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12월 30일 07: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까지 공모형 PF 사업의 무산 소식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는 지난주 총사업비 6조 원이 넘는 청라국제업무타운 개발사업의 민간출자사에게 사업협약 해지를 통보했다. LH공사와 민간사업자가 사업계획 변경을 두고 결국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이 사업은 파국으로 치달았다.이 사업에 참여한 10곳의 건설사들은 휴지조각이 된 주식만 잔뜩 떠안게 됐다. 외국계출자사로부터 떠안은 지분 규모는 3000억 원 가량이다. 각 건설사들은 수백억 원에 달하는 손실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사업 무산의 귀책사유에 따라 손실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올해 들어 유난히 굵직한 공모형 PF 사업의 무산 소식이 잦았다. 단군이래 최대규모의 사업이라는 수식어가 빠지지 않던 31조 원 규모의 용산 역세권 개발사업이 무너지는가 하면 은평 알파로스 개발사업과 광교 에코힐 파워센터 개발사업도 모두 올해 무산됐다. 이쯤되면 공모형 PF의 구조조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덩달아 사업에 참여한 건설사들도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가뜩이나 SOC예산 감축과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먹거리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온 가운데 공모형 PF 사업 무산에 따른 손실까지 겹치면서 영업적자를 내는 경우도 허다하다. 대형건설사들이야 버틸 체력이라도 있지만 중소형건설사들에게는 치명적이다.
뾰족한 대책이 없는 한 공모형 PF 사업의 무산 소식은 내년에도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경기가 활황이던 2006~2008년 본격 추진돼 한 때 전국에서 35개의 공모형 PF 사업(120조 원)이 추진됐으나 마무리 되거나 정상적으로 진행 중인 사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올해 11월 기준 총 27개(77조 원) 공모형 PF사업 대다수가 여전히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
대표적으로 총 사업비 1조 원이 넘는 광명역세권 복합단지 개발사업도 무산 위기에 처했다. 민간출자사 가운데 일부가 국토교통부(옛 국토해양부)의 조정결과를 사업협약에 반영하는 변경협약 체결을 거부하면서다. 남은 민간출자사들은 변경협약 체결을 거부하는 출자사들의 지분을 떠안고 사업을 진행할 것인지 사업을 포기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공모형 PF 사업의 부실 뇌관이 잇따라 터지면서 건설사들의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 업황악화로 인해 공모형 PF 무산에 따른 손실을 감당할 여력이 점차 줄고 있어서다. 특히 대다수의 사업이 부동산 호황기때 비싸게 주고 샀던 땅값 탓에 사업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마땅한 정상화 방안 마련조차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정부 차원의 대책은 미흡하다. 무산 위기에 직면한 공모형 PF 사업 조정에 나섰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애초부터 강제성 없는 조정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해왔다. 더이상 공모형 PF 사업의 무산으로 인한 건설업계의 피해를 키우지 않으려면 업계의 의견이 반영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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