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5월 14일 1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A'급으로 처음 국제금융시장에 선을 보일 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이하 외평채) 발행은 6월 이후에나 이루어질 전망이다. 내달 1일 기존 외평채의 만기도래일까지 일정이 빠듯해 우선 현금으로 상환한 뒤 최적의 발행시기 포착에 나설 전망이다.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정부는 당초 이달 중으로 예상되던 외평채 발행을 무리하게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기치 않은 북핵 이슈의 등장으로 시장 상황이 불리해진 이후 관망세로 돌아서 발행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사실 정부 입장에서는 불요불급한 외화자금 수요가 있는 것이 아니고, 한국물 벤치마크를 세운다는 취지가 강한 발행이라 불리한 조건에 무리하게 발행할 필요가 없다. 최근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물 스프레드가 다시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외평채 발행을 서둘러야 할 상황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국제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된 이후 첫 발행이어서 더욱 신중을 기할 필요도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3월말 주관사 선정을 위해 주요 IB에 제안요청서(RFP)를 보내고, 지난 4월 4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도이치증권, 골드만삭스, HSBC, 한국산업은행, 우리투자증권 등 6개 IB에 맨데이트를 부여했다.
주관사단 선정과 동시에 발행 준비 작업을 진행해왔지만, 4월 중엔 북한 핵관련 위협 등 국제금융시장이 흉흉한 상태에서 한국물 발행은 전면 중단됐다. 이후 치솟은 한국물 가산금리는 최근 차츰 내리긴 했지만 하락 속도는 더딘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국내외 국제금융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는 정부가 5월 중 발행을 감행할 이유는 없었을 터다.
지난 4월 10일 은성수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북핵이슈 관련 10문 10답'브리핑을 통해 "외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면서도 "외평채 발행여부를 포함, 발행시기·규모 등은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었다.
내달 1일까지 보름 남짓 남은 현 상황에서 시장 참가자들은 외평채 만기도래분 상환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넌딜 로드쇼(NDR) 등 남은 일정을 감안했을 때 5월 안에 발행을 완료하기란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갚을 돈이 턱없이 모자라는 등 급박한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만기도래분은 일단 갚고, 발행 자체는 6월 이후에 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여기에 7월 이후에는 다수의 주요 투자자들이 여름 휴가를 떠나는 등 이유로 국제금융시장에 거의 휴점 분위기가 되곤 했기 때문에, 결국 외평채 발행은 6월 중 이뤄지지 않겠냐는 쪽으로 시장 컨센서스가 형성되고 있다.
국제금융시장 한 관계자는 "기존 외평채의 만기도래까지 남아있는 시간을 감안하면 5월 안에 로드쇼와 발행을 완료하긴 빠듯할 것"이라며 "6월에는 북핵 이슈로 인한 가산금리 상승 부분도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고, 7월에는 휴가철이 겹치기 때문에 6월이 발행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국물 가산금리는 4월 초에 비해 많이 내려온 상태다. 2019년 만기 외평채 가산금리는 지난 10일 115bp를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 3월 8일 수준과 같다. 해당 채권 가산금리는 지난 4월 12일 135bp까지 올랐었다. 5년 만기 한국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은 10일 기준 69bp를 보이고 있다. CDS 프리미엄은 3월 8일 63bp를 기록했지만 지난 4월 5일 88bp까지 올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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