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차입금 감축 천명..아직은 공염불 [상반기 Big Issuer 분석]투자부담 상존…역대 최대 조달 가능성
황철 기자공개 2014-06-20 14:22:35
이 기사는 2014년 06월 17일 17: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제철이 공모 회사채 발행에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제3고로 완공 후 적극적인 차입금 상환 의지를 드러냈지만 조달 시장에서는 정반대의 행보를 걷고 있다.현대제철은 상반기에만 8000억 원의 공모 회사채를 찍었다. 지난해 연간 발행액 8600억 원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이같은 추세라면 사모사채 포함 전년 조달액 1조2100억 원을 넘어 역대 최대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제철은 대규모 투자 일단락과 함께 자금 회수 실적을 끌어올려 차입금 상환에 나설 것이라고 대외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제3고로 가동 초기 상당 수준의 운전자본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보여 실제 잉여 자금 창출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1조 원 규모의 특수강 투자와 연간 6000억 원대의 경상적 투자비용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 의미 있는 수준의 차입금 감축이 쉽지 않을 전망.
지난해 현대하이스코 냉연강판 부문 합병으로 늘어난 순차입금도 재무레버리지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제3고로 가동, 현금창출력은 개선됐지만..운전자본 부담 지속
현대제철은 올해 상반기 8000억 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1월과 5월 4000억 원짜리 빅 딜(big deal)을 잇따라 성사했다. 비금융 일반 기업 중 NH농협금융지주, LG전자, 한국남부발전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규모다.
당초 3000억 원씩의 공모를 추진했지만 수요예측에서 기관 투자자의 환대를 받아 증액 발행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후광과 국내 최대 전기로 제강사이자 포스코에 이은 2위 일관제철사라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신용평가업계에서도 봉형강, 열연강판, 후판, 냉연강판까지 시장지위가 높은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는 데 후한 점수를 줬다. 제품생산의 수직계열화 구축과 범현대계열에 기반한 사업 안정성도 신용도를 받치고 있다. 신용평가업계로부터 사업 항목에 있어 AA급 이상의 높은 평점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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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재무적인 측면에서는 약점이 많다. 에비타(EBITDA) 마진율을 제외하고는 각종 재무항목 평점에서 A~BBB 등급 수준의 신용도를 인정받고 있을 뿐이다. 특히 순차입금/OCF(총영업활동현금흐름), 순차입금의존도 등 재무레버리지 비율은 BBB급에 머물러 있다.
현대제철의 3월말 현재 순차입금은 12조1679억 원에 달한다. 2009년말 4조3755억 원보다 4년여만에 거의 3배 이상 폭증했다. 대규모 일관투자와 시황 저하에 따른 운전자본 부담 증가가 겹친 탓이다. 지난해 현대하이스코의 냉연강판 부문 합병도 차입금 증가에 한몫을 했다.
재무개선이 더뎌질 경우 현재 신용등급(AA)이 위태로울 수도 있는 상황. 현대제철이 지난해 연말 제 3고로 투자 완료 후 차입금 감축 의지를 공식적으로 드러낸 것도 이 때문이다. 제 3고로는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총 9.5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됐다.
◇ 재무레버리지 축소, 신용 관리 당면 과제
일단 고로 투자 완료에 따른 자본적 지출 감소와 상업 가동 후 현금창출력 확대 등의 전망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현대제철의 기대만큼 재무개선의 성과를 얻기에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제3고로 상업가동은 공급 우위로 변한 철강시장에서 당분간 운전자본 부담의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따른 현금흐름 저하가 차입금 축소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연간 5000억~6000억 원 수준의 경상적 투자와 내년까지 총 1조 원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특수강 투자도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당분간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외부조달 확대 가능성이 더 큰 상황.
현대제철은 지난해 공모채 8600억 원, 사모사채 3500억 원 등 총 1조2100억 원의 채권을 발행했다. 앞으로 상반기와 같은 대형 조달을 지속할 경우 연내 발행액은 전년을 뛰어넘어 역대 최대 수준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
증권업계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철강시황 저하와 재무부담 확대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대형 철강사가 공통적으로 직면한 문제"라며 "상시적 자본 투자가 필요한 업종이어서 시황 회복이 가시화하지 않는 이상 재무레버리지 확대에 따른 신용등급 압박 요인을 해소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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