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수수료도 증권사별 '스타일' 다르네 인수수수료 한투 1위…대표주관은 동양·우투 차지
이 기사는 2012년 06월 30일 0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증권은 올해 상반기 중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대표주관, 인수, 모집주선을 통틀어 146억 원의 수수료 수입을 올렸다. 100억 원 이상의 수수료를 받은 유일한 증권사다. 종금 라이선스를 반납한 이후 회사채 시장에서 점점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는 동양증권이 최대 수수료 수입을 얻게 된 것은 같은 계열사들의 채권을 모집주선으로 발행시켜 준 데 있었다.
올해부터 받기 시작한 대표주관 수수료를 가장 처음, 그리고 가장 많이 받은 곳도 동양증권이다. 그러나 그래봐야 4억 원 수준으로 수수료 순위를 좌우할 변수는 되지 못했다.
전체 수수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수수수료를 가장 많이 받은 곳은 한국투자증권으로 총 96억 원을 벌었다. 상반기 전체 공모채권(MBS는 제외) 조정인수 실적 1위에 오를 만큼 절대적인 인수물량도 많았고 수수료 수준도 높았다.
수요예측 이후 회사채 주선 시장의 미묘한 판도 변화는 수수료 체계에도 영향을 끼쳤다. 일부 증권사의 할인 정책으로 전체 수수료 수준이 다소 하락했다. 증권사마다 대표주관과 인수의 공략 포인트가 달라지면서 하우스별 차별화도 나타났다.
◇ 산업은행·동양증권, 인수수수료 가장 높아…'여전채 공급책' 동부증권 현대증권은 낮아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61억 원, 2분기 35억 원 등 총 96억 원의 인수수수료를 벌어들이며, 이 부문 선두에 올랐다. 그 뒤를 이은 증권사는 우리투자증권(94억 원), SK증권(80억 원), 산업은행(76억 원), KB투자증권(73억 원)등이다.
2분기 들어서는 우리투자증권이 근소한 차이로 한국투자증권을 제쳤지만 선두를 빼앗는데 실패했다. 1분기 3위였던 삼성증권은 7위로 밀려났다. 2분기에 인수 규모가 15위로 추락하면서 자연스레 수취 수수료 금액도 줄어든 탓이다.
동양증권은 인수수수료 54억 원으로 9위에 그쳤다. 그러나 ㈜동양과 동양시멘트 회사채를 모집주선한 대가로 88억 원을 챙겼고 대표주관 수수료 4억 원을 보태 총 수수료는 146억7438만 원을 기록했다.
상반기에 발행된 4건의 ㈜동양 회사채 모집주선 중 3건에 대해 주관사를 맡은 KTB투자증권은 5억8610만 원 수수료를 챙겨 2위에 자리했다. 19건을 맡아 받은 인수수수료가 6억7800만 원에 그친 것을 고려했을 때 동양그룹의 파트너로 낙점을 받아 횡재한 셈이다.
인수수수료 상위 10개사 중 수수료율이 가장 높은 곳은 동양증권. STX그룹 계열사, 롯데건설 계룡건설 두산건설 등 건설사,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해운사의 회사채를 인수한 대가는 다른 채권보다 높을 수밖에 없었다. 기관 수요가 별로 없거나 거의 없어 소화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동양증권과 간발의 차이로 산업은행이 두 번째로 높은 수수료율을 자랑했다. 산업은행 역시 직접금융시장에서 자금조달이 불리한 기업들의 채권을 인수해 주고 높은 수수료를 받았다. 동국제강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 동부건설 두산건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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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증권은 인수수수료 수입 상위 20개 증권사 중에서 평균 수수료율이 가장 낮았다. 하나대투증권 현대증권 대우증권도 낮은 수수료를 받은 곳들이다. 이 중 동부증권과 현대증권은 수수료가 저렴한 여전채 인수에 집중한 때문으로 보인다. 두 증권사는 올해 증권사들이 매입에 열을 올린 여전채의 공급을 담당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 수요예측 도입 후 수수료율 다소 하락
수요예측을 전후해 증권사들이 받은 인수수수료 수준은 다소 하락했다. 수요예측을 거쳐 발행된 채권의 인수수수료 평균은 18.03bp로 수요예측 도입전(4월30일)까지 평균 수수료인 22.39bp보다 4.36bp 적다.
