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6월 10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채준호 하나은행 골드클럽 도곡PB센터 지점장(사진)은 PB는 고객의 자산을 가족처럼 지켜주는 것이 본업이라는 생각이다. 진부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그게 롱런의 비결이다.채 지점장은 "우리는 고객에게 상품을 절대 푸시(Push)하지 않는다"며 "수익을 많이 내는 것은 PB 본연의 업무에서 비껴 있는 것으로, 고객의 자산을 보호하는 데 가장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자산가와 있었던 에피소드로 말문을 열었다. 이 고객은 100억 원(예시)의 자산을 예금으로만 뒀었는데 이 중 절반을 주식 투자에 넣겠다고 찾아왔단다. 채 지점장은 고객이 주식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점을 파악하고 말렸다. 뜻대로 되지 않자, 고객은 이 중 절반을 타 기관에 맡겼는데 이 곳에서 20% 가량 손실을 봤고 천천히 분산 투자를 진행한 채 지점장은 10% 이익을 냈다. 고객은 타 기관에서 자산을 빼 다시 하나은행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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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자신을 공격형 투자자라고 소개한 어떤 고객이 두 개의 상품에 가입했다. 한 곳에서는 30%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다른 상품에서 10% 손해를 봤다. 종합적으로는 이득을 봤지만 이 고객은 이익을 봤던 것은 잊어버리고 손실에만 신경을 쓸 수 있다. 본인이 리스크 회피 성향이 어떻다고 생각하든지 실질적으로 손해를 입었을 때 어떻게 반응할지는 본인도 모른다는 의미다.
채 지점장은 "PB가 실적이나 수익률에 욕심을 내지 않고 자산 관리를 해야 사고를 내지 않는다"며 "투자 경험에 기반해 리스크 감내 능력이 큰 고객이라는 점이 증명되면 공격적으로 상품을 짜지만, 그렇지 않은 고객에게는 함부로 상품을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모 증권사에서 지난해 30년 국채를 기관이 떠안지 않고 대부분 고객에 털어냈던 것이나, 최근까지 내부 판매 목표를 설정해 놓고 고객에게 브라질 국채 가입을 권장하는 등의 현상은 하나은행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브라질 국채는 헤알화 표시 채권인데 국내 고객은 달러가 아닌 원화로 산다. 환 위험이 큰데도 불구하고 투자 기간은 3년, 10년으로 길다. 이런 상품은 고려해야 하는 변수가 너무 많아서 대량으로 판매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게 채 지점장 의견이다.
고객에 따라 조심스럽게 상품을 권하긴 하지만, 채 지점장이 현 시점에서 추천하는 상품은 인덱스 펀드다. 한국 기업 실적과 미국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문제가 있지만 주식시장이 하반기에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고, 무엇보다 고객이 이해하기 쉬운 구조의 상품이기 때문이다. 특히 자산가들은 세금부담이 더 커졌기 때문에 비과세인 펀드에 관심을 갖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예금 금리는 세금을 모두 납부해야 하므로, 인덱스에서 5%만 수익을 내면 연 8%짜리 정기예금에 가입한 것과 동일한 효과가 난다. 펀드는 중간에 해약하고 다시 들어가도 되기 때문에 1년 동안 펀드에 5번 재가입해서 5%씩 수익을 봤다고 가정하면 연 금리 40%의 정기예금에 가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채 지점장 논리다.
채 지점장은 올해 초까지는 하이일드채권펀드도 꾸준히 밀었지만 이제는 신용 스프레드가 줄어들어 높은 차익을 실현하기 어려워졌다고 본다. 이에 따라 현재는 글로벌 채권과 고배당 주식, 리츠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투자하는 혼합형 펀드에 눈을 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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