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1월 24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중인 고려개발이 용인 성복지구 기반시설부담금 관련 소송 최종 판결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성복지구 PF사업장의 시행사인 제니스건설이 패소할 경우 우발채무 현실화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니스건설이 용인시를 상대로 제기한 기반시설부담금 부과 취소소송의 대법원 판결이 올해 상반기 안으로 내려질 예정이다. 제니스건설은 1, 2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제니스건설 등 5개 시행업체는 2000년 컨소시엄을 구성해 성복지구에 아파트 8119가구를 짓겠다고 제안했다. 2년 뒤 용인시는 성복동 일대 92만㎡를 성복지구로 지정했다.

문제는 기반시설부담금이었다. 시행사들이 용인시와 처음 협약을 맺을 때만 해도 업체가 부담해야 하는 기반시설 비용은 1692억 원이었다. 하지만 용인시는 2006년 협약과 달리 부담금을 5500억 원으로 올렸다.

이 과정에서 제니스건설은 부담금 부과를 취소하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재판부는 용인시의 요구가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시공사인 고려개발은 이번에도 대법원이 제니스건설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제니스건설의 승소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제니스건설이 이길 확률은 50% 이상으로 보고 있지만 확신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제니스건설이 패소할 경우 고려개발은 우발채무 현실화 위험에 빠지게 된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지연되고 있는 성복지구 주택사업이 재개될 가능성이 그만큼 희박해지기 때문이다.

2012년 9월 현재 고려개발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잔액은 4149억 원이다. 이 중 3600억 원이 성복지구와 관련된 우발채무다. 고려개발이 보증한 제니스건설의 채무도 2400억 원에 이른다.

사업이 이대로 중단된 뒤 보증채무의 이행이 청구되면 고려개발은 시행사 채무를 대위변제해야 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당장은 상환 압박이 없겠지만 일이 잘못될 경우 시공사가 우발채무를 주채무로 전환해야 워크아웃을 종결할 것"이라며 "소송 결과에 따라 워크아웃 기한이 길어질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제니스건설이 승소해 사업이 진행되는 경우에도 우발채무를 줄이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주택경기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상환 재원이 돼야 할 분양대금 회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채권단에서도 지난해 3월 경영정상화계획 이행약정을 체결하면서 사업성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다. 채권단은 소송이 끝난 뒤 PF 사업장에 대한 사업성 평가를 내릴 계획이다.

고려개발 관계자는 "시행사와 용인시의 문제이기 때문에 소송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부분은 없다"며 "앞으로도 경영정상화계획에 따라 우발채무를 줄여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