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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운용委 구성을 바꾸자

김용관 기자공개 2013-04-19 16:49:18

이 기사는 2013년 04월 19일 16: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국민연금 관계자로부터 메일 한통을 받았다. 지난 4일 보도된 '국민연금, 이제 헤지펀드 투자할 때'라는 칼럼에 대한 답신이었다. 국민연금이 헤지펀드 투자를 못하는 배경과 기금운용위원회의 낙후된 지배구조에 대해 지적했다.

지적은 아주 구체적이었다. 기금운용위원회 위원 중 근로자 대표, 즉 노조 출신 위원들이 헤지펀드 투자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고 했다. 심지어 어떤 위원은 "자기가 임기로 있는 동안 헤지펀드 투자안을 가져오지 말라"고 까지 했다고 전했다. 특별한 이유도 없다고 했다.

주무부서인 보건복지부마저 이들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아마도 그 위원이 현직에 있는 동안 헤지펀드 투자에 대해서는 다시는 안건을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금운용위원들이 헤지펀드에 대해 선입견을 갖고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현실은 상상을 초월했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이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투기적이지 않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출범한지 1년 반만에 24개 펀드에 1조원 가량의 자금이 모였다. 상위권에 포진한 6~7개의 펀드는 시황과 상관없이 5~10%의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일부 펀드는 10% 이상의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안정성을 의미하는 변동성 역시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 펀드가 심혈을 기울여 관리하고 있다.

기금운용과 관련한 최고의사결정기구는 20명으로 구성된 기금운용위원회다. 보건복지부 장관과 국민연금 이사장 등으로 구성된 당연직 6인과 위촉위원 14인으로 구성된다. 위촉위원은 각각 사용자 대표 3인, 근로자 대표 3인, 지역가입자 대표 6인, 관계전문가 2인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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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구성

자세히 살펴보면 위촉위원 가운데 투자업무와 관련해 '전문가'라고 부를 만한 사람은 별로 없다. 심지어 외식업중앙회나 소비자단체에서 추천하는 사람들도 포함돼 있다. 대부분 교수나 변호사, 연구원 등이다. 이들 대부분은 가입자의 이익에 입각해 기금을 운용하도록 의사 결정을 내린다. 그래서 수익률보다는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는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저성장,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되면서 현재의 투자방식으로는 더이상 수익을 낼 방법이 없다. 수익을 내지 못하면 결국 기금 고갈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밖에 없다. 우리 자식들에게 연금 지급의 부담을 떠넘기게 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헤지펀드와 같은 절대수익 상품은 적극적으로 고려해야할 투자 대상이다.

이 때문에 투자 대상 발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기금운용위원회의 전문성을 강화해야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민간 투자전문가를 위원으로 대거 배치해 수익률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기금운용 방식이 그것이다. 이 정도 전문가들이면 리스크 관리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금의 기금운용위원회처럼 헤지펀드 투자를 수익을 내는 방법으로 생각하지 않고 정치적으로 해석하기 시작하면 답이 안나온다. 비전문가로 구성된 기금운용위원회의 투자 결정방식은 기금운용의 목적에도 일치하지 않는다. 국민연금법 제102조에 따르면 기금운용의 목적은 연금재정의 장기 안정과 미래 원활한 연금급여 지급을 위해 운용수익을 '최대로 증대'시키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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