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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건설업 키워드]악성 해외사업 준공 '양날의 칼'②저가수주 현장 완공, 턴어라운드 기대…'체인지 오더' 변수

길진홍 기자공개 2014-01-08 08:45:00

[편집자주]

건설업계가 중동발 어닝쇼크 충격을 딛고 생존을 위한 변화를 모색 중이다. 해외 건설사업 원가 관리를 강화하고, 조직을 재정비하는 등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체질개선 노력과 맞물려 구조조정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대규모 손실반영으로 실적개선 기대감이 넘쳐나지만 일감기근과 신용위험 확대, 해외 악성 현장 준공 등은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이 기사는 2014년 01월 02일 11: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업계는 올해 해외 악성 현장 준공을 앞두고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흘러나오고 있다. 수익성 개선에 발목을 잡던 해외 부실 위험 해소와 맞물려 흑자전환을 점치는 장미빛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아직 넘어야 할 산이 하나 남았다. 해외 공사를 안정적으로 마무리짓고, 밀린 대금을 회수해야 한다.

특히 악성 현장이 몰려 있는 중동 발주처와 체인지 오더(Change Order) 협상 갈등은 여전히 시한폭탄으로 남아 있다.

◇중동 플랜트 준공 봇물…40곳, 365억 달러 규모

해외 건설 중동 수주 현홍(2009년~2011년)
(자료: 해외건설협회)

국내 건설업체가 금융위기 이후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동안 따낸 해외사업은 1798억 달러에 달한다. 대부분이 중동에서 따낸 물량이다. 특히 과당경쟁이 심했던 플랜트 공사 수주액이 전체의 76%에 달한다.

당시 해외 진출이 두드러졌던 주요 대형 건설사 10곳의 수주총계는 1257억 달러로 추산된다. 비교적 공사기간이 짧은 토목과 건축, 발전 등의 사업이 마무리된 가운데 플랜트 등 대형 프로젝트 준공을 앞두고 있다.

대형 건설사 해외 건설 수주 현황(2009~2011년
(자료: 해외건설협회, 하청 제외)

2014년 한 해 동안 87개 현장에서 560억 달러(수주액 기준) 규모의 공사가 마무리 된다.

건설사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년간 해외에서 따낸 물량의 절반 가까이가 올해 준공을 앞두고 있는 셈이다. 업체당 평균 56억 달러의 준공 사업장을 안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공사 종류별로는 플랜트 현장이 압도적으로 많다. 준공 예정 사업장 89%가 대형 플랜트사업으로 채워져 있다. 과당경쟁이 치열했던 중동의 플랜트 물량은 40곳, 365억 달러로 추산된다.

업체별로는 2013년 1조 원 이상의 적자를 낸 삼성엔지니어링이 100억 달러(15곳)로 가장 많았다. 원가 상승 부담이 컸던 사우디 샤이바 NGL 패키지 1~4번(수주액 27억 5863만 달러) 현장이 2014년 3월부터 순차적으로 준공일자가 도래한다. 사우디 마덴 알루미나 리파이너리(1억 780만 달러)와 와싯 가스전 개발 패키지 2번(5억 8937만 달러) 공사도 연초 준공 예정이다.

해외 준공 사업장 2014년 비중
(2009년~2011년 해외 수주 사업장 기준, 하청 제외)

2013년 해외사업 부실이 컸던 GS건설과 SK건설도 올해 준공 물량이 각각 92억 달러(11곳)와 46억 달러(7곳)에 달했다.

GS건설은 대표적인 저가 사업장으로 꼽히는 중동 사업장 2곳이 준공을 맞는다. UAE 루와이스 정유공장 확장공사 패키지 2번(31억 949만 달러)과 UAE 타크리어 통합 파이프라인 프로젝트 2단계(6억 2312만 달러) 등의 준공이 상반기 예정돼 있다.

SK건설도 사우디 아람코사가 발주한 와싯 가스 개발 프로젝트 패키지1·3·4번(19억1736만 달러) 준공을 앞두고 있다. UAE 루와이스 정유시설 확장프로젝트 패키지 1번(21억 5028만 달러)도 공사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밖에 대림산업(67억 달러, 10곳), 두산중공업 (62억 달러, 4곳), 대우건설 (60억 달러, 11곳), 현대건설 (45억 달러, 10곳), 삼성물산 (42억 달러, 7곳), 현대엔지니어링(32억 달러, 7곳), 포스코건설 (10억 달러, 4곳) 등이 해외 현장 준공을 앞두고 있다.

2014년 대형 건설사 해외 준공 사업장
(2009년~2011년 해외 수주 사업장 기준, 하청 제외)

◇사업 불투명성 해소…체인지 오더 과제

올해 잇따른 해외 대규모 사업 준공은 건설업계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건설 부실 오명을 벗고, 사업 불투명성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악성 사업장 준공과 맞물려 마진율이 높은 현장 매출 인식이 본격화되면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SK건설 등은 2013년 해외 현장에 대규모 충당금을 쌓았다. 해외 현장 준공을 전후해 이전 모습을 되찾을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선제적인 손실 반영으로 상반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준공 리스크'다. 발주처에 요청한 체인지 오더 승인이 지연되거나 예기치 못한 돌발 변수로 준공이 지연될 경우 손실이 불가피하다. 특히 조 단위 초대형 플랜트 현장 준공이 임박하면서, 원가 상승을 압박하고 있다. 잠재 부실이 노출되는 순간 턴어라운드 시점이 멀어지고, 또다시 암흑기를 보내야 한다.

해외 악성 사업장 준공으로 더는 손실을 쌓을 곳이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시장 전반에 클린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피난처가 사라졌다. 올해 저가 수주 현장 준공이 몰리면서 공사대금 회수와 실적개선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악성 해외 현장에서 공사대금 회수가 당초 계획과 어긋날 경우 손실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며 "대규모 현장 준공 성과가 올해 실적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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