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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말레이시아에서 '태양광 1위'를 꿈꾸다 큐셀 말레이시아 공장 환골탈태...국제 태양광 패널분쟁에서 '무풍지대'

사이버자야(말레이시아)=김익환 기자공개 2013-09-16 10:28:13

이 기사는 2013년 09월 15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의 태양광산업에 대한 과감한 베팅에 업계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지난해 10월 한화그룹이 독일 태양광업체 큐셀을 인수한 시점이다.

태양광 업황은 뒷걸음질 치며 기업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큐셀의 생산기지 말레이시아 공장은 지난해 인수 당시 누적영업적자만 490억 원에 달했다. 최첨단 설비를 갖춘 말레이시아 공장이 매물로 나왔지만 어느 누구도 선뜻 인수하려 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일각에서는 한화그룹이 인수자로 나섰다는 사실을 놓고 '독배를 마시는 것'이란 반응까지 나왔다.

시장의 우려를 뒤로하고 인수한 지 1년.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남서쪽으로 33Km 거리에 위치한 사이버자야 큐셀 셸 공장을 지난 12일 찾았다. '말레이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사이버자야에는 IBM과 인텔, 모토로라 등이 진출해 있다. 밀림을 깎아내고 조성한 큐셀 공장부지의 면적은 축구장 32개를 붙인 크기와 맞먹는 7만 7000평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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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큐셀 말레이시아 공장 전경

◇ 독일산 최첨단 설비...가동률 90%, '가격, 중국 수준'

공장은 독일산 최첨단 설비로 운영된다. 곳곳에 자동화 로봇 설비가 배치돼 쉴 틈 없이 움직이고 있다. 3층 규모의 공장은 5단계 공정을 거쳐 태양광 셸을 생산한다. 우선 외부에서 들여온 웨이퍼에 대한 품질 검사를 거친다. 품질검사를 마친 웨이퍼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그 위에 전극 등을 코팅하는 작업을 거친다. 마지막으로 검사와 포장을 거쳐 외부에 판매할 준비를 마친다.

인상적인 것은 공장이 청결하다는 점이다. 반들반들한 레몬색 바닥과 작업인원의 하얀 작업복까지 티끌한점 묻어선 안 되는 셸 공정의 정수를 담아 놓은 듯했다.

큐셀 공장에선 좀처럼 사람을 보기 어렵다. 포장과 품질검사를 제외한 대부분 공정이 100% 무인 자동화로 작동되기 때문이다. 웨이퍼는 모두 천장에 붙은 자동화 설비를 통해 이동되며 작업인원은 터치스크린으로 작업을 진행한다.

태양광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중국은 이런 작업이 대부분 반자동으로 운영된다. 중국인 노동자가 웨이퍼를 '손에 쥐고 머리에 이고' 나른다. 중국의 저렴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공정 덕분에 판매원가를 줄여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큐셀 말레이시아 공장이 이런 중국을 위협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저렴한 노동력과 독일의 기술, 한화의 운영능력이 합쳐지면서 셸 생산원가는 이미 중국 공장 수준에 다다랐다. 현재 셸 생산가격은 2012년 10월 대비 53%나 줄었다. 반면 생산된 제품 가운데 불량품이 나올 확률은 0.0025%로 세계 최저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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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큐셀 말레이시아 공장 내부


유성준 한화큐셀 상무는 "한화그룹과 한화솔라원의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원자재 구매가격을 크게 낮춰 현재 중국 제품과 가격이 비슷하다"며 "원가를 낮췄지만 수율을 높였고 제품력도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독일 큐셀의 원년 멤버인 로버트 바우만 한화큐셀 기술 이사는 "한화그룹이 큐셀을 인수한 뒤부터 강한 모멘텀이 생겨났다"며 "한화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가격절감의 큰 영향을 미쳤고 수율도 높였다"고 말했다.

체질 개선은 성과로 이어졌다. 말레이시아 큐셀 공장은 연간 900MW규모의 태양광 셸을 생산할 수 있고 현재 90% 가동률을 나타내고 있다. 한화가 경영권을 인수하기 전 큐셀 공장의 가동률은 고작 30% 수준이었다.

인수 때 분기당 셸 판매량이 60MW 수준이었지만 지난 1분기에는 판매고가 150% 증가한 173MW까지 올라왔다. 일본 시장의 판매량은 2012년 11MW 였지만 올해 상반기 108MW로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가장 큰 시장인 유럽에서도 프리미엄 브랜드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 말레이시아, 태양광 생산기지로 최적합

유성준 상무는 말레이시아가 태양광 생산기지로 적격인 이유로 △ 영어·중국어·말레이시아어가 능한 숙련된 인력 △ 말레이시아 정부의 전폭적 지원 △ 태양광 무역분쟁의 무풍지대라는 점을 들었다.

말레이시아인은 3개 국어가 능하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금을 받는다. 아울러 말레이시아 정부는 해외기업이 현지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때 법인세 면제, 공장 부지 제공 등 파격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실제로 한화그룹이 큐셀을 인수할 때도 말레이시아 정부는 한화가 낮은 금리로 인수대금을 차입할 수 있게 지원했고 법인세도 면제해 줬다.

최근 EU-중국 간 태양광 패널 분쟁이 점화하면서 말레이시아는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위험요소를 회피해 갈 수 있는 최적의 생산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런 바탕아래 한화큐셀은 2014년 3000만 달러를 투자해 현재 900MW급의 생산능력을 1100MW급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 7만 7000평의 큐셀 공장 부지 가운데 7만 4000평 가량이 유휴 부지로 남아있다. 이 정도 면적이면 지금 규모의 큐셀 공장을 6개 더 지을 수 있다. 한화큐셀은 향후 시장 추이에 따라 공격적인 증설을 추진할 토대가 뒷받침돼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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