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지는 부동산대책, 자금운용 '고민' 건설업황 회복 불투명성 키워..예산책정 등 고심
길진홍 기자공개 2013-03-25 17:25:34
이 기사는 2013년 03월 25일 1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업계 살림살이를 맡고 있는 재무담당임원(CFO)들은 요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새 정부의 부동산정책 발표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예산책정 등 자금운용 기조를 확정하는 데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제완화 등을 통한 시장 기능 회복과 발주제도 개선 등을 기대하고 있으나 정부가 이를 수용할지도 미지수다.◇사업계획 임시 확정..규제완화 살펴 탄력 조정
다수의 대형건설사 CFO는 올 기업경영의 최대변수를 주택시장 침체라고 보고 있다. PF 대출잔액 감소에도 불구 연체율 증가로 인한 충당금 적립은 여전히 짐이 되고 있다. 부동산시장 침체가 건설업 전반의 위기를 가중시킬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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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맏형인 현대건설은 일찌감치 연초 사업계획과 예산 등을 확정했다. 원가율을 예년보다 보수적으로 책정, 매출액과 영업이익 목표치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이는 새정부의 부동산정책 시행 지연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이다. 앞으로 부동산규제 완화 수위를 봐가며 사업계획을 탄력적으로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또다른 대형건설사는 고심을 거듭하다 이달 초에 겨우 올해 예산을 확정했다. 예년에 비해 한 달 이상 예산 책정이 지체됐다. 이 회사 관계자는 "대외경제 여건이 불안한데다 부동산대책 등의 외생변수로 인한 현금흐름을 예측하기가 어려워 예산 책정에 다소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다른 대형건설사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수위가 아직 윤곽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자금운용의 방향을 명확하게 정하지 못하고 있다. 큰 틀에서 사업계획을 짜놨으나 정부 정책에 맞춰 계획을 변경해야 하는 처지이다. 대부분 건설사들이 입법 과정에서 여야 이견으로 정책 도입이 지연될 가능성까지 계산에 넣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건설업계는 올 한해 적정 영업이익 등의 실적목표 달성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환율상승 등 외생변수까지 겹치면서 업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추경 10조 시장기능 회복 한계…종합선물세트 내놔야
건설사들은 정부가 도입 예정인 부동산정책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10조 원 안팎의 추경 예산으로 시장을 되살리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올해 확대 예정인 공공공사의 경우 예산 부족으로 실제 발주가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감도 팽배하다.
따라서 새 정부가 장기적인 안목에서 시장기능 회복을 위한 정책을 우선 도입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재무담당 임원들은 세제 및 DTI 완화 등 거래활성화와 병행해 공급자 측면에서 최저가낙찰제와 실적공사비제도 등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봤다. 아울러 PF 정상화뱅크 등의 건설금융 지원시스템이 조기에 안착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시장에 부동산시장 활성화와 관련한 시그널을 줘야한다"며 "시장 원리가 작동하면 수급이 자유로워져 거래도 살아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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