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노바엘이디 M&A, 삼성벤처 '변수' 등장 삼성벤처 "노바엘이디-JP모건 등과 M&A 사전교감 없었다"
권일운 기자공개 2013-03-20 16:31:27
이 기사는 2013년 03월 20일 16: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의 노바엘이디(Lovaled) 인수합병(M&A)에서 삼성벤처투자가 주요 변수로 등장했다. 노바엘이디의 주요 주주인 삼성벤처투자와 사전 교감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 거래 불발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삼성벤처투자가 캐스팅 보트(Casting Vote)를 행사할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삼성벤처투자는 "노바엘이디와 자문사를 비롯한 그 어떤 곳에서도 M&A와 관련한 내용을 통보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가격만 맞다면 팔지 않을 이유는 없지만 전략적 제휴 관계가 얽혀 있어 거래 성사는 쉽지 않다는 게 삼성벤처투자의 입장이다.
◇ 노바엘이디, 핵심 OLED 기술 대거 확보...삼성과 전략적 제휴
두산그룹의 지주사인 ㈜두산은 JP모간을 자문사로 선정해 독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품소재 기업 노바엘이디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OLED를 비롯한 전자부품소재 사업을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서다. 인수가는 지분 100%를 기준으로 3000억 원 이상이 거론되고 있다.
노바엘이디는 수백 건의 OLED 관련 특허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매력을 가진 벤처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1년 실적이 매출액 1740만 유로(약 250억 원), 영업이익 360만 유로(약 52억 원)에 불과하지만 기업공개(IPO) 규모가 2억 달러(약 22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점이 이를 대변한다.
세계 OLED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삼성 입장에서도 노바엘이디는 파트너가 될 만한 자격을 갖춘 기업이다. 이런 이유에서 삼성그룹의 CVC(Corporate Venture Capital)인 삼성벤처투자는 삼성전자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출자를 받아 조성한 펀드를 통해 2차례에 걸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현재 노바엘이디의 사실상 유일한 매출처는 삼성인 것으로 전해졌다. 100% 삼성향 기업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독일 드레스덴에 본거지를 둔 노바엘이디가 해외 지사를 설립한 유이(唯二)한 국가 중 하나가 한국일 정도로 삼성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 두산, 삼성벤처투자와 사전 교감 없어
문제는 삼성과의 관계가 '양 날의 칼'과 같다는 점이다. 삼성에 대한 매출의존도가 절대적인 벤더의 경우에는 해당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곳이 삼성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삼성 벤더를 M&A하려는 곳이라면 일종의 '윤허'를 받는 것이 수순이다.
노바엘이디와 매각 자문사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골드만삭스가 삼성벤처투자에 별다른 언질을 주지 않았다는 점은 불씨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모바일디스플이를 대신해 노바엘이디 지분 투자에 나선 삼성벤처투자 입장에서는 벤더 관리에 실패했다는 오명을 쓸 수도 있는 상황이다.
삼성벤처투자는 노바엘이디의 외부 투자자 가운데 가장 많은 10%대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론적으로는 두산이 50%+1주의 지분만 인수하면 삼성벤처투자 지분과 무관하게 노바엘이디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사실상 적대적 M&A와 다름없다는 점에서 마찰이 생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이 노바엘이디를 인수한 뒤 삼성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매출처를 발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을 수도 있다"며 "만약 삼성벤처투자와의 의견조율에 실패해 삼성이라는 국내 최대의 전자 회사와 관계가 틀어진다면 두산 전자BG 내 다른 계열사들의 영업활동마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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