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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돌린' 한화그룹, 전열 재정비 파기 환송심 대응 착수..경영공백 장기화에도 대비

김익환 기자공개 2013-09-27 10:38:17

이 기사는 2013년 09월 26일 13: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법원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 대한 원심 선고를 파기환송하자 한화그룹도 한숨을 돌렸다. 한화그룹은 향후 파기항소심에서의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경영권 공백 장기화에도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한화그룹은 26일 파기 환송 판결에 대해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하고 아직 판결문을 받지 못했지만 향후 진행될 항소심에서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 4월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벌금 51억원을 선고받은 상태라 이번 파기환송 판결에 한화그룹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대법원은 김 회장의 혐의 가운데 부실계열사 차입금에 대한 부당지급보증, 부동산 저가 매각 부분에 대해선 재심리해야 한다는 취지로 파기환송 판결을 내렸다.배임액수가 중복 산정됐다는 취지로 대법원이 파기환송한 만큼 배임액 규모가 낮아지고 덩달아 감형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대법원은 경영상 판단에 따라 계열사에 지급보증을 비롯한 지원에 나섰다는 김 회장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항소심의 판단을 재확인한 셈이다.

한화그룹은 파기항소심에선 김 회장의 형량이 낮아질 여지가 있다고 보고 법무팀을 중심으로 판결문을 분석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이번 상고심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율촌·화우도 이번 파기환송 판결을 이끌어 내 계속 변호를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법적대응과 별도로 경영권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당분간 '비상경영위원회'가 경영 현안을 결정하는 기조는 유지할 계획이다.

지난 4월 한화그룹은 그룹 원로인 김연배 한화투자증권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홍기준 한화케미칼 부회장, 홍원기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사장, 최금암 그룹경영기획실장으로 구성된 비상경영위원회를 꾸렸다. 비상경영위원회는 김 회장이 복귀할 때까지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을 수행토록 했다. 내년 설비투자 계획과 내년 초 그룹인사도 비상경영위원회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상경영위원회의 한계도 드러나고 있다. 의사결정 속도가 더디고 과감한 결정을 내리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태양광 사업과 이라크 건설 사업에서도 현지 당국자와 교섭을 벌일 때마다 총수의 공백을 여실히 느낀다는 게 한화 측의 입장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와 경영 현안은 시간 싸움으로 제때 결정하고 투자해야 한다"며 "기업의 오너는 제때 결정을 내릴 수 있지만 의사결정기구는 적절한 타이밍 때 실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 까닭에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CSO)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오너 3세가 '조기등판'해 경영 공백을 메우지 않겠냐는 시각이다.

실제로 김동관 CSO는 2010년부터 한화 태양광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김동관 CSO는 지난 7월 한화큐셀 본사가 있는 독일로 출국해 현지에 상주하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동관 CSO는 해외 태양광 사업 마케팅 등에 주력하고 있다"며 "오너 3세 경영에 착수한다는 것은 억측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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