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 SK건설, SK에 운명 맡기나 손실 누적, 최창원 부회장 경영 손떼 …그룹 지원 사격 기대
길진홍 기자공개 2013-09-12 10:30:55
이 기사는 2013년 09월 11일 19: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창원 SK건설 부회장이 돌연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하고 지분을 내놓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건설에 대한 SK그룹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SK건설은 11일 "분위기 쇄신과 미래 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김창근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이사회 새 의장으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최창원 부회장은 의장직에서 물러난다. 최 부회장은 동시에 보유중인 SK건설 주식 132만5000주(약 564억 원)를 SK건설에 무상증여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최 부회장의 SK건설 지분은 9.61%에서 4%로 줄어든다. 최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SK케미칼 보유 지분을 더하면 29.42%가 된다. 지분이 일부 남아 있지만 이사회 의장직을 내놓으면서 사실상 SK건설에 대한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이에 따라 SK건설에 대한 경영은 당분간 SK그룹 주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커졌다. 최 회장을 대신해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김창근 의장 체제가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SK건설이 최 부회장의 손을 떠나 최태원 회장의 영향이 미치는 그룹으로 넘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최근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실적부진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SK건설은 올 상반기 사우디와 아랍에메리트 등 중동지역 손실로 대규모 영업적자를 봤다. 해외사업 부실로 상반기 누적 손실이 2088억 원에 달했다. 차입금 증가와 자본 결손으로 부채비율이 334%로 치솟았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외부자금 수혈이 절실했지만 사실상 그룹 지원이 끊기면서 고전했다. 원가율 상승과 금융비용 부담 증가로 영업적자-현금흐름 악화-외부차입 증가-영업적자의 악순환 고리가 이어졌다. 여기에 SK케미칼과 SK가스 등의 실적부진 여파까지 겹치면서 우회 지원에도 한계를 드러냈다.
업계에서는 최 부회장을 축으로 SK건설-SK케미칼-SK가스로 이어지는 계열분리 시나리오도 제기됐으나 물 건너 간 일이 돼버렸다. 당분간 최 부회장은 SK케미칼과 SK가스 경영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최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SK케미칼 보유의 SK건설 지분도 그룹 유상증자 등으로 희석될 가능성이 크다.
SK그룹 관계자는 "당장 SK건설에 대한 유상증자 등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다만 그룹차원에서 일부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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