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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銀, 조선·해운 여신 충당금 폭탄 불가피 올해 IFRS 적용 '요주의' 여신 충당금 대폭 상향…1조 이상 추가적립할 듯

김영수 기자공개 2013-01-15 17:44:38

이 기사는 2013년 01월 15일 1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부터 K-IFRS(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가 적용되는 수출입은행이 당장 성동조선 등 '요주의'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큰 폭으로 상향 조정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조선·해운 익스포저에서 담보대비 무담보채권인 RG(선수금환급보증)가 차지하는 비중이 60% 이상인 수출입은행으로서는 업황 악화에 따른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업감독규정에 따라 올해부터 K-IFRS를 적용받는 수출입은행은 타 은행과 같은 수준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K-IFRS는 2011년부터 수출입은행, 수협은행(2014년부터 시행)을 제외한 전 은행이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 당국은 수출입은행에 타 은행 수준의 대손충당금 적립을 요구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IFRS 감독규정에 따라 수출입은행에게도 성동조선 등과 같은 요주의 여신에 대해 타 은행과 비슷한 수준('고정')의 대손충당금 적립을 요구할 방침"이라며 "성동조선, SPP조선, 대선조선 등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현재 K-IFRS는 특정 위험 업종 전반에 대한 집단평가에 이어 개별평가를 거쳐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을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요주의' 여신 중에서도 '유의적인 재무적 어려움'이 있을 경우에는 부도위험이 높을 것으로 판단, '고정'수준의 충당금을 추가로 더 쌓아야 한다.

채권단과 자율협약('요주의' 분류)을 맺고 정상화를 추진 중인 성동조선, SPP조선, 대선조선 등에 대해 우리은행은 K-IFRS 적용 이후 50% 이상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한 상태다. RG 등 무담보채권이 많은 농협의 경우엔 성동조선에 대한 대손충당금적립률이 80%에 육박하고 있다.

2012년까지 K-GAPP 기준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적립한 수출입은행의 대손충당금적립률은 30% 미만에 그치고 있다. 조선·해운 익스포저가 다른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출입은행 입장에서는 조선·해운 업황 악화 지속시 대손충당금 폭탄을 맞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수출입은행의 지난해 말 조선·해운 익스포저는 전체 여신(87조 원)중 30%(26조 원) 수준이며 이중 현대중공업, STX 등 정상여신을 제외한 성동조선, SPP조선, 대선조선 등은 요주의로 분류돼 있다.

성동조선, SPP조선, 대선조선 등에 대한 전체 채권단의 익스포저는 각각 4조2000억 원, 3조 원, 1조 원 정도다. 이중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성동조선, SPP조선, 대선조선 등에 대한 익스포저(SF, 제작금융, RG 등)는 각각 2조2000억 원, 8000억 원, 3000억 원 등 총 3조3000억 원 정도다.

예컨대, 3조3000억 원에 대한 대손충당금적립률을 현 수준인 30%(K-GAPP)라고 할 때 대손충당금은 1조 원 정도지만, K-IFRS를 적용할 경우에는 1조 원(대손충당금적립률 60% 가정)을 추가로 적립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해운 업황 악화가 지속되고 있어 성동조선, SPP조선, 대선조선 등 요주의로 분류된 선사들의 기업가치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며 "성동조선의 경우 채권액(3조 원)보다 청산가치(1조2000억 원)가 낮아 무담보채권(RG)을 많이 보유한 은행일수록 대손충당금적립률을 채권액 보유액에 근접하는 수준만큼 쌓아야 부실완충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사 부도시 은행이 대지급 의무가 있는 RG가 60% 이상인 점을 감안한다면 수출입은행은 농협과 같은 80% 수준까지 대손충당금을 적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 경우 당기순이익 감소, 자기자본 하락 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수출입은행 역시 K-IFRS 적용을 앞두고 성동조선 등 대규모 요주의 여신에 대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현재 수은법 개정안이 국회 발의된 상태로 올 상반기 중 입법 예고시 수권 자본금 증가 등을 추진하면 부실완충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성동조선 등 요주의 여신 규모가 많아 대규모 충당금 적립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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