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07월 13일 13: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패션차이나홀딩스의 홍콩 거래소 기업공개(IPO) 주관사 자리를 두고 글로벌IB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4년전 IPO를 진행했던 주관사들이 다시 기회를 잡을지 주목되고 있다.이랜드그룹은 지난 11일 이랜드패션차이나홀딩스 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서류 접수를 마감했다. BNP파리바, BofA 메릴린치, 바클레이즈, 씨티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트 스위스, 골드만삭스, JP모간, UBS 등 국내 자본시장에서 인수업무를 하고 있는 '이름 있는' 해외IB 대부분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해외IB 간의 보이지 않는 자존심 대결이 되면서 더욱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 2008년 주관사 재선정될까
하우별로 주관사 선정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잡기 위해 이랜드와의 관계 찾기가 분주한 가운데 4년전 IPO에 참여한 증권사들의 재선정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지난 2008년 IPO 추진 당시 홍콩 IPO 리그테이블 상위권에 있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골드만삭스, UBS를 주관사로 선정했다.
하지만 공모가격에 대한 이랜드의 불만으로 딜 철회라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다. 게다가 IPO 실패를 이유로 수수료도 받지 못한 주관사단은 이랜드와의 관계 설정에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게 됐다. 당시 주관사들은 수수료 뿐 아니라 서류 준비, 로드쇼 등에 집행된 비용을 정산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관계를 계속 유지했다. 2007년 9600 만달러 규모의 이랜드월드 해외ABS 발행을 주선으로 이랜드와 인연을 맺은 씨티는 당시 이랜드리테일의 해외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어 업무적으로 연결고리가 있었다. 다른 이해관계가 없던 골드만삭스와 UBS는 한동안 이랜드를 잊고 지냈다. UBS는 최근에서야 관계를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IB 관계자는 "당시 공모가 확정 직전 상장이 취소됐기 때문에 이들 증권사들은 이랜드패션차이나홀딩스에 대한 홍콩 거래소 심사 경험은 물론 실사 데이터까지 모두 갖고 있다"라며 "상장 실패란 주홍글씨가 있더라도 이 부분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4년 사이 이랜드그룹이 IB시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챙겨야 할 증권사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2010년 이랜드패션차이나홀딩스는 모간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 5년만기·2억 달러 규모의 해외채권 발행을 추진했지만 시장 변동과 중국 기업들의 발행 집중으로 철회했다.
업계 관계자는 "연속성을 고려하면 4년전 증권사들의 재선정 가능성이 높지만 IPO 주관사 주관사 자리가 많아야 3~4개인데 이런 저런 이해관계를 고려하다보면 회사의 의사 결정폭이 크게 줄어든다"라고 지적했다.
◇ 이미 완전 경쟁 체제 구도…그렇다면 변수는?
이 때문에 이랜드 그룹이 4년전 IPO와 선을 긋고 새로운 판에서 주관사를 뽑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해외IB 관계자는 "주관사 선정이 입찰을 통한 완전 경쟁 체제로 진행한 것은 오히려 2008년 상장을 주관했던 증권사를 우대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될 경우 증권사들이 제출한 제안서가 주요 평가 대상이 된다. 이랜드그룹은 RFP에서 수수료, 밸류에이션, 트랙 레코드 등을 제시하도록 했다. 트랙 레코드는 글로벌과 아시아 IPO 주관 실적을 기준으로 한 리그테이블을 요청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RFP 항목 중 특정 항목이 당락을 결정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우스별로 차별화가 낮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국제 금융 시장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IPO에서 밸류에이션과 수수료 부문이 주관사 선정의 주요 변수지만 이랜드 건은 하우스별로 크게 차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제안서를 제출한 증권사들은 공모가 산정에 있어 주요 항목인 주가수익률을 비슷한 범위로 계산했다. 수수료 역시 하우스의 딜 수임 의지에 따라 격차가 벌어지지만 홍콩 지점과의 형평성 등 제약이 있어 제한적일 것이란 설명이다.
홍콩 금융시장 관계자는 "홍콩 IPO 시장의 수수료율은 평균적으로 2.75%에 형성돼 있다"라며 "아무리 딜이 없다 하더라고 국내 상장이 아닌 홍콩 상장인 만큼 홍콩 시장 평균을 완전히 벗어난 파격적인 조정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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