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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제약사업 분사 '다목적 카드'? '리베이트 리스크' 고려…중장기 매각 수순 가능성도

장소희 기자공개 2014-02-12 08:19:45

이 기사는 2014년 02월 11일 13: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는 4월 분사를 앞둔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가 수십억대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면서 일각에서 제기했던 제약사업부 독립의 이유가 재조명 받고 있다.

전문제약사 키우기라는 명분 외에 리베이트 문제까지 고려해 '분사'라는 다목적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향후 언제 또 발생할지 모를 리베이트 리스크가 그룹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분사에 이어 매각까지 추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전담수사반은 지난 10일 의사들에게 수십억대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전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문장과 제약사업부문 상무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번에 기소된 CJ제일제당 관계자들은 지난 2010년 병·의원 의료인 21명에게 총 33억 4400만 원가량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리베이트 사건이 CJ그룹과 CJ제일제당이 가장 우려했던 사안인 것으로 보고 있다. 제약사업부가 독립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도 사실상 리베이트 사건이 그룹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9월 CJ그룹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제약사업부 매각이나 분사 등 독립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사실 제약사업부 독립은 이미 몇 해 전부터 내부적으로는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익 기여도도 높지 않은데 리베이트 등으로 정부와 검찰의 감시를 지속적으로 받아야 한다는 측면에서 CJ그룹이 부담을 느껴온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미 오래전부터 제약사업부 독립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CJ제일제당이 본격적으로 독립방법을 고민하던 시점도 리베이트 수사시점과 맞아 떨어진다. 지난 2012년 말 정부당국의 수사선상에 오른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월 다른 2곳의 제약사들과 함께 경찰에 리베이트 사실이 적발됐다. 이후 검찰의 기소가 이뤄지기 전까지 내부적으로 제약사업부 독립안이 결정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9월경 매각설이 나돌자 분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CJ제일제당이 분사를 거쳐 매각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도 하고 있다. 현재의 계획대로 제약사업부가 CJ제일제당의 100% 자회사 상태에 머물 경우 향후 발생할 리스크를 함께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리베이트 사건의 특성상 언제 어디서 리베이트가 이뤄질지 알 수 없고 정부당국의 감시도 이전보다 심해진 상황이라 사업부로 남아있을 때 만큼은 아니지만 관련 리스크가 여전히 골칫덩이가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리베이트 적발에 따른 정식 기소는 이번이 처음일지 몰라도 이미 업계에 만연하고 있는 리베이트를 완전히 근절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이런 리스크를 완전히 떨쳐내기 위해서는 분사만으로는 부족한 점이 있고 향후 매각까지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CJ그룹이 당분간 제약사업부를 CJ제일제당의 자회사로 두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이재현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돼 가뜩이나 그룹의 이미지 개선이 필요한 상황에서 리베이트에 의한 그룹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사업부를 매각하는 모습은 좋게 비칠리 없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제약사업을 매각하는데 초점을 맞출 수 있겠지만 당분간은 분사 후 자회사 형태로 사업 재정비에 나설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약사업부 분사 후 매각과 관련해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현재 분사를 추진하는 것 이외에 결정된 사항은 없고 앞서 매각과 관련한 입장은 공시를 통해 전달한 것과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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