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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銀, 실적 속에 감춰진 성장동력 '고민' 수익성·건전성 '선방'…대출 성장률·해외법인 실적 '주춤'

안경주 기자공개 2013-08-28 09:10:19

이 기사는 2013년 08월 20일 14: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상반기 국내 주요 은행들의 극심한 실적 부진 속에 신한은행은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경기 침체와 저금리가 계속된 데다 부실 대기업이 늘어나는 악재가 겹치면서 대다수 은행들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악화된 반면 신한은행은 선방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신한은행 내부에서의 시각은 오히려 냉정하다. 타 은행과 달리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면서 자칫 선두권 경쟁에서 언제든지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신한은행 고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신한은행의 실적 선방이 돋보였다고 하지만 내부에선 오히려 위기감이 존재한다"며 "국내 시장의 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뚜렷하게 찾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은경 2013 상반기-ROA 추이

◇ 타행 대비 수익성·건전성 '선방'

지난 상반기 기준 신한은행의 당기순이익은 6989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3.5% 하락했다. 경기 악화로 인해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비슷한 자산 규모인 국민은행(-65.63%), 우리은행(-54.16%) 등 타행에 비해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고은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업 부실에 따른 대손충당금도 전분기보다 줄어드었다"며 "꼼꼼하게 대출을 관리해온 덕에 손실을 줄이고 영업이익을 높이는 게 가능했다"고 말했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도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 2분기 ROA는 0.62%로 국민은행의 0.27%와 두 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자산건전성 역시 타행대비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다. 2분기 기준 신한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1.43%로 국민은행(1.92%), 우리은행(2.90%)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위험흡수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NPL커버리지비율도 신한은행은 139.03%를 기록해 국민은행(114.90%), 우리은행(84.20%)보다 양호한 상태다.

은경 2013 상반기-NIM 추이

◇ NIM·대출 성장률 하락

이 같은 실적 선방에도 불구하고 신한은행 내부에선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이자부문 수익이 감소하고 수수료 수익 등 비이자부문 수익도 줄어들고 있지만 뚜렷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 등을 나타내는 각종 지표를 봤을 때 신한은행의 성장이 점차 둔화되고 있다"며 "하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이자부문 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순이자마진(NIM) 감소세가 눈에 띈다. 신한은행의 NIM은 지난 2011년 2분기 이후 8분기 연속 하락했다. 이 기간동안 신한은행의 NIM은 0.51%포인트 떨어지면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보다 하락폭이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신한은행의 성장을 이끌던 대출(여신) 성장률도 둔화되면서 이자이익이 크게 줄었다. 신한은행의 2분기 대출 성장률은 0.88%로 국민은행(2.41%), 우리은행(2.49%), 하나은행(2.20%)와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2010년 이후 경쟁적으로 확대했던 소매금융(소호대출+가계대출)의 연체율은 증가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의 소호대출은 2010년 20조 원에서 올해 상반기 26조 4000억 원으로 32% 증가했다. 그러나 소호대출 연체율은 2011년 말 0.45%를 기록한 후 2012년 말 0.51%, 올해 상반기 0.53%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2011년 말 1.04%였으나 2012년 말 0.89%, 올해 상반기 0.72%로 하락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가계대출 연체율 역시 2010년 말 0.30%였으나 2011년 말 0.30%, 2012년 말 0.53%, 올해 상반기 0.64%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국내 금융 시장이 포화상태에 빠졌지만 여전히 대출 영업 중심 구조에서 탈피하지 못하면서 국내 경기가 악화돼 수익이 격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은경 2013 상반기-은행별 여신 증감률

◇ 해외법인 실적도 '주춤'…신성장동력 '고심'

신한은행이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뛰어든 해외시장 역시 순조롭지 못하다.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의 지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면서 '아시아 금융벨트' 구축에 나섰지만 아직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9개 해외법인 가운데 지난해 100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낸 곳은 아메리카신한은행(237억 원),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302억 원), 신한베트남은행(316억 원) 등 3곳에 불과했다. 캐나다신한은행은 5억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 역시 아메리카신한은행(140억 원)과 신한베트남은행(188억 원) 등 2곳만 100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올렸을 뿐이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 관계자는 "아직 진출 기간이 짧고 현지 금융당국의 규제 등으로 인해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신한은행의 경우 타 은행과 달리 새로운 성장동력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예컨대 하나은행만 하더라도 향후 외환은행과 합병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국민은행도 지주사 차원에서 우리투자증권 인수 등 비은행 부문 비중 확대를 꾀하면서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성장을 위해서는 인수합병(M&A) 등이 불가피하지만 신한은행은 타 은행에 비해 여의치 않다"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지 않으면 타 은행에 뒤쳐지면서 선두권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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