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익스포저, 시중은행 축소 vs. 산업銀 한도관리 시중銀 "STX그룹 요주의 대상"…산업銀 "중장기적으론 손실안볼 것"
김영수 기자공개 2012-11-13 14:14:16
이 기사는 2012년 11월 13일 14: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X그룹을 놓고 시중은행과 산업은행이 엇갈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은 조선경기 침체가 지속되자 최근 몇 년간 익스포저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 반면 산업은행은 '동고동락'의 심정으로 익스포저를 유지하고 있다.2012년 6월 말 현재 STX그룹에 대한 금융권 익스포저는 12조~14조 원(RG포함) 수준으로 추산된다. 조선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는 STX그룹 특성상 익스포저의 상당 부분은 RG 등 보증성 채무로 이뤄져 있으며 나머지는 시설자금대출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선박 수주가 지속되지 않을 경우 RG 익스포저 규모는 자연스럽게 감소할 수밖에 없다. 신규 수주 물량이 없다는 것은 재무구조 악화를 의미하기에, 금융권에서도 STX를 요주의 대상으로 지켜보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조선경기 침체로 수주가뭄이 지속되면서 STX그룹에 대한 국내 주요 은행의 익스포저는 상당 부분 축소됐다. 시중은행은 2008년 이후 조선·해운업종을 집중 리스크관리 대상으로 분류, 신규 여신 지원을 극도로 제한하고 있다.
시중은행 리스크관리 담당자는 "금융위기를 전후해서 조선·해운업종에 대해서는 신규 여신을 제한하고 있다"면서 "STX그룹은 요주의 대상이어서 익스포저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 시중은행 "조선·해운업 신규여신 제한…STX익스포저 지속 축소"
우리은행의 2011년 3월 말 STX그룹 익스포저는 2조5000억 원 정도였지만, 올 6월 말 현재 1조5000억~1조6000억 원으로 감소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선박 1척이 인도되면 1000억 원 정도의 RG가 감소하게 된다"며 "2010년 이후 수주가뭄이 지속되면서 신규 수주 물량이 절반 가량 줄면서 RG를 중심으로 전체 익스포저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순수 차입금은 1조 원 정도로, 경기불황으로 주로 차환 또는 만기연장 등이 이뤄지면서 실제 상환 금액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신한은행의 STX그룹 익스포저는 2009년 말 1조 원을 넘었지만, RG 규모가 급감하면서 2011년 3월 말 6789억 원으로 줄었고, 이후에는 큰 변동이 없는 상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조선경기 침체 영향으로 STX그룹뿐만 아니라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수주 물량이 2010년 대비 절반가량 줄었다"며 "현 익스포저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로, 줄이지도 못하고 늘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조 원 대의 익스포저를 보유한 농협, 수출입은행 등도 RG 이외 순수 차입금 상환은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산업銀, STX 익스포저 4조 원 수준
시중은행과 달리 산업은행은 총 4조 원(RG 포함, 평잔 기준) 수준의 익스포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STX그룹의 금융권 전체 익스포저 중 30% 가량으로, 산업은행의 개별그룹 익스포저 한도에 육박하는 규모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 익스포저는 STX 전체 계열의 신용등급을 가중평균해서 산출하는 가중평균신용등급에 기초한 것으로, 90% 이상 차입금이 축소되지 않고 평잔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순수 채권액도 3조 원 가량 차지하고 있지만 조선, 해운 시장 악화로 차입금 상환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STX 계열의 신용등급은 평균 A로 우량한 수준이지만, 신용리스크 확대로 발행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며 "자체적인 재무구조 개선 및 실적 호전 등이 이뤄지면 차입금 상환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STX조선 등 STX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올 해 들어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저금리 추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신용리스크로 인해 회사채 발행 여건이 호의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STX그룹이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STX OSV 매각을 통해 약 8000억 원 정도의 유동성을 확보하더라도 기존에 계획된 투자부담 등을 감안하면 차입금 축소에는 어느 정도 제약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내년 1월 계획된 STX 중공업과 STX메탈 합병을 통한 지분 유동화와 함께 STX대련 상장 작업 등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경우에나 의미있는 재무구조개선 효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STX그룹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07년 1조1880억 원에서 2011년 7480억 원으로 37% 감소한 반면, 자금과부족은 2007년 마이너스 4860억 원에서 2011년 마이너스 2조6520억 원으로 5배 이상 확대됐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과거 현대상선의 경우 한 때 선박금융도 못했으나 시황이 좋아지면서 단기간에 회복했던 사례가 있는 등 현재로선 시장여건 개선이 우선"이라며 "특히 재무구조 개선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손실을 안 본다는 생각으로 STX그룹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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