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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철수' 한국GM, 북미 수출은 70% 급증 GM '쉐보레' 유럽 철수..판매감소 만회 '활로' 역할 주목

양정우 기자공개 2013-12-12 08:13:27

이 기사는 2013년 12월 10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GM이 올 들어 북미 지역에 수출한 물량이 지난해보다 70%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제너럴모터스(GM)가 쉐보레 브랜드를 유럽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하면서 한국GM의 수출 물량 감소가 불가피한 가운데 북미 시장이 활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까지 한국GM의 북미 수출량은 총 11만 8776대로, 지난해 동기 6만 9811대보다 70.1% 늘어났다. 70%에 달하는 수출 증가율은 이례적인 성장세다. 같은 기간 한국GM의 전체 수출량(52만 2476대)은 오히려 1.7% 감소했다.

현대·기아자동차와 르노삼성 등 국내 주요 완성차업체와 비교하면 한국GM의 북미 수출 성장세가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현대차는 올 들어 10월까지 북미 시장에 총 32만 6191대를 수출했다. 지난해보다 오히려 8.1% 감소했다. 기아차는 제자리 걸음을 걸었다. 북미 수출량은 2.1% 늘어난 31만 8096대를 기록했다. 르노삼성은 49.5%나 급감하는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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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수출량이 급격히 증가한 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트랙스' 수출량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쉐보레 마크를 달고 판매되는 트랙스는 유럽에서 오펠의 모카, 북미에서는 뷰익의 앙코르라는 이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트랙스는 대부분 한국GM의 부평 공장에서 생산돼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다.

GM 등 미국 완성차업체가 올해 북미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아온 것도 한 몫을 했다. GM은 지난 3분기 북미 자동차 판매량을 전년 동기보다 6.5% 늘리는 데 성공했다. 특히 쉐보레는 12개 분기 연속으로 판매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쉐보레의 3분기 미국 판매량은 4.2% 증가했다.

트랙스가 북미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건 한국GM에게 더할 나위 없는 희소식이다. 현재 한국GM은 수출량 감소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GM이 오는 2015년까지 쉐보레 브랜드를 유럽에서 철수하겠다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유럽에 공급되는 쉐보레 차량의 90%를 생산하고 있는 한국GM으로서는 생산량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GM이 생산량 감소라는 거대한 흐름을 뒤집기는 사실상 힘들다는 데 이견이 없다. 다만 북미 시장이 유럽 철수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는 쿠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GM은 북미 시장에 대한 수출을 계속해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와 같은 폭발적인 성장은 어렵겠지만 성장 추세를 유지할 수 있는 여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유럽 시장에서 판매했던 트랙스(유럽명 모카) 물량(올해 1~10월 5만 7303대)을 북미로 돌리는 물량 조정도 하나의 방법으로 꼽힌다. 한국GM 관계자는 "부평 공장 가동률이 100%에 근접해 트랙스의 북미 수출량을 지금처럼 늘릴 수는 없지만 전체 성장 기조는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북미 수출량을 지속적으로 늘리기 위해서는 신규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증권사 연구원은 "유럽 수출 물량을 미국으로 돌릴 수도 있지만, 크루즈와 같이 미국 쉐보레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어 물량 조정이 불가능한 모델도 있다"며 "유럽 철수를 마무리할 때까지 북미 수출량을 늘리려면 라인 증설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북미 수출량 급증이 올해에만 국한된 일시적인 호재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국GM에게는 수천억 원에 달하는 라인 증설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GM이 한국의 통상임금 이슈와 관련해 불만을 드러내면서 한국GM이 자금 지원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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