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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조 연기금 투자풀, 물밑경쟁 개시 삼성운용 연말 계약 만료...미래에셋·신한BNPP·한화·KB 등 준비

이상균 기자공개 2013-08-26 13:53:12

이 기사는 2013년 08월 23일 10: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3조 원에 달하는 연기금 투자풀(pool)의 주간운용사 자리를 놓고 증권사들이 물밑경쟁에 나서고 있다. 지난 12년간 주간운용사 자리를 맡아온 삼성자산운용과 기획재정부의 계약이 연말에 만료되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5~6곳의 자산운용사가 사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증권사 연기금 투자풀 TFT 구성

23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KB자산운용, NH-CA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 등이 연기금 투자풀 사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에는 이미 관련 TFT를 구성한 곳도 있다.

가장 의욕이 넘치는 곳으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꼽힌다. 지난해에도 연기금 투자 풀 주간운용사 선정경쟁에 나섰지만 한국투자신탁운용에 밀려 고배를 마신 전례가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함께 지난해 선정 경쟁에서 떨어진 KB자산운용도 유력한 후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웬만한 규모를 갖춘 자산운용사라면 대부분 연기금 투자풀 사업에 관심이 있다고 보면 된다"며 "한 번에 운용자산 규모를 10조 원 이상 늘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의 사업 공고 시기가 정확히 언제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과거 전례를 살펴보면 12월이 유력하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사실 기재부는 연기금 투자 풀의 관리감독을 맡고 있기 때문에 재계약을 해도 서류 한 장 주고받지 않는다"며 "아직 기재부로부터 공고 일정에 대해 전달받은 것도 없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자산운용은 재계약이 이뤄질 경우 향후 2년간 자금을 맡길 하위운용사 25~30곳을 선정하고 있다. 오는 9월이면 작업을 마치고 기재부에 명단을 제출할 예정이다. 주간운용사 선정을 위한 1차 관문이 시작되는 셈이다.

◇수익성 낮아…트랙레코드 기대

치열한 경쟁과 달리 연기금 투자 풀 사업이 높은 수익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주간운용사 몫으로 떨어지는 보수 수준이 상당히 낮다. 현재 삼성자산운용의 운용보수는 연간 6.5bp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경우 이보다 낮은 6.0bp다. 삼성자산운용이 13조 원을 운용해서 연간 벌어들이는 수입이 91억 원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삼성자산운용의 투자 풀 담당 인력은 18명 안팎이다. 이들 인력에 들어가는 비용 및 IT시스템 등을 감안하면 남는 게 별로 없다. 삼성자산운용의 운용자산이 10조 원 이상을 기록한 것도 겨우 3~4년 전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5조 원 대에 불과해 손익분기점(BEP)을 맞추기도 쉽지 않았다.

기재부는 총 18명으로 구성된 투자풀 운용위원회를 통해 연기금 투자풀 제도의 관리감독을 담당하고 있다. 각종 연기금 담당자를 만나 투자풀에 참여시키는 영업 및 마케팅은 모두 주간운용사가 맡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연기금 투자 풀 사업은 수익성 보다는 정부가 보증하는 사업에 참여해 트랙레코드를 쌓았다는 점을 우선시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평판 상승을 노릴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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