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11월 04일 16: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타임월드가 한화그룹 '백기사'를 자청하고 나섰다. 태양광 사업을 이끌고 있는 한화케미칼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전량 매입하며 지원사격에 나선데다 양호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한화갤러리아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화타임월드는 한화케미칼이 보유 중이던 한화생명 지분 1520만4166주(1.75%) 전량을 매입키로 결정했다. 매입 가격은 31일 종가(7100원) 기준으로 총 1079억4958만 원이다.
한화타임월드 관계자는 "한화생명 주식이 상당히 저평가되어 있는 상황에서 투자의 목적으로 매입을 결정하게 된 것"이라며 "한화타임월드는 현금유동성이 풍부한 회사"라고 설명했다. 한화타임월드는 매입대금 1079억 원 중 500억 원은 내부 유보자금을 활용하고 나머지 597억 원은 외부에서 조달할 예정이다.
관련업계에서는 한화타임월드가 탁월한 현금 유동성을 바탕으로 계열사 지원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타임월드는 2012년 말 기준 현금성자산이 556억 원에 이른다. 2011년 10억 원 규모의 장기부채를 모두 상환한 이후, 2013년 반기말 기준 차입금이 '0원'을 기록했다. 또한 매년 300억 원에서 400억 원 수준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유지해 왔다. 2011년과 2012년 개별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각각 416억 원 361억 원을 기록했다.
앞서 한화타임월드는 7월 동백점을 이랜드리테일에 556억 원에 매각하며 500억 원 대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조달 예정인 외부자금 579억 원은 동백점 매각대금(400억 원)과 영업 수익을 통해 상환, 차입 부담을 줄여가겠다는 계산이다.
즉 알짜 현금을 들고 있는 한화타임월드가 투자금 마련에 분주한 한화케미칼의 '백기사'가 된 셈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각 주체) 한화케미칼은 매각 가능한 유형자산을 대부분 처분하며 유동성 확보에 안간힘을 쓰던 상황"이라며 "앞서 1700만 주의 한화생명 주식을 매각하며 1319억 원을 마련했으며 이번에 한화생명 주식을 전략 현금화 시켰다"고 설명했다. 앞서 블록세일 과정에서 한화생명의 주가가 급락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계열사에 안정적으로 매각해 시장에 미칠 영향도 최소화시켰다는 설명이다.
한화생명 지분을 쥐고 있던 한화케미칼은 태양광 사업 등 전방위 투자로 재무여력이 크게 악화된 상황이다. 한화케미칼의 상반기 말 부채비율은 185%를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차입금은 5조5498억 원으로 매년 증가추세에 있다. 이에 따라 한화케미칼은 장교빌딩과 소공동 한화빌딩을 매각하며 자금을 확충하고, 보유하고 있던 계열사 지분을 순차적으로 매각해왔다.
한화타임월드의 계열사 지원은 '갤러리아 매각설'을 방어하는 효과도 낳았다. 태양광 사업 지원으로 그룹 차원에서 한화갤러리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시장의 단골로 등장했다
IB업계의 관계자는 "투자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계열사에 자금 지원을 하는 구조"라며 "앞서 한화케미칼은 부동산을 한화생명에 매각하는 등 그룹내에서 주요 자산과 지분을 이동시키며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우회 방법으로 태양광 사업에 현금을 지원하며, 유통계열사의 현금 창출력을 증명하는 동시에 그룹 내 입지가 재조명 받았다는 설명이다.
한편 한화타임월드는 지분 69.45%를 한화갤러리아가 보유하고 있으며, 알짜 점포로 꼽히는 대전 타임월드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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