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 핵심계열사 대상 첫 '금리 스트레스테스트' '단기금리↓·장기금리↑' 가장 취약…"향후 정기 점검"
안경주 기자공개 2013-02-14 16:59:08
이 기사는 2013년 02월 14일 16: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지주가 최근 금리 변동에 대비해 주요 계열사를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외부 충격에 대한 금융회사들의 위기관리 능력을 평가하는 프로그램)를 실시했다. 그 결과, 단기금리는 하락하고 장기금리는 상승하는 '스티프닝(steepening)' 현상이 심화될 때 수익에 악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지주는 이를 바탕으로 주요 계열사의 손익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자산 운용 계획을 세울 계획이다.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금리 변동에 대비해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등 4개 계열사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향후 금리 변동이 주요 계열사의 손익 등에 미치는 영향과 위험요인을 종합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했다"며 "경제성장률은 고려하지 않고 금리, 환율 등 거시경제 변수가 악화되는데 따른 계열사 영향을 점검했다"고 말했다.
신한지주는 크게 △장·단기 금리 하락 △장·단기 금리 상승 △단기금리 하락, 장기금리 상승(스티프닝) 등 세가지 시나리오를 산정하고 손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했다.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장단기 금리가 상승·하락에 관계없이 일정한 방향으로 함께 움직이면 전체 손익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등 각 계열사들의 손익이 서로 상쇄효과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계열사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금리 하락 때는 신한은행과 신한생명의 손익 구조가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아 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수익 감소 등 수익률이 하락했으며 신한생명 역시 채권운용 수익률이 줄었다.
반면 금리 상승시에는 신한카드와 신한금융투자의 수익률이 감소, 손실이 났다. 신한카드와 신한금융투자 모두 단기자금을 조달해 채권 또는 대출 등 장기로 운용하는 만큼 금리 상승시 적지않은 평가손이 발생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특히 신한금융투자는 주식 매매 수수료 수익 비중 등이 상대적으로 낮아 금리 상승에 매우 취약한 구조여서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금리 변화에 따라 각 계열사가 받는 영향이 달랐지만 신한금융그룹 차원에서 볼 때 서로 상쇄해주는 구조"라며 "다만 신한금융투자가 금리 상승시 가장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어 대안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신한카드는 영업마진 규모가 커서 금리 상승에 따른 영향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문제는 단기금리는 하락하고 장기금리는 상승하는 스티프닝 현상이 나타날 때다. 이 경우 신한금융그룹의 순이익 구조가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금리하락에 따른 이자수익이 감소하고 장기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등 유가증권 운용수익 감소로 이어지는 이중고를 겪기 때문이다. 은행, 증권, 카드, 보험 등 계열사의 모든 업종에서 취약하다는 평가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단기금리 하락, 장기금리 상승시 계열사의 손실이 가장 많이 발생해 신한금융그룹 순이익 감소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CD연동 금리대출의 비중을 줄이고 장기고정금리 대출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등 손익변동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자산 운영 계획을 짜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한지주는 금리와 환율 변동에 대비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정기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는 처음 시도해 보는 것"이라며 "향후 정기적으로 점검을 통해 그룹 또는 계열사의 손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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