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2Q 사실상 적자 STX조선 낮은 충당금 적립…충당금 추가적립시 적자전환
안경주 기자공개 2013-08-28 09:09:44
이 기사는 2013년 08월 13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익이 급감했다. 순이자마진(NIM)이 크게 줄면서 이자수익 등이 감소하고 지난해 은행 수익에 기여했던 하이닉스반도체 등 유가증권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구조조정 기업들의 부실채권을 대손충당금으로 대거 쌓고 부실을 털어 버린 것도 순익에 큰 타격이었다. 하지만 STX조선 등 부실채권에 대한 충당금 적립수준이 타행에 비해 낮아, 적자 결산을 겨우 면했다는 평가도 있다.◇ 같은 실사보고서, 다른 충당금 적립비율
우리은행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860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4.16% 감소했다. 분기 별로는 1분기 1920억 원, 2분기 1940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67.58%, 12.02% 감소했다.
순익이 감소한 것은 우리카드 분사로 NIM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NIM은 지난 1분기 2.15%였으나 2분기에는 1.75%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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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대손충당금 적립이 대거 반영되면서 순익 감소 폭이 컸다. 실제로 쌍용건설과 STX그룹에 빌려준 대출이 부실화되면서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에만 8755억 원(1분기 4231억 원, 2분기 4524억 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내년 초 민영화 매각을 앞두고 부실을 최대한 털어 내기 위해 대손충당금을 대폭 쌓으면서 순익에 큰 타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부실채권비율은 지난 1분기 1.98%에서 2분기 2.90%로 0.92%포인트 증가했다.
그러나 우리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타은행과 비교해 적정 수준인지는 미지수다. 예컨대 올해 상반기 기업 구조조정의 최대 이슈였던 STX조선해양에 대한 우리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23~24% 수준이다. 우리은행의 STX조선 익스포저 규모가 3400억 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820억 원 가량을 대손충당금으로 쌓은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당초 STX조선에 대한 채권손실율이 40%를 넘어 비슷한 수준에서 대손충당금을 쌓을 계획이었다"며 "하지만 산업은행이 회계법인을 통해 내놓은 정밀실사보고서의 미래 현금흐름 등을 감안할 때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낮췄다"고 말했다.
반면 STX조선에 여신이 있는 다른 은행들은 40~50% 수준의 대손충당금을 쌓은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정밀실사보고서를 기초로 했지만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STX조선에 대해 타행과 비슷한 수준으로 충당금을 쌓았다면, 우리은행은 800억~1000억 원 가량의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은행별 여신 기준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쌓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조선·해운업에 대한 우리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조금만 높아도 사실상 2분기 순익 감소 폭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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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PL커버리지 비율 84.2%…타은행 수준 유지시 '적자' 가능성도
우리은행의 순익 감소 가능성은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비율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NPL커버리지비율은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에 대비해 쌓아둔 대손충당금의 비율이다. 따라서 NPL커버리지비율이 낮을수록 부실채권에 대비해 쌓은 대손충당금의 규모가 작아 위험흡수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은행의 올해 2분기 말 NPL커버리지비율은 전분기 대비 40.2%포인트 낮아진 84.2%로, 2010년 이후 3년여 만에 처음으로 100%를 밑돌았다. 반면 주요 시중은행은 NPL커버리지비율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대체로 110~160%를 유지했다. 따라서 다른 은행과 비슷한 NPL커버리지비율(110% 기준)을 맞추기 위해선 최소 1300억 원 가량의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우리은행이 NPL커버리지비율을 전분기(124.4%)와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할 경우 1800억~2000억 원의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하는 만큼 사실상 2분기 당기순손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한 STX조선의 경우 구조조정에 따른 출자전환 이후에는 정상여신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등 부실채권비율이 시간이 흐르면서 정상 수준으로 돌아간다"며 "NPL커버리지비율이 올해 연말에는 타은행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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