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풍낙엽 삼성주 ELS, 4000억 녹인구간 진입 삼성전기·엔지니어링·증권 주가, 3년전比 50% 이상 하락
이상균 기자공개 2013-12-12 14:20:32
이 기사는 2013년 12월 10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2011년 상반기에 삼성계열사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ELS 투자자들로부터 항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이미 삼성계열사 주가가 반 토막이 나 녹인(원금손실 발생기준 가격) 구간에 진입한 상태인데 내년 만기상환을 앞두고도 주가가 좀처럼 반등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손실이 확정되는데 뾰족한 방도가 보이질 않으니 답답한 노릇이다."최근 만난 강남지역 증권사 PB센터장의 말이다. 지난 2011년 상반기에 삼성계열사라는 믿음으로 ELS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쓰린 속을 부여잡고 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삼성계열사 주가가 이 기간 동안 대폭 하락한 탁이다. 이중에는 녹인 구간에 이미 진입한 ELS가 상당수다. 이들 ELS의 만기는 내년 1~6월에 돌아온다. 이들 종목의 주가가 반등하지 않는다면 투자 손실률은 최소 50% 이상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손실 예상액 삼성증권 2600억원·삼성전기 1200억원
삼성그룹주 중에서 최근 3년간 주가 하락폭이 가장 컸던 종목은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증권, 삼성전기 등이다. 이들 3개 종목은 2011년 상반기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기록하며 주가도 연일 최고가를 경신했다.
좋은 실적에 삼성이라는 프리미엄이 붙으면서 ELS 시장에서도 투자자들의 호응이 높았다. 동양증권에 따르면 2011년 1월부터 6월까지 삼성전기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ELS는 2846억 원이 발행됐다. 삼성증권 ELS는 2099억 원, 삼성엔지니어링 ELS는 422억 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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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더벨이 이들 3개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ELS를 분석해 본 결과, 최소 4200억 원 이상이 녹인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기의 주가흐름을 살펴보면 2011년 1월 13만 원대로 시작해 2월11일에는 3년래 최고치인 13만8000원을 찍었다. 2월말까지는 13만 원대를 유지했지만 3월부터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3~4월에는 11만 원대. 5~6월에는 9만 원대까지 무너졌다. 2011년 8월26일에는 5만9200원으로 3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3년래 최고치에서 최저치까지 주가가 폭락하는데 걸린 시간은 고작 6개월이다.
삼성전기 주가는 이후 2년간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면서 조정기간을 거쳤다. 한때 10만 원대 이상을 회복하기도 했지만 지난해 5월 이후로는 꾸준히 주가가 하락하면서 9일 기준 7만7200원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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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인 기준을 55로 가정하고 2011년 8월 26일에 기록한 3년래 최저치 5만9200원을 대입하면 10만7636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즉 삼성전기의 주가가 이보다 더 높은 시기에 ELS 기초자산으로 활용됐다면 녹인에 진입했다는 얘기다. 2011년 1월부터 4월까지 삼성전기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해 발행한 모든 ELS가 여기에 해당한다. 상반기 전체 발행액의 90.1%를 차지하며 금액으로는 2565억 원이다. 증권사들은 삼성전기가 최고점을 찍었던 2월에 ELS를 가장 많이 발행한 뒤 주가가 하락한 후에는 오히려 발행량을 줄였다.
삼성증권은 삼성전기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2011년 1월21일에 3년래 최고가인 9만7172원을 기록했지만 9만 원대에 머문 기간은 채 한 달도 되지 않았다. 3월 중순 7만원 중반 대까지 떨어진 이후에는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했다. 6월말에는 7만원 후반 대까지 반등했다. 3년래 최저치는 2011년 10월7일에 기록한 4만3502원이다. 이후에도 주가가 5만원 후반에서 6만원 초반 대까지 오르긴 했지만 그 기간은 한두 달에 그쳤다. 9일 기준 주가는 4만4300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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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래 최저 주가인 4만3502원에 녹인 55를 적용할 경우 7만9000원이 된다. 2월 중순부터 3월 중순, 5월말부터 7월초까지 발행된 ELS의 최초 기준가가 7만9000원을 넘었다. 이 시기에 발행된 약 900억 원 규모의 ELS를 제거할 경우 나머지 1200억 원가량이 녹인에 진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현재 주가가 최초기준가 대비 50% 이상 낮은 4만 원대에 불과해 만기가 돌아올 경우 원금 대비 손실율은 50%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가 추세라면 손실액 2000억원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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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악의 주가 흐름을 보인 종목은 삼성엔지니어링이다. 발행 규모는 422억 원으로 작은 편에 속하지만 주가 하락 폭이 가장 컸다. 건설경기 불황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주가는 3년 전에 비해 처참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1년 1월 18만 원대에서 시작해 6월에는 25만 원대로 꾸준한 상승을 기록했다. 같은 해 7월22일에는 28만1000원으로 3년래 최고치를 찍었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단 한 번의 상승도 없이 계속해서 하락했다. 9일 기준 주가는 5만9900원이다. 2011년 상반기에 발행된 422억 원은 전액 녹인에 진입한 상태다. 손실률은 원금 대비 최소 70%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ELS가 녹인에 진입해도 이후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시키면 원금에 일정 수준의 쿠폰수익률을 더해 상환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삼성계열사의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녹인을 친 이후에도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시킬 만큼 주가가 회복되지 않았다. 주가가 반등에 성공한 경우에도 그 기간이 너무 짧았다. 오히려 현재 주가가 2011년 상반기에 비해 50% 가까이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녹인에 들어간 4200억 원 중 실제 손실금액은 2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지역의 증권사 지점장은 "삼성이란 브랜드를 믿고 투자했다가 거액의 손실을 본 사례"라며 "지난 3년간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삼성그룹주 중 주가가 상승한 종목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계열사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ELS는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 대부분이 발행했다"며 "이번 ELS 녹인 진입으로 종목형 ELS에 대한 거부감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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