업계에서는 가장 큰 이유로 치열한 인수 경쟁에 따른 '수수료 할인'을 들고 있다.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면서 발행사들이 RFP를 발송한 후 공식적인 증권사 선정 단계를 거치면서 증권사들간 인수경쟁이 치열해 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요예측의 주요 대상인 일반기업 회사채(SB)만을 놓고 보면 수요예측 전에는 28.42bp였던 인수수수료가 27.30bp로 소폭 하락하는데 그쳤다. 일부 원인은 되지만 주된 이유는 아니라는 것이다.
수수료율은 일괄발행을 하면 수요예측을 하지 않아도 되는 여전채에서 더 많이 하락했다. 수요예측 도입 전 12.80bp였던 평균 수수료가 수요예측 도입 후 10.19bp로 떨어진 것이다. ABS 인수수수료는 10.42bp에서 13.40bp로 오히려 상승했다.
수요예측 후 전체적으로 인수수수료가 하락한 진짜 배경은 5월 일반 회사채 발행물량이 급감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수요예측 기피 현상으로 한달 간 발행시장이 공회전하면서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낮은 여전채의 물량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다만 수수료 할인 설이 돌았던 SK증권과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수요예측 도입 후 수수료율 하락 폭이 평균에 비해 다소 크기는 했다.
◇ 동양증권과 우리투자, 대표주관 수수료 나름대로 '쏠쏠'
대표주관 수수료를 가장 적극적으로 챙겨 받은 곳은 동양증권이다. 동양증권은 기업실시가 도입될 때부터 가장 먼저 대표주관수수료를 받는 데 성공했고 대표주관사를 맡은 딜에서는 수수료 수취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우리투자증권은 처음엔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동양증권 다음으로 많은 대표주관 수수료를 수취했다. 5월중순 3000억 원 규모 신한금융투자 후순위채의 대표주관사를 맡으면서 5bp(1억5000만 원)를 수수료로 챙긴 것이 결정적이었다. 특히 우리투자증권은 신한금융투자(AA0), E1(AA-) 등 신용도가 높고 발행규모가 큰 발행사들을 대상으로 대표주관수수료를 받는데 성공해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SK증권은 대표주관수수료 수취에 소극적이었다. 6개월간 10개 비금융 기업의 대표주관사를 자처했으나 수수료를 받은 곳은 6월에 발행한 LS엠트론과 한화손해보험 단 두 곳. 대표주관금액은 3조5000억 원이 넘는데 반해 총대표주관수수료는 1650만 원에 그쳤다. 인수수수료에서 6위를 기록한 신한금융투자 역시 대표주관수수료는 11위를 차지했다.
3,4위는 주로 A등급 이하 회사채 대표주관을 맡은 한국투자증권(3억 원)과 KB투자증권(2억 원)가 꿰찼다. 아쉽게도 지난 1분기 GS EPS와 GS에너지 등 굵직한 기업들로부터 대표주관수수료를 받은 첫 사례로 주목을 받았던 대우증권은 1억 원을 가까스로 넘기며 8위에 그쳤다. 이후에도 CJ CGV, CJ헬로비전 등으로부터 수수료를 받았지만 발행규모가 크지않고 수수료가 0.5bp~1bp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
시장 관계자는 "수요예측이 도입되기 이전까지만 해도 증권사에 관계없이 인수수수료 금액이 관행처럼 굳혀져 있었으나 제도가 도입된 이후에 대표주관수수료는 물론 인수수수료까지 증권사의 능력이나 영업전략에 따른 차별화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증권사에 따라 수수료가 달라진다는 것은 그만큼 IB로서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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