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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탈, '숍인숍' 형태 운용조직 첫 선 화이텍 출신 심사역 이앤인베스트에 독립적 투자팀 구축… LLC 대체 가능성 높아

강철 기자공개 2013-01-08 17:15:59

이 기사는 2013년 01월 08일 1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이텍인베스트먼트(옛 화이텍기술투자) 출신 심사역들이 이앤인베스트먼트(옛 이엔네트웍스) 내에 독립적인 투자팀을 구축하면서 벤처캐피탈 업계 최초로 숍인숍(Shop in Shop) 형태의 경영 구조가 등장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주식회사형 벤처캐피탈과 유한책임회사(LLC)형 벤처캐피탈의 특성이 융합된 구조로 향후 LLC형 벤처캐피탈을 대체하는 새로운 경영 형태로 정착될 수 있다는 평가다.

◇ 화이텍 출신 심사역들 증자 참여 방식으로 이앤인베스트먼트 내 독립적 투자팀 구축

이앤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6월 5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최대주주인 이지바이오가 30억 원, 손양철 전 아주IB투자 이사(7억 원)와 조병진 전무(5억 원), 구의서 이사(5억 원)가 17억 원을 투자해 증자에 참여했다. 이앤인베스트먼트의 자본금은 70억 원에서 120억 원으로 늘어났다.

화이텍인베스트먼트 출신인 손양철 이사와 조병진 전무, 구의서 이사는 지분 14.2%를 확보해 이앤인베스트먼트 2대주주에 올랐다. 조 전무와 구 이사는 증자 참여 후 한달이 지난 시점인 지난해 7월 이앤인베스트먼트에 합류했다. 손양철 이사는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고 있는 '아주IB나우그로쓰캐피탈사모투자전문회사'의 투자를 모두 마친 이달 초 이앤인베스트먼트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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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이사를 중심으로 구성된 팀은 이앤인베스트먼트 내에 독자적인 투자 영역을 구축했다. 펀드레이징(Fund Raising)과 투자업체 발굴, 투자금 회수 등 모든 투자 업무에 관한 의사 결정을 최대주주의 결재 없이 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벤처캐피탈 안에 또 하나의 벤처캐피탈(Shop in Shop)이 생긴 셈이다.

이러한 새로운 경영 형태는 이앤인베스트먼트의 실적 개선을 고민 중이던 이지바이오와 독자적인 투자 환경을 갖고 싶어했던 심사역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등장했다.

이앤인베스트먼트는 최근 3년간 주 수익원인 관리보수 감소에 따른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2009년 농업성장펀드 결성을 마지막으로 펀드레이징에 난항을 겪고 있는 탓이다. 2010년 회사 설립과 초기 펀드레이징을 주도했던 인력들이 빠져나간 것이 결정적인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이지바이오는 지난해 초부터 벤처캐피탈 운영이 더 이상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 이앤인베스트먼트의 매각을 검토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역들은 이앤인베스트먼트의 턴어라운드를 조건으로 내세워 이지바이오에 회사 내 독자적인 투자팀 설립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정 수준 이상의 펀드레이징 실적과 투자 수익률을 약속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펀드레이징에 한계가 있는 LLC형 벤처캐피탈의 설립보다 대주주가 있는 벤처캐피탈 안에서 자율적인 투자 환경을 만드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심사역들이 직접 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을 통해 투자 재량권을 확보하면서 사후 관리에도 책임을 지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며 "이지바이오 입장에서는 자본금을 늘리면서 회사 트랙레코드(Track-Record)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이라고 말했다.

◇ Shop in Shop, LLC형 벤처캐피탈 대체 가능성 높아

업계에서는 Shop in Shop 형태가 향후 LLC형 벤처캐피탈을 대체하는 경영 구조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설립 후 펀드레이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정상적인 투자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벤처캐피탈이 많아지고 있는 것도 이같은 분석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심사역 개개인의 결정 권한이 큰 LLC형 벤처캐피탈의 특성과 펀드레이징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주식회사형 벤처캐피탈의 장점이 결합된 형태"라며 "독립을 꿈꾸는 심사역들이 펀드레이징 리스크가 있는 LLC형 벤처캐피탈의 설립에서 숍인숍(Shop in Shop) 니즈가 있는 벤처캐피탈의 물색으로 방향을 바꿀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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