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5월 20일 10: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외국인이 브라질 금융시장에 투자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내야하는 토빈세. 해외 자본의 급격한 유출입으로 인한 외환시장 변동성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도입한 것으로 우리나라도 한때 검토했던 세금이다.

브라질 국채 투자가 국내에서 크게 확대되면서 토빈세 문제도 만만치 않게 됐다. 투자원금의 6%를 투자와 동시에 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토빈세를 내지 않고 브라질 헤알화 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역외 헤알화 발행 채권 '주목'

지난달 KDB자산운용이 내놓은 펀드가 대표적이다. 모간스탠리가 역외에서 발행한 헤알화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사모펀드다. 만기 3년에 목표수익률을 7~8%로 잡았다.

하나대투증권과 동부증권 등 다른 증권사들도 역외 발행 브라질 헤알화 채권의 국내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이는 펀드가 아닌 신탁 또는 중개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은 일본 소매채권(우리다시본드) 형태로 헤알화 표시 채권을 국내에 선보인 상태다.

이 상품들의 가장 큰 특징은 토빈세를 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브라질 내에서 발행된 것이 아니라 일본이나 홍콩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헤알화로 발행했기 때문이다. 토빈세는 브라질 국내 유입 자금에 대해 매기는 세금으로 역외에서 거래되는 헤알화 상품은 해당되지 않는다. 바로 이 점을 노렸다. 1억 원어치 브라질 채권 투자를 가정할 경우 600만 원을 아낄 수 있다.

하지만 토빈세를 내지 않는 대신 국내에 이자소득세를 내야한다. 브라질과 우리나라간 비과세 협정 역시 브라질 역내에서 일어나는 금융거래로 제한하기 때문이다. 역외 헤알화 채권에 투자한 이후 얻게 되는 이자소득(원금 제외)에 대해 농특세 포함 15.4%의 과세가 이뤄진다.

◇토빈세 vs 이자소득세..장기 투자는 토빈세가 유리

원금의 6%와 이자소득의 15.4%는 단순 비교가 힘들다. 원금이 얼마 정도이고 혹은 이자를 얼마나 받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기 투자에는 토빈세를 내지 않고 이자소득세를 내는 게 더 유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령 브라질 채권 투자 수익을 연 10%로 고정하고 1억 원을 투자한다고 가정할 경우, 1년 투자시 역내 투자는 600만 원의 세금을 내고 9400만 원의 10%인 940만 원의 이자를 얻게 된다. 단순 수익률은 9.4%. 역외 투자시에는 토빈세 없이 1억 원의 이자인 1000만 원(10%)의 15.4%인 154만 원을 세금으로 내게 된다. 단순수익률은 9.46%로 역내 투자보다 높다.

5년 투자(단리 계산)를 가정할 경우 역내 투자는 토빈세 600만 원을 내고 9400만 원의 10%에 5년을 곱한 4700만 원의 수익을 얻게 된다. 절대수익률 기준 47%에 달한다. 반면 역외 투자는 토빈세 없이 5년 이자 5000만 원의 15.4%인 770만 원을 세금으로 내면 절대수익률은 42.3%로 역외 투자보다 뒤처지게 된다. 투자 기간이 더 길어질수록 그 격차는 벌어지게 되는 구조인 셈이다. 때문에 KDB자산운용의 펀드도 3년으로 만기를 짧게 했다.

한편 국내 증권사의 브라질채권 단순 중개로 토빈세가 브라질로 새어나가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현행 감독규정상 국내 증권사의 해외채권 자기 운용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브라질국채를 원할 경우마다 토빈세를 내고 해당 채권을 사와야한다. 자기 운용이 가능하게 되면 스스로 매입했던 브라질 채권을 투자자에게 판매, 토빈세를 안 내도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