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자산확대 후유증 하나은행과 경쟁차원서 몸집 불려…ROA 하락·건전성 악화
윤동희 기자공개 2013-08-28 09:08:36
이 기사는 2013년 08월 16일 11: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외환은행의 성장 정책에 적신호가 켜졌다. 하나금융 편입 후 하나은행 견제를 위해 몸집을 불렸지만 건전성은 물론 수익성까지 악화됐다.지난 2분기 기준 외환은행의 자산규모는 107조 4261억 원이다. 전년동기 대비 3%, 전분기 대비 6.9% 늘어난 규모다. 타 은행이 소극적으로 자산규모를 관리했던 것을 고려하면 공격적으로 외형을 확대한 셈이다.
외환은행이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은 하나금융지주에 공식적으로 인수된 지난해 초부터다. 윤용로 행장이 신년사를 통해 직접 밝히기도 했듯, 자산을 크게 늘린 것은 그룹 내부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기 위함이었다.
현재 은행 영업환경 특성상 대기업 대출은 늘릴 수 없기 때문에 외환은행이 집중적으로 늘린 자산군은 가계대출, 특히 모기지론이 많았다. 2분기 기준 가계대출과 모기지론 규모는 각각 22조 1180억 원, 14조 2095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8%, 12.5%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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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부문 연체율·NPL비율 상승
외환은행은 기업금융과 관련해서는 탄탄한 인프라가 갖춰졌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의 외형확대는 가계 부문에 치중돼있어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공격적으로 늘린 자산이 정작 은행의 건전성과 수익성을 해치고 있다.
가계 부문의 연체율과 부실채권비율은 올해 초부터 큰 폭으로 상승했다. 외환은행의 지난해 말 가계부문 연체율은 0.49%이었다가 지난 2분기 0.57% 포인트 오른 1.0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외환은행의 가계부문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0.33%였지만 지난 2분기 0.63%로 0.30% 포인트 올랐다.
가계 대출채권과 관련해 쌓아야 하는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외환은행의 지난 2분기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1019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9.6% 줄어들었다. 하지만 가계부문에서는 같은 기간 충당금적립 규모가 무려 79.4%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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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OA 최하위… 수익성 훼손
외환은행의 외형확대 전략의 더 큰 문제는 건전성 뿐 아니라 자산의 수익성마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초 외환은행의 총자산이익율(ROA)은 업계 최상이었다. 지난해 1분기 은행의 ROA는 1.22%였다. 자산을 늘리고 1년 반이 지난 2분기에는 0.31%까지 떨어졌다. 직전분기에는 0.12%를 기록해 업계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 외에 자본적정성을 따지는 BIS비율 또한 시중은행 중 최하위로 떨어졌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는 업계 상위권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BIS비율 또한 급격하게 떨어져 12.51%를 기록했다. 결국 성장정책에만 신경 쓴 탓에 수익성과 건전성은 물론 자본적정성까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정된 국내 시장에서 자체적으로 자산을 늘려 국민, 우리, 신한은행을 따라잡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이미 5년(독립경영) 후 하나은행과의 합병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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