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봉석, 씨앤비텍 주주명부열람가처분 '표대결' 유봉훈 "경영권 방어 가능" vs 유봉석 "현경영진 무능력"
이윤재 기자공개 2013-03-20 10:55:01
이 기사는 2013년 03월 20일 10: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씨앤비텍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법적 공방으로 확대되고 있다. 경영권 탈환을 노리고 있는 유봉석 전 대표(형)는 회사를 상대로 주주명부열람및등사 가처분을 제기하며 공격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동생인 유봉훈 씨앤비텍 대표(동생) 등 현 경영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유봉석 전 대표에 대해 회사출입금지가처분 등으로 맞대응했다. 특히 물리적으로 회사 진입을 시도한 유봉석 전 대표를 사법당국에 폭언과 폭행,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조사를 의뢰했다.◇유봉석 "현 경영진 무능력...주총에서 표대결로 경영진 교체"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봉석 전 대표는 씨앤비텍을 상대로 남부지방법원에 실질주주명부열람및등사 가처분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봉석 전 대표는 경영권을 빼앗겼던 2007년 이후 6년간 주주명부열람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법(396조 2항)에 따르면 주주 및 회사채권자는 영업시간 내에는 언제든지 주주명부의 열람 ·등사를 청구할 수 있다.
회사측은 유봉석 전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을 거래소에 공시하지 않고 법무법인 바른을 통해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봉석 전 대표는 이번 주주명부열람및등사가처분을 통해 자신과 뜻이 맞는 주주들의 의결권을 모아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을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미 소액주주연대와 손잡고 현경영진의 경영능력 부족 등을 부각하며 압박하고 있다.
소액주주연대 관계자는 "회사측은 정기주주총회 이전까지 주주명부를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공개하지 않고 벌금을 내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액주주연대가 유봉석 전 대표를 지지하게 된 이유는 유봉훈 대표가 소액주주를 대하는 태도에 실망했기 때문"이라며 "회사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기보다는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경영을 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유봉훈 대표에 대한 내부직원들의 불만도 확산되고 있다. 씨앤비텍 내부직원은 "현 대표이사의 경영능력이나 리더십, 직원들에 대한 정서적 유대 등에서 많은 실망을 했다"며 "직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회사측에서 일방적으로 내려오는 의사소통 방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봉훈 "경영권 방어 문제 없다...실적으로 말할 것"
유봉훈 대표는 충분한 의결권을 확보한 만큼 주총에서 경영권 변경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박았다. 또한 유봉석 전 대표와 연대한 소액주주들의 상당수는 보쉬와의 M&A가 성사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씨앤비텍 주식을 매입한 사람들이라 이들과 타협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유봉훈 대표측 관계자는 "유봉석 전 대표가 씨앤비텍의 M&A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데다 폭행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사법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어 주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 전 대표가 경영권을 되찾을 경우 회사가 현재 강도 높게 진행하고 있는 조직 안정화, 근무 분위기 쇄신, 신제품개발, 전략적 제휴 등 여러 경영현안들의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유봉석 전 대표는 자신의 세력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회사 임직원들을 이용하고 있다"며 "씨앤비텍은 지난해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 되면서 적자로 돌아섰고, 그 책임은 유봉석 전 대표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측은 유봉훈 대표 주도로 경영권 갈등으로 인해 답보 상태에 놓여 있던 기술개발과 신규 투자, 전략적 제휴 등에 강도 높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경영권이 안정화 되면 경영실적도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봉훈 대표는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실적을 낸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 회사의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모든 요인들을 제거하고 본 궤도에 올려 놓은 뒤 주주 및 임직원들과 과실을 함께 나눌 것"이라며 경영정상화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씨앤비텍은 지난해 보쉬와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됐다. 인수합병의 실패는 씨앤비텍의 대외 이미지를 추락시켰다. 여기에 신규제품개발 지연이 겹쳐지면서 2012년 당기순손실 11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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