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품에 안긴 SK건설, 재무구조 개선 언제? 중동 플랜트·미착공 PF 부실 심화…유상증자 등 자본확충 시급
길진홍 기자공개 2013-09-16 10:30:33
이 기사는 2013년 09월 13일 14: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은 실적부진 늪에 빠진 SK건설 정상화를 위해 어떤 밑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최창원 SK건설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그룹 주도의 SK건설 지원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시장에서는 최 부회장의 SK건설 이사장 사임에 이은 지분 축소로 그룹 영향력이 커지고 재무구조 개선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부실털기와 맞물려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본 확충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내년 잇따라 준공 예정인 중동 플랜트 현장과 국내 미착공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 처리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자본구조 취약...영업손실, 부채비율 상승
전문가들은 SK건설의 최대 약점으로 취약한 자본구조를 꼽는다. 6월 말 기준 SK건설의 자본총계는 1조1115억 원(자본금 1944억 원)이다. 시공능력 순위 10위 이내 대형 건설사 중 규모가 가장 작다. 대림산업과 무려 4조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시공능력이 한 단계 아래인 현대산업개발 자본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외형 대비 빈약한 자본금은 외부 충격에 그대로 노출됐다. 작은 충격에도 늘 가슴을 졸여야 했다. 임시방편으로 부채 성격이 강한 상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장부상 자본을 메웠지만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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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잇따른 영업적자로 재무구조가 급속히 나빠졌다. 상반기에 2087억 원의 손실을 보면서 자본감소가 일어났다. 차입금도 빠르게 늘고 있다. 올 들어서 불어난 장단기차입금이 4230억 원에 달한다. 자본감소에 이은 차입금 증가로 부채비율이 작년 말 대비 63%포인트 늘어난 343%에 달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매출채권 등 운전자본 부담과 영업손실 누적으로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본확충이 시급하지만 그룹 지원이 끊기다 시피하면서 구석으로 몰렸다.
상반기 어닝쇼크 주범인 해외사업은 아직도 목을 조르고 있다. 원가율 부담이 큰 사우디 와싯 가스개발프로젝트를 비롯한 아람에미리트(UAE) 르와이스 정유시설 확장 프로젝트 등이 내년 초 준공을 앞두고 있다.
공사대금 정산 과정에서 추가 손실이 불거질 경우 재무건전성이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최 부회장 스스로도 SK케미칼과 SK가스와 동시에 건설까지 챙기기에는 힘에 부쳤을 것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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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미착공 PF 8000억, 그룹 유동성 지원 나설듯
SK건설의 또 다른 골칫거리는 국내 미착공 프로젝트파이내닝(PF) 사업장이다. SK건설은 금융위기 이후 지급보증을 동반한 PF사업을 중단했지만 미착공 악성 사업장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6월 말 기준 SK건설의 PF 대출은 9525억 원이다. 이 가운데 미착공 PF 현장은 4곳으로 대출잔액이 8000억 원에 달한다. 대부분이 금융위기 이전 지급보증을 섰다가 사업이 멈춰선 곳이다.
SK건설은 아직 이들 현장에 대해 충당금을 본격적으로 쌓지 않았다. 장기 미착공으로 우발채무가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들이다. 금융비용 누적 등 운전자본 증가에 이어 손실 반영이 본격화 될 경우 재무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사실상 외부 자금 수혈 없이는 버티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장에서 그룹의 우회적인 지원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SK그룹은 이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당장 직접적인 자금 투입보다는 협업 차원에서 실적 개선을 꾀하는 구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SK그룹이 석유화학 플랜트 부문의 공종 노하우를 보유한 SK건설을 이대로 두고 보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단계적인 부실 축소와 맞물려 장기적으로 충당금 해소를 위한 자금 지원을 병행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SK홀딩스의 지분이 늘면서 SK건설이 그룹 계열사로 완전히 귀속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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