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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重 수빅, 고부가 선박 수주의 의미 [thebell note]

강철 기자공개 2014-04-17 10:34:0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15일 07: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중공업이 최근 30만 톤급 초대형 원유운반선 수주에 성공했다. 수주액 8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수주다. 한진중공업이 초대형 원유운반선을 수주한 건 1937년 회사 설립 후 처음이다.

수주를 이끌어 낸 주인공은 한진중공업의 필리핀 생산기지인 수빅조선소다. 수빅조선소는 2009년 완공 이후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등 일반 상선을 중심으로 수주를 진행해왔으나 이번 수주로 초대형 유조선까지 영역을 확대하게 됐다.

수빅조선소의 대형 수주는 한진중공업에게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일반 상선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은 초대형 선박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는 한진중공업이 향후 조선 부문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는 발판을 구축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수빅조선소는 한진중공업이 야심차게 추진한 신성장동력 사업이다. 부산 영도조선소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한진중공업은 2006년 수빅조선소를 설립하고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까지 수빅조선소에 투입한 금액만 1조 3000억 원이 넘는다.

그러나 수빅조선소는 현재까지 만족할 만한 수준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조선 경기 침체가 적잖은 영향을 미친 부분이 있으나 근본적인 이유는 기술과 영업의 한계로 인한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의 부재다.

이번 수주를 시발점으로 수빅조선소가 향후 해양플랜트 등의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서 적극적인 수주 활동에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해양플랜트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한 보다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했으면 한다. 이는 한진중공업이 수빅조선소를 설립한 궁극적인 목적이기도 하다.

가장 중점을 둬야 하는 부분은 설계, 엔지니어링을 비롯한 기술 역량의 확보다. 수빅조선소는 지난해부터 초대형 LNG선, 드릴십,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등의 선종 개발에 나서고 있으나 아직은 청사진을 제시하는 단계에 머물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진중공업이 지난해 말부터 선박 및 해양플랜트 설계 자회사인 한진중티엠에스 키우기에 나선 것은 긍정적이다.

이와 함께 수빅조선소의 재무건전성 제고를 통해 영업망 확대와 기술 개발에 필요한 자금 조달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2015년을 목표로 검토 중인 수빅조선소의 해외 증시 상장이 원만하게 성사될 수 있도록 출자전환 등 추가적인 재무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한진중공업이 최근 부산 암남동 부지와 R&D센터, 서울 남영동 사옥의 매각을 추진한 것도 궁극적으로는 수빅조선소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유동성 확보 목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다.

한진중공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수빅조선소의 순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수빅조선소는 한진중공업의 미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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