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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IT 효율화 작업 추진 ICT 비용절감 계획안..납품사 쳐내기, 영세업체들 '불안'

김장환 기자공개 2014-07-11 08:58:25

이 기사는 2014년 07월 10일 08: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가 'IT 효율화'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권오준 회장이 들어선 이후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다양한 조직개편을 구상하던 과정에서 결정된 사안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ICT에 프로그램을 납품하는 수십개 협력사들은 '적신호'가 켜졌다. 사용 중단이 결정되면 최대 고객사를 잃게 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계열사 포스코ICT로부터 공급받고 있는 다수 전산시스템 프로그램들의 사용 빈도 및 활용도 조사를 최근 벌이고 있다. 전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닌 전산, 회계 등 관련 부서원들을 상대로 한 조사다.

사용 빈도 조사를 벌이기 시작한 이유는 활용도가 떨어지는 프로그램 공급을 중단하기 위한 목적이다. 일례로 직원들의 PC에 기본적으로 깔게 되는 다양한 소프트웨어들에서 실제 사용되는 경우가 많지 않는 프로그램은 납품이 중단될 수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와 포스코ICT를 대상으로 지난 3월부터 활용도 조사를 시작했다"며 "많이 활용되지 않는 시스템이더라도 관리 비용이 크게 들어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IT슬림화'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기본적으로 IT 효율화는 어떤 기업이나 때마다 실시할 수 있는 방편이다. 시간이 지나 기존 사용하던 프로그램들이 '구식'이 됐을 경우 이를 교체해줄 필요성이 있다. 과거에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현재 활용하기 좋은 신규 소프트웨어도 생길 수 있다. 때문에 지속적으로 새롭게 IT 시스템들을 교체해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다만 현재 포스코가 진행 중인 IT 효율화 작업은 협력업체들을 솎아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활용도를 떠나 납품사들 중에서 대체가 용이한 프로그램을 공급하면서도 유지·관리·보수 비용이 과도하게 높은 곳들을 교체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목적이 숨겨져 있는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상당수 협력사들이 포스코의 IT 효율화 작업에 따른 비용 절감 계획서를 포스코ICT에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고, 일부는 최근 납품 대상자에서 빠졌다"며 "이중에서도 활용도가 높은 프로그램도 있었다는 점을 보면, 공급 비용이 더 낮은 곳으로 교체하기 위한 절차로 보인다"고 전했다.

포스코가 이 같은 형식의 IT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게 된 것은 권 회장 부임 직후 각 그룹 계열사별로 비용절감 구상안을 내놓으며 결정된 방안으로 전해진다. 포스코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전산시스템 납품·관리·유지를 도맡고 있는 포스코ICT에서 이를 통한 비용절감 계획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권 회장이 지난 1월 내정된 직후 인수위원회격인 '혁신 포스코 1.0 추진반'을 만들고 40여 명의 인력을 배치해 다양한 핵심 어젠다를 설정했다. 차기 경영의 첫 밑그림을 그렸던 과정으로 크게 △철강경쟁력 강화 △신성장동력확보 △재무구조개선 △경영인프라 등 4개 부문으로 팀을 꾸렸다.

이후 혁신 포스코 1.0 추진반에서는 전반적인 계열사들의 조직개편안을 권 회장에 보고했다. 지난 5년여간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중점으로 각 그룹 계열사들의 비용절감 계획안 등이 담겼다. 포스코ICT에서 내놓은 방안이 바로 협력사를 교체하고 솎아내는 방식의 비용절감을 담은 IT 효율화였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수 십개에 달하는 포스코ICT 납품사들은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IT 효율화 작업이 진행되면서 언제 최대 고객인 포스코를 잃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아울러 당장은 포스코를 중심으로 계획안이 진행되겠지만, 향후 이를 그룹 전반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만 2조 원이 넘는 기업이 수익이 예전만 못하다며 영세한 납품사들에 가격뿐 아니라 유지·관리·보수 비용까지 줄여달라는 요구"라며 "그렇다고 대형 고객을 놓칠 수도 없고, 향후 납품 관계를 유지하더라도 남는 게 없는 장사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부담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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