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패션차이나홀딩스', 믿을 수 없는 국내 보고서 단위 오기는 물론 장부가·재무현황 제각각..IPO 앞두고 신뢰성 논란
신수아 기자/ 문병선 기자공개 2012-07-09 17:48:22
이 기사는 2012년 07월 09일 1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 그룹이 중국 현지 법인인 '이랜드패션차이나홀딩스(ELFCH)'의 홍콩 증시 상장을 다시 추진하면서, 국내에선 인지도가 거의 없는 중국 현지 법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중국에 적을 두고 있는 법인이기 때문에 사실상 국내에서 관련 정보를 얻는 것은 용이하지 않다. 유일한 창구는 국내 대주주(이랜드월드)가 간접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분기·반기·감사 보고서들. 그러나 이랜드월드의 각종 보고서마다 장부가액의 단위가 오기돼 있고, 재무현황이 크게 차이가 나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랜드 그룹은 중국 현지 법인인 '이랜드패션차이나홀딩스(ELFCH)'의 상장을 재추진 해 약 1조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추진 중이다. 2013년 홍콩 증시 상장이 목표이고 총 기업가치는 약 5조원에 달한다는 게 이랜드 그룹 측의 희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패션차이나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이랜드월드로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20% 지분도 이랜드월드가 100%의 지분을 소유한 이랜드아시아홀딩스(E-Land Asia Holdings)가 소유하고 있어, 사실상 지분 100%를 이랜드월드가 직·간접적으로 소유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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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월드가 최초로 이랜드패션차이나홀딩스 지분을 획득한 시점은 2007년 9월 12일. 연말 사업보고서(2008년 3월 31일 공시)에 기재된 장부가액은 2615원이다. 단순 매도가능증권으로 계정과목이 분류됐고 조세 회피처(케이만 군도)에 등록된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였기 때문인지 구체적인 수량은 명기 되지 않았다. 중국 시장을 총괄하는 현지 법인의 지분 80%가 2615원에 불과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러나 일주일 후 공시된 감사보고서의 내용은 다르다. 일주일 뒤인 2008년 4월 7일에 올라온 2007년 연말 감사보고서에는 취득가액과 장부가액이 모두 26억1500만원으로 작성되어 있다. 일주일 사이 장부가가 큰 폭으로 늘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2008년 3분기 분기보고서에는 다시 장부가액이 4만6046원으로 뚝 떨어졌고, 처음으로 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라고 밝힌다. 연말로 넘어가면서 장부가액은 소폭 증가, 2008년 연말 사업보고서에는 장부가액이 5만845원이라고 기록돼 있다. 그러나 한달 여 뒤 공시된 2008년 감사보고서의 장부가액은 무려 백만 배 뛴 508억5400만 원으로 바뀐다.
이쯤 되면 장부가액이 이렇게 요동치는 것은 '단위 오기'에 따른 것이라는 짐작도 해봄직하다. '백만원' 단위를 어떨 때는 '원'으로, 어떨 때는 '백만 원'으로 잘못 기입해 놓은 것이다. 그러나 공시를 정정하는 과정이 전무하고 이런 실수가 바뀌지도 않았을 뿐 더러, 같은 실수를 이렇게 반복하는 것은 회사측의 관리가 소홀 했기 때문이라는 비난을 피할 길이 없다.
2009년 1분기부터는 이랜드패션차이나홀딩스의 재무현황(총자산 및 당기순손익)이 병기됐다. 1분기 분기보고서에 나타난 총자산은 27만347원. 당기순손익은 5만32원에 불과하다. 이 역시 단위의 오기 때문이라고 치부하고, 2009년 상반기 보고서를 검토하면 또 다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비고란에 명시된 단위는 'CNY'000'. 즉 천 위안화 단위로 적시했다는 의미다. 장부가액과 자산, 그리고 순손익을 기준일의 환율을 적용해 '원화'로 환산하면, 장부가액은 약 1600만 원, 총자산은 2313억 원, 당기순익은 589억 원이다. 2009년 1분기 분기보고서의 내역이 단위의 오기로, 실제로 단위가 '백만 원'이었다면 얼추 앞뒤가 맞는다고 생각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또 다시 연말 보고서의 기록은 현격한 차이가 난다. 기록을 보면 '재무현황의 단위'만 'CNY'000'이고, 나머지는 원화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재무현황을 당시 환율을 적용해 계산하면 고작 2억8660만원, 순익은 9000만 원에 불과하다. 장부가액도 10만원 선. 불과 몇 개월 만에 총 자산이 1000분의 1로 줄었든 것이다.
그 다음해엔 장부가액만 곤두박질친다. 2010년 1분기 장부가액은 고작 799원, 450주를 보유한 상황에서 한 주의 가치는 고작 1.7원에 불과하다. 3개월 후(2010년 상반기 반기보고서) 장부가액은 16만4461원으로 증가하며, 또 다시 3개월 후(2010년 3분기 분기보고서)에는 장부가액이 무려 1000억 원대로 치솟는다. 동 기간 동안 총자산과 당기순이익은 전혀 변화가 없다.
2010년 연말 사업보고서부터는 총자산과 당기순손실을 원화로 환산해 기록하고 있다. 2010년 말 이랜드차이나패션홀딩스의 총 자산은 3800억 원, 순이익은 1000억 원이다. 위안화로 표기할 때 겨우 2~3억 원 선이었던 자산 규모가 어떤 연유에서인지 원화로 표기하면서 월등히 치솟았다.
2011년 말까지 홀딩스는 꾸준히 성장해 1년 사이 자산규모가 2배 가량 성장하지만, 2012년 1분기 들어 자산은 다시 9분의 1로 쪼그라들어 594억 원을 기록했으며, 순이익도 249억 원을 나타냈다.
끊임없이 널뛰는 이랜드패션차이나홀딩스의 장부가액과 재무현황은 혼란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자칫 기업의 신뢰도를 추락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랜드그룹은 현재 이랜드패션차이나홀딩스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가치를 총 5조원대로 희망하고 있다. 이번 상장 작업에서 지분 20%를 약 1조 원대에 매출하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이랜드패션차이나홀딩스의 총자산은 사업보고서에 명시된 대로 7900억 원대 불과해 과연 5조원이라는 수치가 어떤 이유에서 나온 것인지도 궁금케하는 대목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IPO를 한다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바탕으로 자금을 모으는 것"이라며 "기업 이미지 제고와 정확한 정보 제공을 통해 신뢰를 쌓는 것은 기본"이라고 밝혔다.
지분율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이랜드월드는 이랜드패션차이나홀딩스의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20%를 이랜드아시아홀딩스(E-Land Asia Holdings)가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랜드월드의 연결감사보고서의 종속기업 현황을 보면, 이랜드월드가 이랜드패션차이나홀딩스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명기돼 있다. 지분율은 지분법 평가에 영향을 주고 이는 이랜드월드의 재무제표와 손익계산서에 영향을 주는 문제다.
과거 딜 클로징 직전에 상장을 접었던 전력이 있는 만큼, 이번 상장의 '핵심 요소'는 신뢰 회복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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