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건설업 키워드]'생존 모드' 지배구조가 바뀐다④그룹 지원 본격화…합병·분할 등 소유구조 변화 가능성
이효범 기자공개 2014-01-14 08:10:00
[편집자주]
건설업계가 중동발 어닝쇼크 충격을 딛고 생존을 위한 변화를 모색 중이다. 해외 건설사업 원가 관리를 강화하고, 조직을 재정비하는 등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체질개선 노력과 맞물려 구조조정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대규모 손실반영으로 실적개선 기대감이 넘쳐나지만 일감기근과 신용위험 확대, 해외 악성 현장 준공 등은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이 기사는 2014년 01월 02일 11: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업계는 올해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 것으로 예상된다. 현금흐름 창출력 저하로 신시장 개척이 과제로 떠오르면서 '생존'과 '성장'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을 전망이다.그룹사들은 특히 계열 건설사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본 확충에 필사적으로 매달릴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와 주식연계채권 발행,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자금 수혈이 본격화 될 가능성이 크다. 자본 확충 과정에서 지분 확대로 지배구조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올 초 시행 예정인 일감몰아주기 금지법도 건설사 지배구조에 변화를 몰고 올 변수로 꼽힌다. 그룹사를 중심으로 증여세를 피하기 위한 사업구조 재편과 총수일가 지분 축소 노력이 이어질 전망이다.
◇'어닝쇼크' GS건설·삼성엔지 지배구조 변할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건설사들은 국내 주택부문에서 줄어든 일감을 해외사업으로 메웠다. 단기간 내 일감 확보처가 해외에 집중되면서 저가수주와 인력 부족 등의 부작용이 발생했고, 부실로 이어졌다.
해외사업 부실은 현금흐름, 부채비율 등의 재무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는 결과를 낳았고, 생존을 위한 자본 확충이 화두로 떠올랐다. 금융시장 자금조달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그룹 차원의 계열 건설사 지원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GS건설은 지난해 1조 원 안팎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극심한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어닝쇼크를 기록한 다른 대형 건설사와 달리 그룹 지원은 본격화되지 않고 있다. 그만큼 버틸 체력이 있다는 얘기가 된다.
대주주 지배력이 강해 그룹 차원의 지원이 쉽지 않은 점도 한 요인이다. GS건설은 최대주주가 허창수 그룹회장(지분율 11.8%)으로 동생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을 비롯한 일가가 29%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오너일가 소유 기업으로 그룹 계열구조에서 한 발 비켜서 있다. 다만 해외사업으로 인한 영업적자 지속될 경우 그룹 지원과 맞물려 형제간 지분 소유구조에 일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아직 논의하기는 이른 시점이지만 GS건설의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될 경우 그룹 지원이 이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도 형제간 지분 소유구조에도 적잖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그룹 관계사인 삼성물산은 지난해 삼성엔지니어링 어닝쇼크 직후 주가가 폭락하자 지분을 본격적으로 사들였다. 잇따른 지분 매입으로 제일모직에 이어 삼성엔지니어링 2대주주(7.81%)로 올라섰다.
지속적인 매수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합병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해외 대형프로젝트 수행 능력이 부족한 삼성물산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영업력과 공사 수행 능력으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이어 오너일가 지분 상속 과정에서 경쟁을 최소화하고, 성장 가능한 관계로 거듭나기 위해 계열분리가 불가피 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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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몰아주기 금지법 시행…현대엠코·대림산업 변화 주목
올해 시행 예정인 일감몰아주기 금지법은 건설사 지배구조에 상당한 영항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감몰아주기 규제는 총수 일가 지분율이 '상장사 30% 이상, 비상장사 20% 이상'인 계열사에 적용된다.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거래 규모를 줄이거나 총수일가 지분을 낮출 수밖에 없다.
대림산업은 일감몰아주기 금지법으로 변화가 예상되는 건설사 중 하나다. 대림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대림코퍼레이션이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그룹 자체에 적잖은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대림코퍼레이션은 대림산업의 지분 21.7%를 보유,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있다. 주요사업은 계열사인 대림산업과 여천NCC가 생산하는 석유화학제품을 판매하고 원재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매출액 비중은 석유화학부문이 87%, 해운물류가 12%를 차지한다.
일감몰아주기 금지법이 시행되면 내부 매출 비중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림코퍼레이션의 안정적인 수익기반이 흔들릴 경우 대림그룹 전체 지배구조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업계는 대림코퍼레이션이 대림산업의 석유화학부문을 인수하는 등 우회적인 방법으로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내 거래되는 유화사업을 대림코퍼레이션이 인수하면 내부거래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대림코퍼레이션 기업 가치도 오르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현대엠코도 일감몰아주기 금지법 시행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말 기준 현대엠코의 총수일가 지분은 35%로 내부거래 비중이 60%를 넘는다. 일감몰아주기 금지법이 시행되면 그룹사 물량 확보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엠코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그룹 공사 공백을 메워줄 신사업 확대가 절실하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현대건설과 현대엠코 간 주택부문 양수도 등 합병과 분할 가능성 등이 제기된다.
예컨대 현대엠코가 현대건설의 주택부문을 양수할 경우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할 수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주택사업부문을 현대엠코에 양도할 경우 대주주인 총수 일가 지분율이 35%에서 21%까지 감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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