 한국물 발행이 쏟아졌지만 가산금리는 하락 랠리를 거듭했다.

◇ 연초부터 한국물 쏟아져…상반기 발행규모, 예년의 2/3 넘어서

머니투데이 더벨이 국내기업 해외 공모채권 발행 추이를 집계한 결과 올해 상반기 발행된 한국물은 171억7100만 달러에 달한다. 지난 한해 발행액(212억8300만 달러)의 3분의 2를 훌쩍 넘겼다.

1분기중 91억 달러, 2분기중 80억 달러가 쏟아져 '한국물 홍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을 덜 받은 아시아국가 채권의 인기가 높아진데다 그 중에서도 펀더멘털이 가장 안정적인 한국물이 각광을 받았다. 한국의 발행사들 역시 살얼음판을 걷는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함 때문에 외화자금 확보에 열을 올릴 수 밖에 없었다.

한국물 달러화채권 가산금리는 연초들어 하락랠리를 거듭하다 지난 5월중 소폭 올랐지만 곧 다시 하락 전환,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홍콩시장 한 관계자는 "한국물은 상대적인 매력도가 상당하다"며 "유동성에 따른 수요도 있지만 유럽 등 다른 나라에 비해 펀더멘털이 견조하고 아직까지 싱가포르 채권 등 처럼 가격이 많이 비싼 편은 아니기 때문에 투자자 수요는 꾸준히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clip20120629233158

◇ 통화 다변화의 '절정' …등장 통화 13종 달해

올해 한국물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는 통화다변화다. 상반기 발행금액 중 G3통화는 126억1200만 달러, 비G3통화는 45억5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어느 때보다도 비G3통화 비중이 높았다. 지난해에는 G3와 비G3규모가 각각 185억8600만 달러, 26억9600만 달러를, 2010년에는 각각 163억3800만 달러, 12억1600만 달러를 보였었다.
clip20120630004247
상반기 중 공모 발행에 이용된 통화의 종류는 13종에 이른다. 이중 달러화 채권은 102억4600만 달러가 발행돼 여전히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 뒤를 일본 엔화(23억6600만 달러), 스위스프랑(12억2000만 달러), 호주 달러(8억6300만 달러), 태국 바트화(7억2800만 달러), 말레이시아 링기트화(6억3800만 달러), 브라질 헤알화(3억9900만 달러) 등이 잇고 있다.

1분기에는 동남아 국가 통화 발행이 문전성시를 이뤘다. 특히 바트화 채권의 발행이 두드러졌다. 이는 태국 정부의 발행 유도 영향도 컸다. 태국 정부는 올해 1월 하나은행(100억 바트), 기업은행(100억 바트), 수출입은행(100억 바트), 산업은행(80억 바트), 한국석유공사(100억 바트)에 바트화채권 발행 허가를 내줬다. 이전보다 허가기관의 종류와 규모가 크게 늘어난 셈이다. 이에 화답하듯 2월중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100억 바트, 50억 바트를, 3월 기업은행이 73억 바트를 발행했다.

스위스프랑화 채권 시장도 뜨거웠다. 2월 현대캐피탈, 3월 석유공사, 5월 산업은행, 6월 SK텔레콤과 기업은행 등 5개의 딜이 성사됐다. 지난해 발행건수가 6개임을 감안하면 스위스프랑화 채권 시장이 한국기업들에게 좀더 열린 셈이다. 특히 그간 정책금융기관과 공기업들의 전유물이었던 시장에 지난 6월 SK텔레콤이 화려하게 데뷔했다. LG전자의 경우도 6월중 프라이싱을 완료하고 7월초 납입을 완료할 예정이다.

금융기관들은 2분기 들어 사무라이본드 시장으로 몰려갔다. 국민은행이 2월 첫 발행한 후 일본 회계년도 결산 등의 영향으로 막혀 있었던 시장을 수출입은행이 1000억 엔 규모의 발행으로 뚫고 난 후 대부분 은행이 발행을 추진하고 나섰다. 상반기 중 추가 발행은 산업은행 뿐이지만 대기 중인 은행은 여럿이다.

◇ 삼성전자 최고의 이슈 메이커…수출입은행·산업은행 딜 등 볼거리 풍성

상반기 발행된 한국물의 발행기관 유형별 비중을 살펴보면, 은행의 비중이 전체의 61%를 차지했다. 이중 상업은행이 35%, 특수은행은 26%를 보였다. 일반기업의 경우 19%, 준정부기관은 12%로 그 뒤를 이었다.

clip20120629235507

수출입은행은 상반기중 19건의 발행을 통해 45억7600만 달러의 공모채권을 찍으며 최다 발행사로 기록됐다. 수출입은행은 1월중 22억5000만 달러의 글로벌 채권으로 올해 한국물 포문을 열었다. 외평채 다음으로 큰 규모였다. 5월에도 역시 1000억엔의 사무라이채권을 발행, 규모 측면에서 타 발행사를 압도했다.

산업은행은 20억 달러의 채권을 발행하며 빅 이슈어의 면모를 보였다. 특히 산업은행 각각의 통화시장에서 '조달금리 낮추기'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6월들어 사무라이채권과 딤섬채권을 동시 발행하기도 하고, 2월중 발행했던 글로벌본드의 리오픈(Reopen: 추가발행)을 시도하는 등 전략적인 면에서 다양성이 돋보였다.

상반기 한국물 시장의 핫 이슈는 단연 삼성전자였다. 무차입 경영을 고수하던 삼성전자는 15년만에 미국 현지법인을 통해 자본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기업 색깔을 완전히 지우고, 글로벌 경쟁기업과 동일한 대우를 받고자 준비했던 전략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결국 외평채보다도 낮은 금리에 채권 발행을 성사시킨 것. 프라이싱과 마케팅, 전략 등 대부분의 요소에서 여느 한국물과는 '격'이 달랐다는 평가를 받으며 여러 이슈어들의 부러움을 산 독보적인 딜이었다.

clip20120630013544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