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구조조정 대상 해외법인은? 태국 타이녹스·베트남 포스코VST 거론…신규 가동법인 조기 안정화 추진
이 기사는 2014년 06월 05일 09: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가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강력한 구조조정을 신경영전략의 화두로 제시하면서 해외 계열사 중 어느 법인이 구조조정 대상이 될 지 관심이 쏠린다. 포스코는 2016년까지 모든 해외 생산법인의 흑자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유력한 구조조정 대상으로는 태국 타이녹스, 베트남 포스코VST, 중국 스테인레스 강판 업체들이 꼽힌다. 이들 업체는 고부가가치 강종의 글로벌 생산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것과 달리 최근까지 적자를 거듭하며 포스코의 전체 수익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 태국 타이녹스 구조조정 1순위
구조조정 대상 1순위로 꼽히는 해외법인은 태국 포스코타이녹스(이하 타이녹스)다. 포스코는 고부가가치 스테인리스 부문의 글로벌 생산체제 구축의 일환으로 2011년 약 6170억 원을 투입해 타이녹스를 인수했다. 태국에서 유일하게 스테인리스 생산설비를 갖춘 타이녹스는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냉연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할 거점이었다.
그러나 타이녹스는 포스코에 편입된 2011년 105억 원, 2012년 55억 원, 지난해 102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3년째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경기 침체로 스테인리스 강판에 대한 수요가 둔화된 탓이다. 일각에서는 동남아시아 스테인리스 시장에 대한 정확한 분석 없이 냉연 사업 확장에만 치중한 것이 부실의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타이녹스의 실적 악화에 따른 주가 하락은 지분 85%를 가지고 있는 포스코의 투자손실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포스코의 종속기업 및 관계기업 투자손상차손은 2358억 원으로 이 중 1605억 원이 타이녹스에서 발생했다. 태국 증시에 상장되어 있는 타이녹스의 주가가 2013년 초 주당 2바트(THB)에서 지난해 말 1바트 초반까지 떨어진 탓이다. 인수 이후 지난해 말까지 타이녹스에서만 2700억 원의 손상차손이 발생했다.
타이녹스의 향후 실적 개선 전망은 밝지 않다. 태국 정부가 해외 스테인리스 제품에 대한 반덤핑(AD)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고, 이에 따라 일본, 대만, 중국 등 경쟁업체들의 스테인리스 제품 공급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경쟁업체들의 공급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경우 현재 43% 수준인 타이녹스의 시장 점유율 하락은 불가피하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타이녹스의 흑자전환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는 가운데 타이녹스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조정을 통해 전임 회장 시절의 실패한 인수합병(M&A) 사례라는 이미지를 개선하고, 열악해지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수익 모델을 발굴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할 거란 관측이다.
경영권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지분만 보유하고, 나머지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 꼽히고 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지난달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우량한 계열사라도 경영권 유지에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계열사 지분은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타이녹스 지분 30~35%를 매각해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고, 손상차손 규모를 줄일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포스코는 2012년 12월 지분 10%를 매각해 약 370억 원을 확보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권오준 회장이 지난달 초 타이녹스를 직접 방문한 배경에는 구조조정에 앞서 실제로 회사를 둘러보기 위한 뜻이 숨어있을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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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관계자는 "올해 들어 해외 스테인리스 법인에 대한 적극적인 수익성 개선 활동을 실시했고, 타이녹스의 경우 지난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며 "타이녹스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은 없는 상태이며, 권오준 회장이 타이녹스를 방문한 것은 동남아시아 주요 생산법인 시찰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 베트남 포스코VST·중국 스테인레스 강판업체도 대상
베트남,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생산법인의 구조조정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표적으로 베트남의 포스코VST, 중국의 스테인레스 강판업체 등이 꼽힌다. 이들 법인 역시 냉연 사업의 글로벌 기반 구축을 위해 설립됐으나 최근까지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포스코 VST는 포스코에 편입된 2010년 이후 지난해까지 4년 연속으로 적자를 내고 있다. 2010년 96억 원, 2011년 107억 원, 2012년 310억 원, 2013년 241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누적 적자 규모는 755억 원에 달한다.
포스코는 2009년 베트남 스테인리스 회사인 ASC를 인수한 후 사명을 지금의 포스코VST로 변경했다. 생산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현지 스테인리스 시장에서 폭넓은 판매망을 확보하고 있어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인수 직후 증설 투자를 통해 8만 톤 수준이던 연간 생산 능력을 30만 톤으로 늘렸다.
그러나 경기 침체 여파로 동남아시아 스테인리스 시장이 위축된데다 원재료인 니켈의 가격이 급락하면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됐고, 이는 실적의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스테인리스 열연 공급처의 중심이 동남아시아에서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는 점은 포스코VST의 실적 개선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포스코VST의 적자 기조가 길어지면서 냉연강판 계열사인 포스코베트남(POSCO-Vietnam), 선재 제조법인인 VPS(VSC-POSCO Steel) 등 베트남의 다른 계열사들도 매출 증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베트남에서 고급 냉연에서부터 형강·철근까지 이어지는 종합 철강생산 기지를 구축하려 했던 포스코의 계획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잉여 열연강판의 새로운 공급처로 베트남을 선정하고 M&A와 현지법인 설립 등을 통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으나 중국, 일본, 유럽 등의 경쟁사들도 공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하면서 판매량과 단가 모두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며 "베트남의 경우 포스코VST 뿐만이 아닌 다른 생산, 판매 법인도 모두 구조조정 대상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스테인리스 강판 생산의 거점인 장가항법인(Zhangjiagang Pohang Stainless)과 광동성법인(Guangdong Pohang Stainless), 청도법인(Qingdao Pohang Stainless)도 2012년까지 각각 790억 원, 210억 원, 174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그러나 포스코가 최근 증설을 통해 장가항법인의 스테인리스 및 냉연강판의 생산능력을 각각 90만 톤, 110만 톤으로 늘렸고, 포항공장 가동 중단 시 장가항법인을 동남아시아 지역의 냉연강판 공급 기지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CGL에 대한 큰 폭의 구조조정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중국 CGL법인들은 지난해 판매 물량 증대에 힘입어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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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규 가동법인 조기 정상화로 수익성 제고
포스코는 지난 1월 본격적인 쇳물 생산을 시작한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Krakatau Posco)와 이번달 가동을 앞두고 있는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냉연공장(Maharashtra Posco)의 조기 정상화를 통해 해외법인의 수익성 제고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크라카타우포스코의 첫 성적표는 신통치 않았다. 지난 1분기 영업손실 520억 원, 순손실 75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1월 출선구에서 쇳물이 새는 사고로 인해 정상적인 조업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매출원가가 크게 늘어난 탓이다.
문제는 적자 기조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포스코가 크라카타우포스코의 가동률이 100%에 근접했다고 밝혔으나 실질적으로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인도네시아 내수 시장 외에는 현재까지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걸림돌이다.
연산 180만 톤의 냉연강판을 생산하게 될 마하라슈트라 냉연공장 역시 생산체제와 영업망이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자동차 제조사 인증 획득, 양산품질 안정화 등의 이슈가 걸려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현지 인력 채용 증대와 조업 기술력 향상, 인접 지역에서의 원료 소싱 비중을 높이는 등 원가 절감 노력을 최대한 기울일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전사 차원에서의 지원 위원회(Supporting Committee)를 구성해 신규 가동 법인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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