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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자산운용사 진검승부 펼친다 국민주택기금·고용보험기금·산재보험기금 18조원 운용사 선정

이상균 기자공개 2013-11-07 13:45:00

이 기사는 2013년 11월 05일 10: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기금 투자풀 주간운용사 선정 경쟁이 완료되면서 이제 관심은 내년 초로 쏠리고 있다. 국민주택기금과 고용보험기금, 산재보험기금 등이 20조 원에 달하는 자금을 위탁할 주간운용사 선정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복수의 주간운용사를 선정하는 기존 방식을 바꾸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1월 관련 공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에도 참여자격 부여할까

우선 이들 3개 기금의 규모는 연기금 투자풀(13조 원)과 비교해 크게 뒤지지 않는다. 작년 12월말 기준 고용노동부가 관리하는 고용보험기금은 4조8549억 원, 산재보험기금은 6조5842억 원으로 총 11조 원이 넘는다. 국토교통부의 국민주택기금은 7조~8조 원 규모인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큰 장점은 주간운용사가 접촉해야 할 대상이 고용노동부와 국토교통부 등 각각 1곳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연기금 투자풀이 총 60여개의 기금으로 이뤄진 것에 비해 훨씬 적다. 주간운용사 입장에서는 그만큼 마케팅 비용이 적게 나가고 관리가 더 수월해진다.

기금별로 눈여겨볼만한 관전 포인트도 있다. 고용노동부의 운용 방식은 여러 증권사에게 주간운용사 자격을 준 뒤, 이들이 개별적으로 자산운용사를 선정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법인영업부 관계자는 "고용노동부 담당자가 자산운용사 관계자들을 직접 만날 경우 구설수에 오를 수 있기 때문에 만남을 극도로 자제한다"며 "어쩔 수 없이 만날 때에도 증권사 관계자들을 대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의 경우 연기금 투자풀 주간운용사에게도 입찰 참여 자격을 부여할지 여부가 관심사다. 현재 국민주택기금 중 약 3조 원은 연기금 투자풀 주간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에 맡겨진 상태다.

만약 삼성자산운용과 제2 주간운용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에게도 입찰 기회를 열어놓는다면 삼성자산운용에 맡겨놓은 자금을 대부분 회수해 재분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렇게 되면 위탁 규모가 총 8조 원으로 불어나게 된다.

◇삼성운용을 피해라...눈치작전 예상

다수의 자산운용사들은 이미 사업 참여를 위해 관련 준비에 열중하고 있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곳은 삼성자산운용이다. 이미 12년간 연기금 투자풀 사업을 맡아오면서 관련 경험을 갖춘 인력이 40여명에 육박한다. 트랙레코드도 가장 풍부하다는 평이다.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재 자산운용사 중에서 주간운용사 경험을 갖춘 인력을 40명 이상 보유한 곳은 삼성자산운용이 유일하다"며 "현재 삼성자산운용의 인력 풀은 10조 원 이상의 주간운용사를 추가해도 큰 무리가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행보도 관심사다. 일단 이 회사는 국민주택기금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내부방침을 정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연기금 투자풀 주간운용사에 좀 더 주력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고용노동부 사업에 대해서는 아직 입장정리를 하지 못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이미 올해 중순부터 많은 자산운용사가 국민주택기금 관련 TFT를 구성해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우리가 뛰어들기에는 시기적으로 늦은 상태"라며 "다만 고용노동부는 구체적인 공고 계획이 나온 이후 경영진이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과 연기금 투자풀 사업을 놓고 겨뤘던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도 유력한 후보다. 이들 자산운용사는 주간운용사 경쟁에서는 떨어졌지만 조달청 입찰시스템을 미리 경험하는 수확을 거뒀다. 이중에서도 업계에서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적극성이 가장 돋보인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주력상품인 봉쥬르차이나 펀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수탁고 증가를 통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연기금 투자풀 사업을 미리 포기하고 내년 1월을 준비해온 미래에셋자산운용도 거론된다. 자산운용사 법인영업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연기금 투자풀 제2 주간운용사 경쟁에서 떨어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이번 주간운용사 선정경쟁에서 떨어졌다면 부담이 컸을 것"이라며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리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점수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판단해 미리 방향을 바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이유 때문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내년 1월 쏟아질 사업에 올인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고 덧붙였다.

우리자산운용도 후보로 꼽힌다. 이 회사는 2009년 연기금 투자풀 주간운용사 선정경쟁에 뛰어든 전례가 있다. 다만 국민주택기금의 수탁은행이 같은 계열사인 우리은행이기 때문에 고용노동부 사업 참여만 가능한 상태다.

한화자산운용도 다크호스로 거론된다. 강신우 한화자산운용 대표는 직전 직장인 한국투자신탁운용 시절 연기금 투자풀 사업에 도전장을 던진 경험이 있다. 당시 강 대표는 기술평가장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PT)을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변수는 삼성자산운용이 어느 사업에 올인 할지 여부다. 이들 기금의 위탁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자산운용사 1곳이 독점하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결국 가장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삼성자산운용이 어느 사업에 지원할지를 놓고 여타 자산운용사 간에 치열한 눈치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삼성자산운용과 최대한 피하는 게 대부분 자산운용사의 전략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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