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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銀 3년 달러債, 규모·금리 '대박' '3년물 최대규모+두자리수 스프레드' 달성

한희연 기자공개 2012-11-15 10:19:40

이 기사는 2012년 11월 15일 10: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의 스케일은 역시 남달랐다. 해외채권 시장에서 한국의 빅이슈어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번에는 3년물 채권 발행에서 10억달러를 한번에 조달해 버렸다. 게다가 그리 좋지만은 않은 시장환경에서도 발행 스프레드를 두자리수로 낮추는 성과를 거뒀다.

3년만기 채권은 지난 9월 외환은행이 발행한 이후 꽤 각광받고 있는 만기 구조다. 그동안 5년물 발행이 주를 이루던 달러채권 시장에서 3년물은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시장금리가 바닥을 기고 있어 5년이상 장기물로는 조달금리가 턱없이 올라간다고 판단, 발행 추진 단계부터 3년만기 발행을 염두에 두고 시장을 태핑한 전략이 이번딜에서는 주효했다.

◇ 캑심의 위력? 3년물 최대규모 발행과 두자리 수 스프레드 모두 달성

한국수출입은행은 15일 새벽 10억 달러 규모의 3년만기 글로벌본드를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미국 국채수익률(3T)+98bp'이며 ,쿠폰금리는 1.25%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의 글로벌본드를 제외하곤, 올해 첫 두자리수 스프레드 발행을 기록한 셈이다. 게다가 아직 3년물로 10억 달러 이상 발행된 한국물은 없다. 수출입은행은 단기물인 3년만기 구간에서 10억 달러 발행을 성사시키며 빅 이슈어임을 다시한번 확인시켜 줬다.

수출입은행은 지난달 26일 도이치증권, JP모간, 모간스탠리, UBS, 골드만삭스에 맨데이트를 주고 글로벌본드 발행 준비를 시작했다. 조인트리드매니저로는 대우증권과 US뱅코프가 참여했다. 사실 주관사 선정 직후인 10월말이나 11월 초안에 발행을 마무리 하려했지만 태풍 샌디의 영향으로 금융시장이 휴장되고, 미국 대선까지 겹치면서 프라이싱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프라이싱이 미뤄지는 와중에도 한국물 스프레드는 슬금슬금 벌어졌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11월초 한국물들의 스프레드는 10월말에 비해 크게는 10bp가량 넓어졌다. 지난 1월 발행했던 2017년만기 한국수출입은행 채권은 10월26일에는 100bp의 스프레드를 나타냈지만 11월9일기준 110bp까지 확대됐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발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태풍과 미국 대선 등 악재로 프라이싱을 할 수 없던 상황이었던 데다, 곧 추수감사절도 도래하고 연말이 다가올수록 윈도우는 없을 것으로 판단, 14일에 딜 어나운스를 하게됐다"며 "결코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환경이었지만, 유럽계와 중동계 자금과 미국의 대형 투자기관의 투자수요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 발행시장이 많이 위축됐었는데 국제금융시장에서 이날 발행된 딜들은 비교적 선방했다"며 "인도네시아 정부, GE 등 굵직한 이슈어가 많았지만 각각 3년과 5년, 7년 등 만기가 분산돼 윈윈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채권에는 190여개 투자자로부터 29억 달러가 넘는 주문이 몰렸다. 지역별로는 미국 47%, 아시아 25%, 유럽 28%, 유형별로는 자산운용사 63%, 연기금·보험사 19%, 은행 14% 등의 분포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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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만기 선택 주효…"최근 외국 금융기관 단기물 발행 증가에 주목했다"

그동안의 한국물 스프레드 축소 랠리로 더이상 발행금리 하락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던 데다, 태풍과 선거 등으로 국제금융시장이 어수선한 와중에서도 두자리수 스프레드 발행을 성사시킨 것은 '3년만기'를 선택했던 전략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4분기들어 3년만기 채권 발행은 흥행을 거듭하고 있다. 리먼 사태 이후 시장금리 급락으로 단기물에 대한 투자 수요가 줄었고 이에 따라 공급이 지나치게 위축된 탓에 3년물 채권은 공백 상태였다. '자산-부채 만기매칭을 위해 단기물이 필요했던 은행권 투자자들 사이에서 3년만기 한국물은 선호대상으로 떠올랐다.

2009년6월 신한은행 이후 발행이 끊겼던 3년물 발행을 재개한 곳은 외환은행이다. 외환은행은 지난 9월27일(납입일기준) 3년만기 3억 달러를 'T+155bp'에 발행했다. 발행 전, 성공여부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의견들이 많았지만 북빌딩 결과 40억 달러의 수요가 몰렸다. 현대캐피탈아메리카도 10월2일 3년과 5년으로 나눠 10억 달러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했다. 이중 3년물은 5억 달러가 발행됐으며, 발행금리는 'T+130bp', 쿠폰금리는 1.625%였다. 현대차 지급보증을 떼고 발행한 첫 채권이었지만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0월5일에는 기업은행이 3년물 3억 달러를 기습 발행했다. 딜 어나운스부터 프라이싱 완료까지 6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발행금리는 'T+115bp'로 쿠폰금리는 1.375%였다. 외환은행 딜에서 확인한 수요를 바탕으로 발행을 시도, 조달금리 낮추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앞서 세 건의 발행에 이어 나온 수출입은행 3년물은 규모 면에서 이전 발행사를 압도했다. 사실 다른 만기구조에서도 발행규모면에서 수출입은행을 압도할 국내 발행사는 사실상 없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1월11일에도 5년과 10.1년의 트렌치로 총 22억5000만 달러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하며 올해 한국물의 포문을 열었다.

수출입은행은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추가 양적완화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고, 저금리 유지기간을 2015년까지 연장한 것에 초점, 풍부한 3년물 수요를 확인했다. 이같은 기조를 반영하듯 많은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이미 하반기에 3년물 발행을 늘려왔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시장 조사는 3년물을 발행하면 규모가 작을수 밖에 없다는 통념을 깨고, 단기물 발행에 도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줬다.

국제금융시장 한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에 투자자들이 단기물에 몰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전반적인 시장 금리가 좀 올라야 장기물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나타나는데, 지금처럼 낮은 금리 상황에서 장기물을 사기는 곤란해 하는 모습이다"고 설명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미 연준이 금리를 한동안 낮게 유지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3년 구간은 투자자들이 부담없이 살 수 있는 구간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최근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3년만기 채권을 집중적으로 발행한 것을 유심히 봐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기관이 3년만기를 찍으려 할 때면 3년만기 구간은 사이즈를 키울 수 없을까 우려하는 시각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외국계 금융기관들의 최근 움직임을 보고 이같은 우려를 덜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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