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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투자풀 선정, 4년전과 차이점은 운용성과·가격평가 배점 상승…운용 변동성 낮아야 유리

이상균 기자공개 2013-10-04 09:51:04

이 기사는 2013년 10월 01일 17: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기금 투자풀 사업 공고가 나오면서 자산운용사들이 제안서 작성에 한창이다. 특히 4년 전에 비해 평가배점에 미세한 차이가 생기면서 이 변화가 사업수주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데 여념이 없다. 올해 연기금 투자풀 사업의 평가기준은 과거에 비해 평가항목이 세분화되고 다양화된 것이 특징이다. 주간운용사 선정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잡음을 최대한 제거하겠다는 조달청의 의지로 해석된다.

◇운용성과 40점 배정, 가장 높아져

연기금 투자풀 사업이 2001년 시작한 이래 계약 갱신은 2005년과 2009년 두 차례 이뤄졌다. 모두 삼성자산운용이 재계약에 성공했다. 하지만 2009년과 2013년은 과거에 비해 차이가 크다. 2009년 연기금 투자풀 사업 규모는 5조 원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올해는 2배가 훨씬 넘는 13조 원에 달한다. 규모가 커진 만큼 4년 사이에 주간운용사 선정을 위한 평가 기준과 배점에도 미세한 차이가 생겼다.

우선 2009년과 2013년 평가는 정량평가와 정성평가의 배점이 3:7로 동일했다. 다만 2009년에는 1차 정량평가로 지원업체를 가려낸 뒤 2차에 정성평가를 실시한 반면 이번에는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를 한 번에 실시해 주간운용사를 선정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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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량평가를 살펴보면 재무안전성에 배정된 10점은 2009년과 2013년 모두 동일하다. 세부항목인 영업용 순자본비율 3점, 총자산 순이익률 3점, 자기자본비율 4점 역시 같다. 운용자산 항목에 배점된 20점도 같다.

하지만 세부항목을 살펴보면 변화가 있다. 우선 총순자산 3년 평균의 경우 10점에서 8점으로 감소했다. 반면 총순자산 3년 증가율은 7점에서 8점으로, 유형별 순자산 하한선 초과여부는 유형별 순자산 분산도라는 명칭으로 바뀌면서 점수도 3점에서 4점으로 높아졌다. 이중 유형별 순자산 분산도는 ∑(3년간 분기별 유형간 순자산비중 표준편차)을 12로 나눠 계산한다. 다양한 유형의 펀드를 운용할수록 점수가 높아지는 항목이다.

배점이 가장 높아진 부문은 운용성과다. 30점에서 40점으로 올랐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위험조정성과가 20점에서 30점으로 대폭 상승했다는 점이다. 위험조정성과란 수정샤프비율이라고 불리는데 수익률을 변동성으로 나눠 계산하는 것이 골자다.

일례로 A펀드와 B펀드가 수익률 10%를 기록했는데 A펀드는 변동성이 1%인 반면 B펀드는 2%라고 할 때 수정샤프비율은 A펀드가 10, B펀드는 5라는 계산이 나온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난 3년간 똑같은 성과를 기록해도 주식형과 채권형, MMF펀드의 변동성이 적은 자산운용사가 더 유리해진다"며 "연기금 입장에서 변동성은 리스크의 상승과 직결돼 가장 기피하는 항목"이라고 설명했다.

인적자원 배점도 변화가 컸다. 표면적으로 보면 40점에서 30점으로 비중이 줄었지만 세부 항목은 2개에서 4개로 늘었다. 2009년에는 집합투자자산운용사 업계경력가중 총 인원수와 자사경력가중 총 인원수에 각각 20점이 배정됐다. 올해는 운용관련 인원수 10점, 운영관련 업계 경력 가중인원수 10점, 1인당 운용펀드 수 5점, 1인당 운용설정 원본 5점으로 나눠졌다.

이중 새롭게 신설된 1인당 운용펀드 수와 원본 항목을 눈여겨볼만 하다. 이는 1인당 운용펀드 규모가 작을수록 점수가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수율 5bp까지 떨어질 가능성

연기금투자풀 정성평가

정성평가를 살펴보면 운용보수율에 배정된 15점은 2009년과 2013년 모두 동일하다. 하지만 2009년 5점이던 운용보수율 제시 배점이 2013년에는 10점으로 2배 늘어났다. 반면 운용보수율 적정성 검토는 10점에서 5점으로 축소됐다. 이는 운용보수율을 낮게 제시할수록 더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4년 전에는 보수율을 굳이 낮추지 않아도 적정성을 잘 설명하면 점수를 딸 수 있었지만 이제는 어려워졌다"며 "일단 보수율을 낮추고 보자는 자산운용사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투자풀 펀드 상품 수요파악 및 기금지원은 25점으로 모두 같았다. 세부항목에 배정된 상품수요파악 10점과 연기금에 대한 지원 15점도 동일했다.

투자풀 펀드관리 능력 항목도 변화가 컸다. 배점은 60점으로 같았지만 평가항목이 7개에서 10개로 세분화됐다. 이중 투자풀 운영조직과 전문인력은 10점에서 15점으로 높아졌다. 세부 항목도 신설돼 투자계획과 투자실행은 각각 5점, 평가프로세스와 위험관리는 각각 2.5점이 부여됐다. 투자풀 펀드 관리계획 및 관리능력 항목에도 35점이 배정됐다.

여기에는 투자계획과 투자실행이 각각 10점으로 이전에 비해 3점이 올랐다. 반면 위험관리는 9점에서 8점으로 하락했고 평가프로세스는 7점을 같았다. 10점이 배정됐던 하위운용사 관리방안 항목은 이번에 사라지고 투자풀 운용조직의 내부통제(10점) 항목으로 흡수됐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결론적으로 인적자원 구성보다 운용성과에 대한 중요성이 더 강조된 것으로 보인다"며 "보수율 인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5bp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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