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 유증 앞두고 잇딴 사모채 '왜?' 공모채 상환 전후, 유동성 관리…증자 실패 시 추가조달 가능성
황철 기자공개 2013-12-02 07:31:00
이 기사는 2013년 11월 28일 16: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앞두고 매달 수백억 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발행하고 있다.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등 차입금을 사모사채 발행 자금으로 상환하고 유상증자 전까지 필요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사모사채는 2000억 원의 유상증자가 성공리에 이루어지면 조기상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사모사채를 발행하면서 일정 기간 경과 후 조기 상환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을 붙였다.
그러나 유상증자의 성공을 현 시점에서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증자를 두고 최대 주주인 쉰들러와 갈등의 골이 깊고 자본시장에서 신인도도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유상증자에 성공한다손치더라도 내년 파생상품계약 관련 손실의 정산 시점이 몰려 있고 영업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추가적인 자금조달에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 한 달 사이 두 차례, 총 450억원 조달..콜 옵션 부여
현대엘리베이터는 20일 사모사채 150억 원 어치를 찍었다. 지난달 28일 300억 원 어치의 사모채를 찍은 지 채 한 달도 안돼 추가 조달에 나섰다. 만기 3년물로 금리는 4.714%를 나타냈다. 대표주관은 IBK투자증권이 맡았다.
이번 발행물 금리는 지난달 동일 만기 채권(4.390%)보다 약 32bp 가량 높아졌다. A- 회사채 크레딧 스프레드가 확대된 탓이다. A- 등급 평가수익률은 최근 한달 사이 50bp 가량 올랐다.
현대엘리베이터 사모사채에는 6개월 뒤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붙어 있다. 이번 발행물은 내년 5월 21일 콜 옵션(call option)을 행사할 수 있다. 지난 10월 발행한 사모채는 내년 4월 28일 조기상환일을 맞는다.
이번 사모사채 발행은 최근 만기도래한 공모채에 대한 차환 성격이 강하다. 현대엘리베이터는 11월 8일 만기도래한 28회차 채권 1000억 원을 현금으로 갚았다. 당시 A급 시장 수요 위축으로 공모 회사채 발행 여건이 좋지 않았다.
현대상선의 신용리스크 부각 등 그룹의 대외 신인도 역시 크게 떨어져 있었다.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원하는 금리에 투자자를 모집하기 어려웠던 상황이다. 공모채 차환 발행에 대한 태핑(tapping)조차 시도하지 않았던 이유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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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도래 공모채 상환은 자체자금과 지난달 28일 발행한 300억 원을 이용해 막았다. 하지만 가용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이 많지 않아 사모사채를 추가 발행해 유동성 보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현대엘리베이터의 9월말 현금성자산은 1886억 원이었다. 이달 공모채 상환 후에는 약 1000억 원 안팎으로 현금이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파생계약 손실 정산과 현대상선 등 계열사 출자 등에 지속적으로 현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어 유동성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 유상증자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시장성 조달을 더 늘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 파생계약 정산 부담, 쉽지 않은 유상증자 성공 여부…추가 차입 관건
현대엘리베이터는 최근 2175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연결 기준 290% 가까이 급증한 부채비율을 축소하고 내년에 몰린 파생계약 정산에 대비하는 차원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상선 경영권 강화를 위해 지분 취득과 우호지분 확보 등에 대규모 자금을 유출해 왔다. 재무적 투자자와 현대상선 주식을 기초로 주식스왑과 풋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최근 현대상선의 주가 급락으로 파생상품 차액 정산 부담이 커지고 있다.
유상증자 후 자금이 남을 경우 사모사채에 붙은 콜 옵션을 행사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그룹 순환출자 구조의 핵심에 있는 기업으로서 향후 발생할 자금수요에 대비해 유동성을 비축해 둘 공산이 더 크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에서 대주주인 쉰들러홀딩스와 갈등을 빚고 있어 목표한 대로 자금을 유치할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6월 820억 원, 969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당시에도 최대주주와 소송을 벌이는 등 진통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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