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들러-현대증권 노조, 현대엘리 압박 '의기투합?' 현대엘리 이사 상대 손배訴 ·청구 동시 제기..사전협의 없인 불가능
김장환 기자공개 2013-12-23 08:37:05
이 기사는 2013년 12월 20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증권 노동조합이 현대엘리베이터 이사진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소송 안건이 며칠 전 현대엘리베이터 2대주주인 쉰들러홀딩아게(이하 쉰들러)가 문제 제기한 내용과 비슷해 주목된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양측의 사전 협의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 노동조합은 지난 5일 한상호 현대엘리베이터 대표에게 "과거 파생상품계약 체결 당시 이사들에 대해 '선관의무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해달라"며 공문을 보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NH농협증권, 대신증권과 체결한 파생상품계약 만기가 도래해 회사에 손실이 발생했다는 점을 문제로 삼았다.
현대증권 노조는 이사진이 직접 파생상품계약의 검토와 논의, 결의를 진행했던 만큼 손실 책임 또한 이들에게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두 건의 파생상품계약 당시 이사진에는 현정은 회장을 비롯해 한상호 대표이사, 진정호 본부장 등이 포함돼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당시 파생상품계약 만기에 현금정산을 해주면서 수백억 원대 손실을 입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증권 노조는 "한 대표가 공문을 접수한 후 30일 이내에 이사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직접 행동에 나서겠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한 대표 역시 파생상품계약에 의결권을 행사한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었다는 점에 비춰 볼 때 노조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떨어진다.
이 때문에 노조가 '상법상 주주대표 소송'에 직접 들어가기 위해 공식적인 사전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현대증권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4.9%를 보유한 주요주주다. 법인 특수관계자 중에서는 현대로지스틱스(24.1%)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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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 노조의 이 같은 움직임은 현대엘리베이터 2대주주인 쉰들러가 보인 행보와 맥을 함께 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쉰들러는 현대증권 노조가 공문을 보내기 불과 3일 전 현대엘리베이터 감사위원회를 상대로 비슷한 내용의 청구를 제기했다.
양측에서 요구하는 소송의 범위는 다르지만 내용 자체는 대동소이하다. 쉰들러는 2011년~2013년까지 맺은 파생상품계약으로 인해 회사가 입은 손실 책임이 이사진에게 있으니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 역시 30일 이내에 조치가 없을 경우 주요주주로서 직접 이사진을 상대로 법적인 소송 절차에 들어가겠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쉰들러의 소송 준비는 현대엘리베이터가 금융당국에 제출했던 증권신고서를 정정공시하면서 공론화됐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175억 원대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금감원에 관련 증권신고서를 지난 2일 제출했다. 이후 금감원이 정정공시를 요구하면서 특수관계인을 대상으로 한 소송 등의 내용까지 새롭게 포함됐다.
이전까지는 쉰들러가 소송 준비에 들어갔다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쉰들러와 현대증권 노조가 이번 소송 준비를 위해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았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내외적으로 알려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양측이 크게 차이가 없는 청구를 비슷한 시점에 제기했다는 점 때문이다. 이를 보면 쉰들러의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향후 현대증권 노조가 '우군'으로 함께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쉰들러 측 대리인은 "파생상품이 워낙 잘 알려진 소송이었기 때문에 현대증권 노조가 소액주주로서 뛰어들 게 된 것"이라며 "이번 소송 준비 역시 사전에 협의가 있었던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현대증권 노조 관계자는 "관련 내용은 잘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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